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의원, “방통위 나서서 가격폭리 실태조사 벌여야”

▲ 해외 주요 사업자의 유심 판매가격(’16.8월 기준)

[아이티데일리] 이동통신 3사가 유심(USIM)을 판매하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가 판매가격 인하 방안을 제시했음에도 이동통신 3사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의원은 “미래부가 지난 8월 18일 과천청사에서 이동통신 3사 대외협력담당들과 ‘유심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부가 3사에게 유심 판매가격을 현재보다 2천 원 인하하거나 유심 유통채널을 개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3사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각종 이동통신 요금제와 유심 가격 등 통신서비스 이용요금에 관한 사항을 담당해온 미래부가 구체적으로 인하 방안을 제안했었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유심 가격은 제조사 공급가에 개발비용, 유통·관리비용 및 판매마진 등이 포함된 가격으로 이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해 왔다.

미래부 자료에 의하면,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이통3사는 8,447만 개의 유심을 사들였는데, 이를 토대로 매출액을 추정해보면 매출 총액은 7천억 원(SKT 3,889억 원, KT 2,050억 원, LGU+ 1,609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 이동통신 3사 유심 판매현황

그러나 이동통신 3사가 업계 추산 구매원가 3~4천 원 수준인 유심을 1개당 8,800원에 판매해 수천억 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미래부는 올 6월부터 3사와 협의구조를 만들어 ▲유심 가격 산정 방법·기준 ▲유심 조달·공급구조 ▲유심 개발·비용 구조 등을 조사한 끝에 지난 8월 18일 판매가격 2천 원 인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외 주요 사업자의 유심 판매가격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판매가격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해외의 경우 스페인 모비스타(Movistar)와 영국 EE는 유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프랑스 오랑주(Orange)는 4,863원, 호주 텔스트라(Telstra)는 1,681원 등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매 중이다.

박홍근 의원은 “유심 원가에 대해 조사할 근거와 권한이 전혀 없는 미래부에만 맡겨놓으니 이동통신 3사들이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원가 대비 소비자에게 과도하고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지 이용자 보호차원에서 실태조사를 하면 이동통신 3사들이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속한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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