‘제4회 국제 품질·테스팅 컨퍼런스 개최’…업계 현황 분석 및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 이어져

[컴퓨터월드] 기술력은 충분…산업 전반 인식 개선이 과제
올바른 소프트웨어(SW) 품질 확보를 위한 테스팅 문화 조성이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다뤄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제4회 국제 품질·테스팅 컨퍼런스’가 지난달 22일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공공기관 정보화담당자 및 관련 업계 전문가, 연구자들이 참가해 국내외 SW테스팅 시장의 현주소와 향후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제4회 국제 품질·테스팅 컨퍼런스’가 지난달 22일 개최됐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니시 야스하루(Nishi Yasuharu) 일본국립대학법인 전기통신대학 교수는 ‘글로벌 SW테스팅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니시 야스하루 교수는 먼저 SW테스팅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미국에 이어 한국은 독일·영국·네덜란드·스웨덴·이스라엘·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SW테스팅을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업계 선두 그룹들은 특히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SW테스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변화를 주도해야 할 정부기관 담당자나 컨설턴트들이 분명한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니시 야스하루 교수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지 않은 채 중구난방으로 개선 사업을 벌이다보면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의 축소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충분한 경험과 이해를 갖춘 현업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공동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연단에 오른 박진우 숭실대학교 교수는 ‘SW테스팅산업현황과 테스팅 검증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IT기술이 너무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국제 표준이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하던 기존의 SW테스팅이 한계에 부딪혔다며,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와 기준이 오히려 SW테스팅 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산업 분야 간의 융합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게 되면서부터 기존의 테스팅 제도는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법적으로 SW테스팅을 필수적으로 하도록 돼있지만 새롭게 등장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전문 업체에게 맡기기 위한 대가 산정 기준이나 인력에 대한 단가도 설정돼있지 않았다.

현실적인 SW테스팅 기준이 없다보니 공통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인수 테스트나 보안 테스트만 거치면 마치 테스팅 절차가 완료되는 것처럼 인식이 와전돼 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설계 과정에서 간단히 찾아낼 수 있는 결함도 잡아내지 못하고 출시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사후 개선에 나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박 교수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SW테스팅 산업의 정의 및 분류를 재정립하는 한편, SW테스팅에 대한 기준 노임단가 및 전문가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정부 기관과 산업 현장의 노력이 함께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와이즈스톤, 공인 SW시험기관 구성 추진
이날 베스트스피치를 맡은 신석규 와이즈스톤 회장은 ‘SW테스트 시장 확대 전략’을 주제로, 현재의 SW테스팅 시장을 분석하고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SW테스팅 시장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 시장 관계자들 모두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우선 SW테스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분야임을 언급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15년 발간한 SW공학백서에 따르면, SW프로젝트에서 예방비용 및 평가비용은 각각 2010년 3% 및 8% 수준이었지만, 2014년 4.3% 및 9.5%로 조금씩 증가해왔다. 이와 반대로 내부 실패비용 및 외부 실패비용은 2010년 28% 및 21%, 2014년 24.1% 및 17.9%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예방 및 평가비용 증가량보다 실패비용의 감소폭이 더 컸으며, 결과적으로 SW프로젝트의 총 품질비용은 2010년 61%에서 2014년 55.8%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 국제 품질·테스팅 컨퍼런스 현장의 와이즈스톤 부스

실제로 SW테스팅을 통한 품질확보에 비용을 투자할수록 오히려 전체적인 품질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은 감소한다. 이는 SW결함의 45~65%가 프로젝트 초기 단계, 즉 요구사항 수립·아키텍처 설계·디자인 단계에서 발생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부터 품질관리 및 테스팅에 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할수록 초반 단계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SW결함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초기 설계 단계에서 결함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데에는 큰 비용이 소요되지 않지만,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 치명적인 SW결함을 발견한다면 훨씬 높은 비용이 요구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기업은 이와 같은 SW 품질 확보의 특징을 이해하고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품질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SW테스팅 시장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제도적인 평가 방법이나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미진한 실정이다. 공공기관에서는 구체적인 프로젝트 내용이 확정되기 이전에 SW품질 확보를 하기 위해 GS인증 및 CC인증을 획득한 제품을 우선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인증 방법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이들 인증 획득이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과는 동떨어져있는 방법으로 구성돼있다는 점도 문제다. 또한 공공기관 및 기업에서 SW품질 조사와 테스트를 진행하려고 해도 이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역량도 부족한 실정이다.

신 회장은 폐쇄적인 IT 구축 프로젝트 문화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프로젝트에 대한 대부분의 SW테스팅을 구축 업체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며, 최종적으로 프로젝트 막바지인 시범운용 및 인수 단계에 이르러서야 발주 기관과 함께 테스팅을 진행한다. 그러나 구축 업체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SW테스팅은 해당 프로젝트의 성격을 알고 있는 이들이 진행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시험해볼 수 없다.

실제 사용자는 해당 SW의 구조를 상세히 알지 못하며, 따라서 구축 업체가 예상하지 못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따라서 SW테스팅은 해당 SW 및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제3자의 입장에서 진행돼야 한다.

SW결함에 대한 사후 대처를 위해서도 제3자에 의한 SW테스팅 및 검수가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프로젝트 진행 및 운용 중에 발생하는 결함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왔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비용 역시 명확히 산정해왔다. 이로써 기업은 향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SW결함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외부로 공개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 사유나 손실비용 등을 정보로써 축적하거나 공개하지 않기에 사후 대응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활동이 어렵게 된다. 만약 공신력을 가진 제3자가 SW테스팅을 진행한다면 이 같은 정보를 축적하고 관리해 IT 업계 전반의 SW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신석규 와이즈스톤 회장이 자사 ICT시험인증연구소의 시험성적서 발행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 회장은 “SW테스팅에 대한 공신력을 갖춘 민간 공인시험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와이즈스톤은 국내 SW테스팅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써 이와 같은 시험기관의 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와이즈스톤은 지난 11월 ICT시험인증연구소를 발족, 상용SW·임베디드SW·정부 발주 R&D 과제 결과물·IT 서비스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SW테스팅 및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랜 기간 동안 해당 업계에 종사해온 숙련된 엔지니어들과 글로벌 표준에 기반한 시험 정책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SW테스팅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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