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되고 제 살 깎는 프로젝트 “안 하니만 못해”

올 상반기 국내 지식관리시스템(KMS) 시장에는 고객들의 저가 제안으로 유찰된 프로젝트가 유난히 많았다. 전기안전공사, 보건복지공단 등의 프로젝트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워낙 낮게 잡은 예산도 예산이지만, 무조건 '더 싸게~ 싸게~'를 외쳐대는 고객들은 KMS 업체들에게 불청객이나 다름없었다. 돈도 안 되고, 제 살 깎기 사업이 될 게 뻔 한 프로젝트는 '차라리 안하니만 못하다'는 판단하에 KMS 업체들은 일제히 프로젝트를 거부했다. "이렇게는 사업을 못 하겠다"는 굳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런 연유로 KMS 프로젝트들이 무더기로 유찰됐고, "예산을 올려 다시 사업을 하겠다"며 무기한 프로젝트 연기에 들어간 발주처가 속속 발생했다.

KMS업체 한 관계자는 "KMS를 잘 구축해서 잘 사용토록 하는 것이 회사 최대 목표인데, 저가로 들어가 버리면 프로젝트 시 제대로 된 컨설팅 및 서비스 지원이 어려워, 실패 프로젝트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 업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경우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 눈 딱 감고 들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럴 경우 향후 시장에 저가 프로젝트들만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이었다"며, "이러한 프로젝트는 결국 시장과 업체들이 함께 전락하는 지름길이나 다를 바 없다"고 전했다.

KMS 업체들은 "실패 프로젝트를 없애기 위해서는 저가 제안부터 근절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할 생각이 없으면 아예 입찰 제안도 하지 말아달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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