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부르짖는 한국 기업과 사회에 대한 쿠팡의 메시지

 
[아이티데일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2017년 신년 인사에서 조직문화 혁신을 강조했을 만큼, 비교적 부진한 2016년을 보낸 삼성은 조직문화 혁신이라는 당면과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렇게 한국 사회가 새로운 조직문화 형성을 외치고 있는 오늘날, 이미 몇 걸음 앞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쿠팡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책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혁신을 만들어가는 회사, 독특한 전략과 신개념 데이터 경영으로 한 발 먼저 시장을 개척하는 회사, 소셜커머스 후발주자에서 이커머스의 리더로 발돋움한 회사, 쿠팡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가감없이 살핀다. 그로써 구태의연한 한국 기업문화가 낳은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한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쿠팡의 수평적 조직구조는 기업의 본질적인 수직적 조직구조를 혁신한 결과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통제하기 쉽고 일처리가 빠른 상명하복의 수직적 조직구조가 효율적이었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처럼 전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선도적인 기업들은 자율성을 통해 개개인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구조를 지향한다. 이로써 직원들은 시키는 일에 머물지 않고 필요한 일을 적극적으로 찾고 제안하고 설득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낡은 방식을 혁신하려는 쿠팡의 자세는 비즈니스에서도 잘 나타난다. 쿠팡은 언제나 자신과 경쟁자들이 답습해온 방식에 대해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의문을 던진다. 고민을 한 결과 더 나은 방법이 있고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방법이라도 주저 없이 실행에 옮긴다. 누군가 시도한 방법을 분석해 문제가 없으면 재빨리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와는 대조적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혁신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말한다. 한편에서는 혁신 없이는 국가 경쟁력이 무너진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혁신에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한국 사회에 쿠팡은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 사회는 진정으로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혁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가?”

쿠팡은 아직 안정된 무언가를 확보하지 못한 회사이며, 여전히 ‘죽음의 계곡’ 안에 있는 회사다. 하지만 쿠팡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우리 기업과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쿠팡이 제시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면밀히 분석해낼 수 있다면, 한국 기업과 사회의 미래를 그려볼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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