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 20% 고속 성장, 기업의 대체 수요·노트북 수요 폭발 / 2016년 – 모바일에 밀려 마이너스 성장, 울트라슬림과 게이밍이 돌파구

 

[컴퓨터월드] 20년 전인 1996년, 국내 PC시장은 고속 성장하면서 국내 IT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었다. 96년 상반기 국내 PC시장은 총 869,190대의 판매량을 기록, 전년대비 20.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공서 및 기업의 기존 PC 대체수요와 노트북의 폭발적 수요 확대 덕분이었다.

공급업체들은 적극적인 판매 경쟁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섰고, 특히 세진컴퓨터랜드의 가세가 여기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1위 업체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했으며, 반면 외산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품 면에서는 ‘인텔 펜티엄(Intel Pentium)’ PC가 주력 상품으로 완전히 자리를 굳혔으며 특히 노트북PC가 3배 가까이 늘어나 주목받았다.

20년 후 국내 PC시장은 전성기를 지나 쇠락기로 접어들고 있다. 모바일과 태블릿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과거만큼 PC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으며, 업그레이드 주기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울트라슬림 노트북과 게이밍PC 등 프리미엄 시장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어, 업계는 여기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96년 상반기 국내 PC시장 869,190대, 1조 3,725억 원 규모

지난 96년 본지는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PC업체와 한국IBM, 한국HP 등 외산 PC업체, 그리고 용산전자상가를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96년 상반기 국내 PC시장은 판매량 총 869,190대, 매출 1조 3,725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 국내 PC시장 성장 추이 (단위: 대, 컴퓨터월드 1996.8)

이 같은 실적은 95년 상반기의 721,130대, 1조 102억 원에 비해 수량 면에서 20.5%, 금액 면에서 24.4%가 늘어난 수치였다. 96년의 국내 PC시장은 94, 95년과 마찬가지로 고성장 바람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런 추세라면 96년 국내 PC시장은 175만 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PC시장이 확대되고 있던 것은 관공서의 행망 물량 확대와 기업체의 ‘펜티엄’ 대체 수요 증가, 그리고 노트북PC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급속히 사용자가 늘어나던 인터넷 열풍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96년 행망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2배 늘어난 총 20만 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상반기에만 이미 8만 대 정도가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체 시장에서 ‘펜티엄’ 업그레이드를 대거 실시해 개인사용자 시장의 보급률을 앞질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특히, 노트북 시장은 95년보다 3배 정도 성장한 9만 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 96년 상반기 PC시장에서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년 대비 상반기 증가분인 14만여 대 중 노트북PC가 절반에 가까운 6만 대를 차지할 정도였다.

또한, 공급업체들이 인터넷 수요를 겨냥해 인터넷 브라우저를 기본 탑재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던 것도 시장 확대 원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공급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과 세진컴퓨터랜드의 본격적인 참여도 빼놓을 수 없는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노트북을 앞세워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등 수십 개 대학에 진출, 수요를 창출했으며 LG전자는 컴퓨터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광고비를 투자하는 업체로 기록되기도 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96년 상반기까지 전국에 걸쳐 57개의 대형 매장을 설립하고 끊임없는 광고 공세를 펼치면서 PC시장 확대의 공신으로 평가받았다.

이 밖에 한국팩커드벨은 자전거, 한국HP는 스키 장비 등을 끼워 파는 등 당시로서는 독특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특히,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한국IBM 등 일부 외산 업체들은 전 사원 판매제를 도입하며 전사적(全社的)으로 PC판매에 나서고 있었다.


삼성전자 독주 가속, 세진컴퓨터랜드 약진

96년 상반기 국내 PC시장을 업체별로 좀 더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라는 기존 양강 체제가 깨지고 삼성전자 독주 시대로 접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체 시장의 29.8%인 259,058대를 공급하며 삼보컴퓨터와의 격차를 2배로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년도 상반기보다 7만여 대를 더 공급한 수치였다. 96년 상반기 시장 판매 증가분인 14만 대 중 절반을 삼성전자가 담당한 셈이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성장은 8만 대 규모의 행망 수요를 싹쓸이한데다 노트북 시장에서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노트북 판매 물량 45,000여대 중 80% 정도를 서울 시내 대학교에 저가 공급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삼보컴퓨터의 경우 불과 126,785대를 판매, 전체 시장 점유율 14.6%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96년 상반기에 가격인하 단행과 무이자 할부판매, 화상회의PC 등의 신제품 선출시 등 기민함을 보였으나 LG전자, 세진컴퓨터랜드 등의 견제에 시달려 예전만큼의 활력을 보이지 못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삼보컴퓨터는 PC서버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매출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LG전자는 96년 상반기 내내 삼보컴퓨터를 겨냥한 제품 기획과 ‘일단 많이 팔자’는 전략을 통해 삼보의 아성을 허무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LG전자는 전체 시장의 9.5%인 82,924대를 판매하는데 그쳐 평년 수준을 유지한 정도였다. 이는 일체형 홈PC의 판매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노트북 시장에서 거의 손을 뗀 것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었다.


세진컴퓨터랜드, 대기업 적수로 부상

이 밖에 대우통신도 전체 시장의 4.9%인 42,718대를 공급해 위상이 다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진컴퓨터랜드를 인수하면서 기존 대리점의 이탈을 방치한 것이 열세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나마 대우통신은 노트북PC에 영업력을 집중, 486 노트북을 18,000대 공급하며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차지해 체면을 세웠다. 96년 들어 조직 및 유통망을 강화한 현대전자의 경우 4.4%인 38,253대를 판매하는데 그쳐 PC사업에서의 어려움을 또다시 체감하고 있었다.

한편, 삼성전자 등 5개 대기업의 96년 상반기 전체 점유율은 63.2%로 나타났는데, 이는 95년 상반기의 64.6%, 95년 전체의 65.8%라는 수치에 비해 다소 떨어진 것이었다.

이 같은 5개 대기업의 점유율 하락 현상은 세진컴퓨터랜드의 도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96년 6월까지 설립된 전국 57개의 매장을 앞세워 개인사용자 공략만으로 104,400대를 판매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가운데 타사 제품을 뺀 자체 제품 판매량은 78,240대 규모로, 96년 상반기 PC시장에서 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8월에만 전국에 10개 매장을 신설한데 이어 연말에는 용산전자상가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대기업의 강력한 적수로 떠오를 것이 더욱 확실시되고 있었다.
 

▲ 1996년 PC시장 업체별 시장 점유율 (컴퓨터월드, 1996.8)


외산 PC업체 제자리걸음

외산 PC업체들은 95년에 이어 96년 상반기에도 전체 시장의 평균 점유율을 밑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외산 PC업체들의 신제품 공급이 당시에는 신속하지 않았던 데다, 소규모 유통망 및 AS망 등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상대적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엘렉스컴퓨터, 한국컴팩, 한국IBM, 한국HP, 한국에이서, 한국팩커드벨, 한국디지탈 등 7개 외산 PC업체의 판매 물량은 총 85,952대로 9.9%를 차지했다. 그나마 이는 95년 상반기 73,070대에 비해 17.6%가 늘어난 것이었다.

애플의 매킨토시를 유통하던 엘렉스컴퓨터는 19,440대를 판매해 외산 업체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전체 시장 점유율에서는 95년 상반기 2.8%에서 96년에는 2.2%로 하락하며 다소 영향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컴팩은 95년 상반기보다 87% 늘어난 17,615대를 공급, 전체 시장에서 2.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고가의 PC서버를 2천여 대 판매, 매출액 면에서 전체 시장의 3.1%인 429억 7,600만 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보였다.

한국에이서도 1.6%인 13,731대를 판매해 95년에 이어 고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HP와 한국IBM은 각각 15,088대, 13,281대를 공급해 1.7%, 1.5%의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국HP는 그해 초 발표해 반짝 호황을 누렸던 멀티미디어PC에 이은 후속제품의 출시가 지연된 데다 노트북PC의 수급 실패를 부진의 요인으로 꼽고 있었다.

한국IBM의 경우 상반기 주력으로 내세웠던 가정용PC ‘앱티바’가 유통 채널의 부족으로 기대 밖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 전반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IBM은 하반기부터 가정용PC보다는 기업 시장을 겨냥한 PC서버에 중점을 두고 영업을 펼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었다.

한편, 용산 등 조립PC 시장은 96년 상반기 중고 시장 개장과 무료 AS센터 운영, 맞춤 PC 사업 실시 등 적극적인 판매 확대 방안을 내놓으며 대응했다. 조립PC 업체로 이뤄진 전국컴퓨터연합회는 소프트웨어 번들 패키지를 별도로 제작·판매하며 20여종 이상의 소프트웨어 번들로 무장한 메이커 PC의 시장 잠식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세진컴퓨터랜드는 96년 상반기 국내 PC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대기업들을 위협했다.
세진컴퓨터랜드의 흥망

한편 국내 PC업계에서 세진컴퓨터랜드란 이름은 점유율만으론 평가할 수 없는 시대적 의미를 가졌었다고 할 수 있다. 1990년 부산에서 5평짜리 PC대리점으로 출발한 세진컴퓨터랜드는 95년 5월경 대구와 대전에 대리점을 낸 데 이어 서울에도 입성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회사가 내건 가격파괴 정책이 큰 관심을 받으며 기존 PC유통의 판도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빠른 확장에 의한 주변의 불안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세진컴퓨터랜드는 95년 약 2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PC업계 강자로 떠올랐다. 이는 당시 PC 유통업계에서는 파격적이었던 ▲깔끔한 제품 진열 ▲친절교육을 받은 직원의 호객행위 없는 응대 ▲가격 정찰제 채택 ▲무료 컴퓨터교실 상시 운영 ▲평생 무상 A/S 제공 선언 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 세진컴퓨터랜드는 진돗개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진돗개를 등장시킨 TV 광고는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물론 엄청난 물량의 광고공세를 펼쳤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95년 1월 KBS ‘그때 그 사건’을 통해 방영된 진돗개 ‘백구’의 사연과 회사의 A/S 정책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졌던 것이 컸다. 대전으로 팔려간 후 주인을 잊지 못하고 7개월 동안 300km를 돌아 진도로 돌아간 백구의 사연처럼 ‘한 번 주인은 평생 주인’이므로 ‘평생 무상 A/S’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관심 속에서 세진컴퓨터랜드는 고급형 모델인 ‘세종대왕’과 보급형 모델 ‘진돗개’ 두 자체 브랜드PC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우통신 컴퓨터의 주 유통채널로서의 장점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96년에는 매출 1조 4천억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목표를 제시할 정도로 사업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세진컴퓨터랜드는 ‘평생 무상 A/S’란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이미 95년부터 과도한 확장으로 몇 차례 부도 위기설이 돌았으며, 이에 세진컴퓨터랜드는 같은 해 11월 대우통신에 지분 51%를 매각했다. 이후에도 과도한 차입경영이 지속돼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었으며, 97년 2월에는 창업자 한상수 사장이 대우통신에 약속한 96년 매출 6,700억 원을 달성하지 못해 퇴진, 경영권은 대우통신에게 완전히 넘어가게 됐다. 사실 당시 세진컴퓨터랜드에게 중요한 것은 매출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96년 세진컴퓨터랜드의 매출은 5,300억 원 수준이었다.

▲ 세진컴퓨터랜드는 무상 수리와 무료 컴퓨터교육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했다.
한 사장의 퇴진 이후에도 적자 폭은 개선이 힘들었고, 대우통신에 경영권이 넘어간 후로는 그나마 내세우던 평생 A/S 정책도 슬그머니 폐기했다. 이후 대우그룹 해체와 맞물리게 되면서, 2000년 7월 1차 부도를 맞은 후 결국 같은 해 9월에는 파산 선고를 받게 된다. 파산 당시 부채 규모는 약 4,800억 원에 달했다. 과도한 확장과 무리한 차입경영의 결과였다.

국내 PC업계에서 세진컴퓨터랜드의 전성기는 단 몇 년간에 불과했지만, 컴퓨터의 대중화에 있어서는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한 가격파괴와 혁신적 서비스 제공 등 소비자에게 공헌한 바가 크다고 평가된다. 세진컴퓨터랜드라는 이름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유다.


2016년 PC업계, 울트라슬림 그리고 ‘오버워치’

한국IDC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153만 대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유사한 수준이다. 1분기 전 세계 PC시장이 12.5% 감소한 것에 비하면 국내 시장은 두께 23㎜ 이하 ‘울트라슬림’ 노트북의 보급 확대와 교육 부문에서의 수요 증가 덕분에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다. 반면, 기업 부문에서의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9% 감소했으며 비용과 보안적 측면의 이유로 데스크톱PC의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제품별 PC 출하량, 2015Q1 vs. 2016Q1 (단위: 천 대)

한편, 국내 전체 PC시장에서 노트북PC의 비중은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이 국내 노트북 시장의 태동기였다면 지금은 데스크톱 시장을 넘어설 만큼 시장이 성숙한 것이다. 특히 울트라슬림 노트북은 전년 대비 28.1% 성장한 52만 대가 출하돼 노트북 시장 내 비중이 57.3%까지 치솟았다.

현재 PC 시장은 모바일과 태블릿의 확대로 인해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하드웨어 수익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트라슬림 노트북은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부문으로 PC 제조업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국내 울트라슬림 노트북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며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IDC 조사 결과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44.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35.8%를 기록한 LG전자를 앞섰지만, 2분기부터는 LG전자가 36.2%를 차지하며 30.1%의 삼성전자를 제쳤다. 또한, 3분기에도 LG전자가 34.8%를 기록하면서 31.1%의 삼성전자를 다시 한 번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 LG전자는 무게 980g의 울트라슬림 노트북 ‘그램’ 시리즈를 15인치 모델까지 확장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로 흡수됐던 PC사업부를 다시 신설하면서 LG전자 따라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840g의 초경량을 자랑하는 ‘노트북9 메탈’ 시리즈를 출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고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LG전자는 기존 13~14인치 급에서 제공하던 980g의 무게를 15인치 울트라슬림 노트북에서 구현해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더 가벼운 무게로 시장 공략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더 큰 호응을 얻어내지 못한 것은 가격대비 성능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제품과 비교하면 외국이나 국내 중소업체의 제품들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합리적인 성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국내 PC시장 전체에서는 22년 연속으로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22년 연속 국내 PC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노트북9 메탈’ 모델로 울트라슬림 노트북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 국내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 PC시장 침체 속에서, 최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1인칭 슈팅 게임(FPS) ‘오버워치(Overwatch)’가 PC시장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을지도 주목된다. 98년 ‘스타크래프트(Starcraft)’를 통해 국내 PC방 확산을 주도했던 블리자드는 이번 ‘오버워치’ 출시 이후에는 조립PC 사용자들의 업그레이드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고사양 PC 신제품과 게이밍 노트북의 구매 수요 역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다나와 조립PC 쇼핑몰의 ‘오버워치’용 PC 광고 배너

가트너는 게이밍PC 시장이 전 세계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몇 백만 대 수준인 작은 시장이지만, 평균판매가 측면에서 비 게이밍PC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게이밍PC는 엔트리 레벨의 경우 가격이 850달러부터 프리미엄 모델은 1,500달러까지 이르고 있어, 가트너는 장기적인 수익성을 위해 PC업체들이 해당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 전 국내 PC시장은 인터넷과 PC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개인사용자 및 기업사용자가 늘어나던 시기였다. 이후 PC시장은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모바일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이제는 쇠락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PC가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섣불리 말하긴 어렵다. 가트너에서 지적했듯 대화면과 사용이 편리한 인체공학적 키보드, 보다 강력한 프로세싱 능력 등의 장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수요 감소라는 늪을 PC 제조업체들이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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