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 전 세계적인 자바 개발 붐 일어나 / 2017년 - 오라클 인수 및 보안 이슈로 구설수 올라

 
[컴퓨터월드] 1997년, 출시 2년차를 맞은 자바는 저렴한 개발 및 운영비용과 빠른 개발 속도를 바탕으로 IT 업계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인터넷의 대두에 힘입어 유래 없이 빠르게 성장하는 자바 환경을 놓고 업계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밝은 미래상을 그리고 있었다.

2017년, 자바는 여전히 주류 언어로 자리 잡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더 이상 자바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만은 않는다. 오라클이 보여주는 자바의 공격적인 행보가 개발자들을 움츠리게 만들고, 때 아닌 보안 이슈가 발목을 붙잡기도 했다. 4차 산업 혁명을 맞아 급변하는 IT환경 속에서 자바도 살아남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자바, IT업계의 혁명

1996년, 국내 소프트웨어(SW) 개발사 나무소프트의 강대웅 대표가 자바 콘테스트에 참가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강 대표에게 우승을 안겨준 것은 웹 환경에서 사용되는 GIF나 JPEG가 도형을 기반으로 한 지도. 약도, 차트 등을 보여줄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한 애플릿이었다. 당시 강 대표의 자바 콘테스트 우승은 국내 SW기술 수준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한편, 국내 기업들로 하여금 자바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만든 기폭제로 작용했다.

20년 전, 국내 SW 개발업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자바(Java)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1995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개발한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는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라이브러리 확장이 빠르게 이뤄져, 출시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IT업계의 혁명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코드의 단순성, 컴포넌트 레벨의 객체 프로그래밍, 네트워크 환경을 통한 코드 재이용과 개발 운용 효율화, 모든 플랫폼에서 활용이 가능해 플랫폼 간 이식성 강화 등 다양한 장점을 바탕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져나갔다.

포레스터리서치가 1997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포춘지 선정 1천개 기업의 62%가 개발 작업용으로 자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2%의 기업은 향후 1년 안에 자바가 SW 개발업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포레스터리서치는 자바가 1년 안에 인터넷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의 62%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바가 1995년에 발표된 신생 언어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매우 빠른 성장임에 틀림없다. 전 세계적으로 자바를 채택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자바가 기업들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 또한 나오고 있었다.

당시에는 아직 자바 환경에 대해 기업들 간의 통일이 이뤄지지 않아 새로운 흐름을 설명할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터미널/호스팅·PC컴퓨팅·클라이언트서버에 이어 자바의 등장으로 발생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자바컴퓨팅’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밥 에반스 인포메이션위크 편집장은 수많은 기업들이 기업 내 IT에 자바컴퓨팅을 접목하는 이유로 ▲진정한 오픈 컴퓨팅 실현 ▲소유비용 및 클라이언트 관리비용 절감 ▲신속히 개발·확장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풀 ▲기존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지 않음 ▲보안성 향상 등을 꼽았다.

특히 밥 에반스 편집장은 그동안 기업들이 사용해왔던 윈도우, 매킨토시, 유닉스, OS/2 등의 컴퓨터 플랫폼들이 자체 시스템에서 자바를 지원하게 됨으로써, 기존의 모든 기업 시스템들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자바컴퓨팅이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스템 간소화와 개발 속도 강조돼

자바컴퓨팅은 두 가지 이유로 기업 내 IT 환경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첫 번째는 기존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애플리케이션 토대로써의 자바컴퓨팅이다. 통신·운송·금융·은행·의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미 기존 데스크톱 중심의 컴퓨팅 환경을 자바의 네트워크 환경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실질적인 이득을 거두고 있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비용 효율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많았다.

기존의 PC애플리케이션과 장비들은 운영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빈번한 장애 발생으로 많은 관리 인력을 필요로 했다. PC플랫폼을 지배하고 있던 주요 업체들은 장비 가격과 네트워크 비용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기업 및 사용자들은 여전히 비용 문제로 고민해야만 했다. 이에 기업 및 사용자들은 신뢰성을 잃은 주요 업체들의 주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했으며, 자바컴퓨팅은 이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측은 자바를 구축하기 위한 비용이 1년에 2,500 달러 수준이라고 밝힌 반면, 가트너 그룹의 조사로 밝혀진 기존 시스템 유지비용은 1년에 1만 1,900 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바컴퓨팅은 하드웨어 구입과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 관리 등에서 기존 시스템보다 훨씬 비용이 저렴했다.

다음으로는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대체할 수 있는 자바 기반 제품들의 빠른 개발 속도다. 매주 수백 개의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기업 및 사용자들은 덤 터미널이나 PC로 사용하고 있던 전용 애플리케이션들을 빠르게 자바로 교체할 수 있었다.

또한 새롭게 도입한 자바 애플리케이션이 각 분야에서 훌륭히 제 역할을 해냄으로써, 수많은 사용자들은 기업의 다른 분야에도 자바컴퓨팅을 적용해 더 많은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게 됐다. 이미 자바 기반의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애플리케이션 등이 최소한 3개 이상의 주요 업체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기업 전반의 애플리케이션과 네트워크 관리가 자바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며, 특히 웹을 통한 원격 장비 통제용으로 자바 기반의 툴이 사용될 것으로 분석했다. 오라클, SAP, 피플소프트, 반, 던앤브레드스트릿과 같은 주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 역시 자사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자바 기반으로 수정하고 있었다.

유비네트워크는 향후 개발될 수많은 자바 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자바 전용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내놓은 상용 애플리케이션은 1995년 자바 출시 이후 1년 만에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카탈로그에 수록된 것만 해도 300개가 넘었다. 매주 수백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 제시됐으며 웹상에서는 수천 개에 달하는 무료 자바 애플리케이션과 애플릿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바컴퓨팅은 자바 도입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기업에게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바의 장점에 매료된 수천 명의 프로그래머들을 매료시켰다. 자바컴퓨팅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플랫폼 독립적인 컴퓨팅 환경을 구축했으며, 인터넷이라는 무대에서 전 세계 수많은 개발자들의 개발역량을 활용해 빠른 성장을 구가하고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자바컴퓨팅이 3년 이내에 PC를 대체하는 주요한 조류를 형성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으며, 기업 IT영역을 넘어 휴대전화, 무선호출기, 셋톱박스나 게임기 등 기타 장비 영역으로도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도 자바 애플리케이션 개발 붐

1997년 당시 전 세계적으로는 볼랜드, IBM, 인포믹스, 넷스케이프, 오라클, 사이베이스 등이 자바 시장을 주도해나가고 있었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대형 글로벌 기업 이외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자바 애플리케이션을 내놓고 있었고, 국내에서는 제이씨현엘림네트, 아이소프트, 아이다임, 장미디어인터렉티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중소 SW개발사들이 자체 개발한 자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 1997년 자바 관련 애플리케이션 현황 (출처: 컴퓨터월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바 솔루션을 내놓은 업체는 제이씨현엘림네트(이하 엘림네트)로, 1995년 말부터 자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뛰어들어 다양한 자바 기반 제품을 선보였다. ETRI와 함께 개발한 ATM교환기 HMI(Human Machine Interface) 시스템은 대형 시스템에 자바 SW가 적용된 최초의 사례로 인정받았고, 자바 환경에서 구현되는 FTP(File Transfer Protocol)인 ‘rcFTP’는 윈도우즈 탐색기와 유사한 GUI를 제공해 편리한 사용성을 제공했다.

또한 ‘rc터미널(rcTerminal)’은 자바 가상머신이 작동하는 시스템 또는 웹 브라우저상에서 텔넷, BBS, MUD와 같은 텔넷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엘림네트는 이외에도 3D 객체 모델링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3D 자바 그래픽엔진’, 자바 환경에서의 한글 입출력 코드 변환 루틴을 제공하는 ‘한글 자바 입출력기’, 자바의 연속적인 네트워크 유지 기능을 활용한 ‘리얼타임 증권정보 시스템’ 등, 자바를 통한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국내 자바컴퓨팅 붐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당시 엘림네트는 멀티미디어·하이퍼미디어 서비스 표준인 MHEG-5(Multimedia and Hypermedia Information coding Expert Group-5)를 자바 기반 패키지로 개발 중이었다. MHEG는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시공간 동기화 및 이기종간의 상호 교환이 가능한 코딩을 정의한 표준으로, MHEG-5는 보다 적은 자원을 요구하는 MHEG엔진 개발이 가능해 웹상의 멀티미디어 및 하이퍼미디어 정보 검색 서비스나 화상회의 시스템 등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었다.

특히 자바 기반의 MHEG-5는 자바가 실행되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가상 머신이 탑재된 TV 셋톱박스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보다 경쟁력 있는 기준을 제시할 수 있었다. 따라서 엘림네트는 ATM교환기 HMI를 함께 개발한 이후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ETRI와 함께 자바 기반 MHEG-5를 개발 및 서비스한다는 계획이었다.

아이네트의 자회사인 아이소프트는 자사의 인트라넷 구축용 패키지인 ‘@오피스’에 자바 기술을 적용시켰다. ‘@오피스’에서 자바 기술이 적용된 부분은 네비게이션 에이전트와 메일 에이전트로, 네비게이션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를 등록해 별도의 조작 없이도 사이트 갱신 여부를 자동으로 피드백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따라서 사용자가 수시로 사이트를 방문해 갱신 여부를 확인하는 불편함이 해소됐으며, 다른 업무를 보다가도 실시간으로 갱신된 최신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됐다.

메일 에이전트는 자바를 적용함으로써 수신된 메일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도 메일의 성격과 주요 내용을 사용자에게 전달해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자바 적용 초기에는 서버용 소프트웨어에만 제공해 클라이언트에서는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이후 클라이언트용 오피스를 개발해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 있었다.

▲ 아이소프트의 ‘@오피스’ 실행화면

아이다임은 인터넷 우편 프로그램인 ‘피카소’를 선보인 업체로, 당시 ‘피카소’는 한글 코드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클라이언트 한글 인터넷 우편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렸다. 인터넷 표준 프로토콜인 SMP, POP3, IMAP4를 지원하며, 멀티미디어 데이터 송수신 규격인 MIME를 자바로 자체 구현해 이미지 및 파일 등을 첨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또한 인터넷으로 받은 메일을 자동으로 분석해, 별도의 코드 변환이나 한글 코드 불일치로 인한 불편함없이 한글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넷스케이프 IFC용 한글 입출력 라이브러리를 구현해 윈도우즈 및 유닉스 등 주요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했다.

장미디어인터렉티브는 1996년 6월 인트라넷 구축 소프트웨어 ‘인트라X’를 선보였다. 웹상에서 문서 양식을 생성하고 결재 문서를 관리하는 등 전자결재를 구현하고, 1만 대 이상의 대규모 멀티 서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오라클, 인포믹스, MS-SQL 등 다양한 DB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높은 수준의 보안 기능을 제공해 PC에서부터 슈퍼컴퓨터나 국산 주전산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환경에 적용 가능했다.

전자결재 및 전자우편, 게시판, 문서자료실, 사용자 디렉토리 등 다양한 모듈로 구성돼 고객의 요구에 따라 패키지별로 판매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었다. 장미디어인터렉티브는 ‘인트라X’가 당시 이슈가 되고 있던 2000년 표기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인터넷·인트라넷 환경에서도 주목받아

한편 인터넷 환경이 일반화 되면서 기업 및 사용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협력이 가능한 시스템을 필요로 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자바 기반의 소프트웨어들이 입지를 넓혀나갔다.

한메소프트가 개발한 ‘오픈메시징’ 솔루션은 인터넷·인트라넷·엑스트라넷 환경의 메시징 서버로, 순수 자바 언어로 개발돼 모든 운영체계에서 별도의 최적화 과정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중앙집중식으로 사용자를 관리하고 사용자 주소록을 제공하기 위한 LDAP 디렉토리 서비스, 인터넷 표준 우편 전송 프로토콜인 SMTP, 파일 첨부 및 다양한 문서 작성을 위한 MIME 등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국내 실정에 적합한 다양한 한글 처리 기능을 탑재했다.

한글과컴퓨터는 기존에 발표한 서식편집기 ‘한틀마름이’를 자바 기반의 ‘한틀마름이 포 자바’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바 애플릿 형태로 제작된 각종 서식을 서버에 저장해뒀다가 필요시 불러올 수 있어, HTML을 모르는 사용자들도 손쉽게 업무 서식을 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당시 세계 5위의 유망 소프트웨어 회사인 코렐과 ‘한틀마름이’, NY기반의 메일 서버, EDMS 등 3개 요소 기술을 1천만 달러에 수출한다는 계약을 체결해 우수한 기술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코렐은 1997년 여름에 발표한 ‘워드퍼펙스위트’에 한글과컴퓨터의 기술을 채택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코렐과의 전략적 제휴를 토대로 ‘코렐오피스 포 자바’에 대한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 대한 커스터마이징 및 판매 권한을 갖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틀마름이 포 자바’ 개발에 이어 코렐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에 대해, 한글과컴퓨터가 자바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 브이플러스커뮤니케이션은 핀잔소프트웨어의 ‘서핀실드 엑스트라’를 국내 공급했다.

한편 브이플러스커뮤니케이션은 이스라엘 핀잔소프트웨어의 ‘서핀’ 시리즈를 국내에 공급했다. 자바 애플릿 형태의 해킹 프로그램을 막아주는 인터넷 방화벽 솔루션으로, 게이트웨이 차원의 기업용 네트워크 방화벽 솔루션 ‘서핀게이트’와 웹상의 악성 자바 애플릿 및 액티브X 컨트롤의 공격을 방어해주는 ‘서핀실드 엑스트라’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자바 애플릿이나 액티브X 컨트롤처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보안위협은 기존의 TCP/IP 방화벽으로는 방어해낼 수 없기 때문에, 한창 자바 개발 및 도입 붐이 일어나는 국내 환경에 필수적인 솔루션으로 소개됐다.

자바는 인터넷·인트라넷의 확산에 힘입어 전 세계 수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의 개발 붐을 일으켰으며, 이는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개선한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도입 요구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였으며, 이에 따라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자 하는 개발업체들의 행보 역시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됐다.


불투명한 미래?

2017년 4월 티오베 프로그래밍 커뮤니티 인덱스(TIOBE Programming Community index)에 따르면, 프로그래밍 언어로써 자바는 여전히 매우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20년 간 축적된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 생태계, 수많은 개발자와 검증된 안정성은 자바가 주류 언어의 위치를 지킬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특히 국내에서 자바는 전 세계 평균보다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복수의 언어를 다룰 줄 아는 국내 개발자라면 자바 정도는 기본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대중적이다.

▲ 2017년 4월 티오베 프로그래밍 커뮤니티 인덱스 (출처: 티오베 인덱스)

그러나 자바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프로그래밍 언어로써 자바의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많은 개발자들이 자바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서 얘기하며, 이는 오라클이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이후 자바를 관리하는 방침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라클은 2010년에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고, 같은 해에 구글을 상대로 자바API 무단 사용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OS가 자바API 37개에 사용된 코드를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구글은 자바 언어는 무료로 오픈돼 있으며, 자바API에 사용된 코드를 복사한 게 아니라 재구성해서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2016년까지 이어진 법정 공방은 결국 구글의 승리로 끝났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 지법과 연방항소법원은 “자바API의 저작권은 인정되지만, 안드로이드OS에 자바API를 사용한 것은 공정한 사용이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구글은 오라클이 요구한 천문학적인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게 됐지만, 오라클 측은 다시 한 번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프로그래밍 언어로써 자바의 입지를 뒷받침하는 것 중 하나는 오랫동안 축적된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다. 그러나 오라클은 구글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거는 등 공격적이고 폐쇄적인 행보를 보여줌으로써, 오라클이 관리하는 자바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수많은 오픈소스 개발자들이 돌아서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서 자바는 안드로이드OS 덕분에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안드로이드OS를 제공하는 구글에 먼저 소송을 걸어 오랜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구글이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나 고(Go)와 같은 언어에 힘을 실어주는 대표적인 기업임을 감안한다면 모바일 환경에서 자바의 미래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단기간에 자바의 입지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랫동안 주류 언어의 자리를 지켜오며 축적한 방대한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 생태계가 있으며, 여전히 자바를 지지하는 개발자 역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특히 자바의 가장 큰 특징인 자바 가상머신(Java Virtual Machine)을 활용한 플랫폼 독립성은 2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칼라(Scala)나 파이썬(Python)과 같은 언어들 역시 자바 가상머신에서 플랫폼 독립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바가 가지는 강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급변하는 IT환경 속에서 자바가 어떤 행보를 취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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