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명목하에 핵심 기술정보 유출 피해 비일비재

국내 SW업체들은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양해각서) 체결 후, 협력 업체에게 정보 공유라는 명목 하에 자사의 핵심 기술 정보를 유출하는 피해를 적지 않게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SW 업체 대표는 "영세한 국내 SW 업체들은 삼성이나 MS처럼 대형 업체에서 MOU를 제안해 올 경우, 당장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어느 누구도 쉽게 협력 제의를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업체의 경우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법한 국내 대형 A그룹 SI사와 MOU를 맺은 바 있다. 하지만 A사에서 결국 자사의 제품 원천 기술에 대한 검토만 하고 제품의 아이디어만 쏙 빼내 갔을 뿐 실제 협력은 무산돼 버렸다는 게 이 업체의 주장이다. 이런 일이 있은 후 곧 A사 계열사에서 유사 기술을 탑재한 경쟁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에 자사 제품 기술 정보가 유출됐다는 100% 심증을 가지고 있다고 이 업체 대표는 덧붙였다.

또한 보안 업체의 경우 자사의 제품을 수십억원 어치 사주겠다는 국내 보안 업체 B사의 달콤한 제안을 받은 적 있다고 밝혔다. B사는 국내 특정 보안 분야 1위 업체로, B사가 기꺼이 자사의 총판사가 돼주겠다는 제의에 흔쾌히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 보안 업체는 말했다. 결국 이 업체 역시 자사 보안제품을 B업체에 싸들고 가서 바치다 시피 했지만 당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B업체에서는 곧, 이 업체의 경쟁 보안 제품을 출시했다.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었던 B사의 계략에 넘어가, 결국 고스란히 기술을 가져다 받친 격이라는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이처럼 MOU를 맺은 협력업체에 배신을 당한 것도 모자라, 자사의 핵심 기술 정보까지 유출하고 마는 일들이 국내 SW시장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보안 업체 대표는 "MOU는 두 업체간 전략적 협력이긴 하지만 계약서처럼 법적 효력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특히 보안회사 일수록 기업 원천기술을 보호하고, 유출되지 않도록 방어 및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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