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업 전산실의 주역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의 공방은 유닉스의 승리로 마무리 되는 듯 하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로 유닉스의 손을 치켜세우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윈도우'가 아직은 멀리 있지만, 유닉스의 승전기를 빼앗겠다고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고 있다. 메인프레임과의 '위대한 전쟁'에서 승리한 유닉스는 전리품을 거둬드릴 겨를도 없이 '범용 프로세서'라는 신병기를 들고 달려오는 윈도우와 또다른 대전을 치러야 할 운명에 처했다. 메인프레임 VS 유닉스의 겨룸이 '1차 대전'이라면 유닉스 VS 윈도우가 펼칠 전쟁은 '2차 대전'이다.

윈도우가 앞세운 이 범용 칩이라는 무기의 위력은, '오픈 환경'이라는 무기로 메인프레임을 공격했던 유닉스의 허를 찌를만하다. 유닉스는 다양한 오픈 소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공급업체에 관계없이 도입할 수 있는 개방 시스템이라 해도, 운영체제와 프로세서는 벤더에 따라 제각각이다. 이는 하드웨어 증설 시 반드시 같은 벤더에게서 구입해야 하는 종속성을 의미한다. 이것이 유닉스의 '허'다. 이에 비해 윈도우 서버는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하드웨어 증설 및 교체 시 브랜드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는 것이다.

이 '2차 대전'은 메인프레임 VS 유닉스의 1차 대전과 닮은꼴이다. 신뢰성이 입증되지 않은 유닉스는 처음엔 열세였다가, 점차 성능 향상을 거듭하며 개방성이라는 장점과 맞물려 메인프레임을 제쳤다. 마찬가지로 윈도우 서버도 멀티코어가 개발 되는 등 점차 진화 하고 있어 유닉스를 위협할 만한 위세를 갖춰가고 있다.

그렇다면 전산실 세계 대전의 최종 승리자로 윈도우를 예상해도 좋은가? 이것도 성급한 예단이다. 하드웨어 호환은 물론 윈도우가 갖지 못한 '오픈소스'까지 갖춘 리눅스가 숨죽이고 결전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를 '3차 대전'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미숙한 형편이다. MS의 시장 영향력으로 리눅스의 싹이 잘려버릴지, 아니면 리눅스 진영이 힘을 키워 한판 승부를 겨룰지를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기업 전산실 주역을 차지하기 위한 시스템 전쟁은 마치 '세계대전'을 연상할 만큼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고, 이를 취재하는 기자는 마치 종군기자가 된 기분이다.(강)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