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5Gbps 속도…저전력, 높은 보안성, 근접 무전원 실시간 전송 가능

▲ ‘징’ 기술 개념도

[아이티데일리]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무인 서비스단말기(키오스크)에 갖다 대면 즉시 기기를 인식하고, 초고속으로 기가(Giga)급 대용량 데이터를 안전하게 순간 전송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8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10cm 내의 근접거리에서 기가급의 대용량 콘텐츠를 복잡한 접속 절차 없이 손쉽고 빠르게 송·수신할 수 있는 차세대 초고속 근접통신 기술 ‘징(Zing)’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징(Zing, 아주 빠르게 지나가는 물체를 표현하는 의성어)’은 데이터 전송 속도의 한계 때문에 교통카드 등 극히 제한적으로만 활용되던 기존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 대비 약 8천배 빠른 3.5Gbps의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 순수 유효데이터 전송률은 약 2.4Gbps로, 1GB(기가바이트) 영화 한 편을 전송하는데 3초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100mW(밀리와트)의 저전력·저복잡도 기술이 적용돼 상용화가 쉽고, 무료 비면허대역인 60GHz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어 광대역 통신도 가능하다. 무선 전력전송도 가능해 전원이 없는 무선 저장장치를 통해 현재의 USB 기반 저장장치처럼 기기에 연결하지 않고도 순식간에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

거리가 짧고 비교적 안전한 통신영역에서 활용되므로 와이파이(Wi-Fi) 등에 비해 해킹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키오스크의 데이터를 모뎀에서 OOK(On/Off Keying, 반송파를 1(On)과 0(Off)으로 켰다 껐다함으로써 정보를 전송하는 변조 방식) 데이터 전송방식으로 변조해 60GHz 광대역으로 전송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근접거리의 무선통신은 주파수를 재사용해도 전파간섭의 영향이 없다는 게 ETRI 측 설명이다.

ETRI 연구진은 현재 ‘징’ 기술의 구현을 위해 모뎀, 무선주파수(RF) 송수신기, 안테나 등 하드웨어 기술 및 관련 소프트웨어,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으며, 데이터 송수신에 필요한 리더(Reader)와 태그 시제품도 제작했다. 현재 키오스크를 통해 데이터를 받기 위해서는 ‘동글(dongle, USB나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USB 접속구에 연결되는 외장형 주변 장치)을 스마트기기에 장착하면 사용 가능하며, 향후 스마트기기 내에 내장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 ‘징’ 기술 활용분야

연구진은 ‘징’ 기술이 공항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신문이나 잡지, 면세점 정보를 다운로드받거나, 사무실에서 회의 중에도 손쉽게 동영상 정보를 공유하고, 유치원 게시판에 올라온 재롱잔치 동영상 등도 스마트폰으로 쉽게 서로 공유 및 다운로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징’ 기술은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가급 콘텐츠를 기기 사이에서 순간 전송할 수 있어 사용자 주변의 스마트폰, 카메라, 노트북 등에도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TV나 냉장고 등 스마트 가전기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쇼핑몰 또는 거리의 스마트 IoT 광고, 지하철 키오스크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접목도 가능하다고 ETRI 측은 설명했다.

ETRI는 ‘징’ 기술이 국제표준 IEEE 802.15.3e와 HRCP(High Rate Close Proximity) 후보로도 채택돼 내년 상반기에 표준 제정을 앞두고 있어 사업화 발판도 마련했으며, 근접통신 세계시장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징’ 기술개발을 통해 표준특허를 포함한 국내·외 특허 27건을 출원했으며, 논문 38편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ETRI는 ‘징’ 기술이 선행과제를 거쳐 지난 2014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 및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초연결 스마트 서비스를 위한 5G 이동통신 핵심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현재 ‘징’ 기술은 ETRI가 주관기관으로 전자부품연구원, 코프, LG이노텍 등 4개 기관이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코프에서는 ‘징’ 기술을 이전받아 다양한 사업모델에 적용될 칩과 모듈을 개발할 예정이다.

ETRI는 ‘징’ 기술을 오는 26일부터 개최되는 ‘제47회 한국전자전’에서 소개할 예정이며, 11월 초 미국에서 열리는 ‘K-Global@실리콘밸리 2016’에는 코프와 함께 참가해 미국 현지 협력 기업을 발굴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 ETRI는 의료분야에 ‘징’ 기술을 이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료용 고화소 무선카메라 모듈을 사업화할 계획을 추진 중이며, 향후 관련 기업에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통해 신 시장 창출도 도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굿닥터스(대표 김영운)와는 ‘징’기술이 접목된 의료용 기기를 개발할 예정으로, 향후 치과에서 구강의 모습을 찍은 엑스레이 사진 등을 3미터 내의 치과의사 컴퓨터로 순식간에 보내는 등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정현규 ETRI 5G기가통신연구본부장은 “본 기술은 인터넷을 거치지 않더라도 사용자가 인접한 기기에 가져다대면 안전하고 빠르게 원하는 데이터의 송수신이 가능하다”면서, “향후 새로운 단말 간 고속 직접통신 서비스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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