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통신망 경쟁 본격화…가스, 수도, 전기, 산업, 스마트시티 등으로 확대 본격화

▲ 김준근 KT 기가IoT사업단장(좌), 안성준 LG유플러스 IoT 사업부문장(우)

[아이티데일리] 이동통신시장 경쟁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IoT) 전용 네트워크 ‘NB-IoT’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이례적으로 공동 협력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이 지난 7월 전국망을 구축한 ‘LoRa’에 비해 관련 생태계 조성이 뒤처졌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국내 IoT 통신망 주도권 싸움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3일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와 KT(회장 황창규)가 광화문 KT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사간 적극적인 사업협력을 통해 내년 1분기 NB-IoT(NarrowBand-IoT) 상용화를 공동 추진, IoT시장을 NB-IoT 중심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2017년 1분기 NB-IoT 네트워크 조기 상용화 공동추진 ▲칩셋, 모듈, eSIM(전자심카드), 단말 등 IoT 관련 핵심 제품 공동구매로 규모의 경제 실현 및 생태계 확산 가속화 ▲국내 주요 협회·단체 및 글로벌 기구 활동 공동 대응으로 전 세계 NB-IoT 표준 채택 등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또한, 양사 협력사를 대상으로 NB-IoT 기술지원 실증 센터를 공동 개방하고, ‘NB-IoT 해커톤’을 공동 개최하는 등 생태계 구축과 관련 시장 조성에도 집중한다. 양사는 스타트업과 현재 500개 이상인 KT ‘기가 IoT 얼라이언스(GiGA IoT Alliance)’ 회원사, LG유플러스 협력사 등이 NB-IoT 생태계 확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LG유플러스는 홈, 공공, 산업 분야에서 IoT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네트워크부터 플랫폼까지 총괄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왔다”면서, “KT와의 사업협력을 통해 IoT 생태계 조기구축과 시장성장 가속화를 유도함으로써 국내 NB-Io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준근 KT 기가IoT사업단장은 “그간 공동의 시장 창출보다는 경쟁에 치중했던 통신시장에서 LG유플러스와의 사업협력은 그 의미가 크다”며 “KT는 세계최초 LTE-M 상용화 등 성장성이 높은 소물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s, IoST) 사업에 집중해왔고, 이제 국내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무한한 성장이 예상되는 IoT 분야에서 LG유플러스와 지속적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 김준근 KT 기가IoT사업단장이 향후 IoT 사업 영역의 확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스, 수도, 전기, 산업, 스마트 시티로 사업영역 본격 확대

KT와 LG유플러스 양사는 NB-IoT망을 구축하고 가장 먼저 추진할 사업으로 유틸리티(utility, 공익사업) 분야를 꼽았다. 기존의 가스, 수도, 전기 계량기를 NB-IoT 기반 계량기로 교체하고 원격검침 및 관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IoT 분야에서는 기업 전용 NB-IoT 망 구축을 통해 ▲화물추적 등 물류관리 ▲유해가스 감시 등 환경 관리 ▲주요설비 모니터링을 통한 생산효율화 등 고객사의 요구에 최적화된 사물 인터넷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는 ▲에너지 ▲환경 ▲교통 등 3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양사는 각종 오염 및 자연재해 대응을 위한 실시간 감시 체계와 스마트 신호등, 스마트 파킹 등 지능형 교통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스마트 시티 사업이 구축되면 ▲에너지 분야에서는 LED 가로등 제어로 에너지 비용절감이 가능해지고 ▲환경 분야는 대기상황의 모니터링과 수질자동관리 ▲교통 분야는 교통사고 방지 시스템과 스마트 주차관리가 가능해지는 등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위치추적, 농작물, 신선식품 등의 자산관리와 같은 분야에까지 NB-IoT를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공동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T ‘LoRa’ 대 KT-LGU+ ‘NB-IoT’ 경쟁 본격화

이번 협력은 지난 7월 전국망 구축이 완료된 SK텔레콤의 ‘LoRa’에 비해 KT와 LG유플러스가 저전력 광대역 통신망(Low Power Wide Area, LPWA) 기술로 채택한 NB-IoT의 생태계 구축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LoRa는 3사가 기 구축한 IoT 전용망인 LTE-M에 비해 가스나 전력 검침같이 하루에 1번, 적게는 1달에 1번 정도 몇 자리의 숫자 데이터를 주고받는 소물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s, IoST)에 보다 적합한 방식으로서, 비면허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며 단말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빠른 상용화 행보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반면, LTE-M은 통신사들이 보유한 면허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며, 주로 속도에 따라 분류되는 카테고리인 cat.1의 경우 최대 10Mbps의 속도를 구현해 상대적으로 데이터양이 많은 분야에 적합하다. 국제 표준 단체인 3GPP에서는 LTE-M도 더욱 저속·저전력을 구현하도록 최대 1Mbps 속도를 갖는 cat.0을 제정했지만, LPWA라고 하기엔 여전히 전력소모가 커 도입이 많지 않았다.

이에 3GPP는 올해 6월에야 전력소모를 줄인 cat.M 및 협대역 주파수를 사용해 속도와 전력소모를 줄인 NB-IoT를 새로운 표준으로 제정했다. LoRa에 비해 뒤늦은 행보다.

▲ 사물인터넷 기술 특징 비교 (자료: KT,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와 KT 양사는 발표에서 NB-IoT가 LoRa와 비교하면 기 구축된 LTE 망을 사용하므로 지하나 빌딩 등에서 더욱 안정적인 커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으며, 면허대역 주파수를 사용해 간섭에서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보안 측면에서도 단순히 ID 기반의 인증을 제공하는 LoRa에 비해 eSIM을 사용하므로 더욱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특히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하므로 향후 전 세계적으로 생태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양사는 현재 2017년 4분기를 목표로 NB-IoT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해 미국 AT&T, T-모바일, 영국 보다폰 등 글로벌 대형 통신사들이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NB-IoT 기술을 활용한 사물 인터넷 시장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 측은 협력 발표 자리에서 LG유플러스와 KT가 LoRa와 NB-IoT를 비교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SK텔레콤은 “LoRa 얼라이언스에는 미국 컴캐스트, 일본 소프트뱅크, 프랑스 오랑주, 스위스 스위스콤 등 네트워크 사업자 외에도 시스코, IBM, HP 등 세계적인 시스템 및 장비 업체를 포함한 약 400여개 업체가 참여해 글로벌 IoT 생태계를 확대해 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SK텔레콤은 경쟁사의 IoT 사업 참여가 우리나라 IoT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KT와 LG유플러스가 경쟁기술인 LoRa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을 하는 것은 자사 뿐 아니라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SK텔레콤은 “양사가 자체적인 투자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경쟁 기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IoT 투자에 뒤쳐져 있는 조급증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며 이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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