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및 태블릿 PC서 새로운 입력장치 기대

▲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투명 플렉시블 멀티 3D 촉각센서를 개발했다.

[아이티데일리] 직관성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로, 특히 디스플레이 기기는 직관성이 더욱 강조된다. 애플은 지난해 ‘3D터치’를 시장에 공개, 기존 2차원적 터치를 넘어 세로로 누르는 힘을 인식하는 ‘3D터치’는 입력 기능을 단순화해 직관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애플의 ‘3D터치’는 단일 지점에서의 힘은 인식해도 두 곳 이상의 지점에서 누르는 힘(멀티힘)을 인식할 수 없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권동일)은 원내 질량힘센터 김종호 박사팀이 두 곳 이상의 지점에서 3D터치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플렉시블 투명 촉각센서(이하 멀티 3D터치센서)’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현재 애플에서도 개발되지 않은 멀티힘 터치센서로, 연구원 측은 향후 3D터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3D터치를 적용한 스마트폰이 2016년 19%, 2017년에는 2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해당 부품 공급자들은 약 6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KRISS 연구팀은 상·하판 투명 전극 패턴을 제작하고, 두 전극 사이에 강성이 작은 투명한 유전체를 사용해 촉각센서를 제작했으며, 센서를 누름에 따라 전극 사이에 발생하는 정전용량변화를 통해 터치세기를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힘 인식 범위는 50~1000g이며, 손과 전용 터치펜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체의 터치도 인식할 수 있다. 참고로 스마트폰의 홈 버튼을 누르는 힘은 대략 100g 정도다.

‘멀티 3D터치센서’는 유연성과 생산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시광선 영역에서 87% 투과도를 갖는 투명한 촉각센서를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위에 직접 부착이 가능하며, 두께 0.5㎜ 이내로 유연성을 가졌다. 따라서 현재 시판중인 다양한 모양의 모바일 기기에도 바로 적용이 가능하며, 차세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장치에도 적용하기 쉽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 LCD 내부 에어갭(air gap)을 이용해 3D터치를 실현시키므로, 여러 모양의 디스플레이에 즉각적 적용이 어렵다고 KRISS 측은 주장했다.

제작공정의 경우에도 기존 터치패널 제조방법과 유사해, 업체에서 추가 장비구축을 하지 않고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터치패널 구조와 융합할 경우 위치분해능 1.5㎜ 이내인 터치인식과 멀티힘을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 3D터치센서’ 구현이 가능하다.

김종호 박사는 “‘멀티 3D터치’ 기술은 스마트폰 게임 및 앱, 보안(도어락) 등 다양한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사용자에게 편의성, 현실감,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입력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번 기술을 피아노 앱에 적용한다면 동시에 여러 손가락의 힘을 반영해 훨씬 현실감 있는 연주가 가능하다. 또한 도어락의 경우, 번호 터치 형식이 아닌 터치패드를 누르는 힘의 차이로 비밀번호를 만들어 보안성을 강화할 수도 있다.

박연규 KRISS 기반표준본부장은 “이번 기술은 상용화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서 멀티힘을 이용한 새로운 입력장치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홈, 지능로봇 등의 확대 적용을 통해 현재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터치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호 박사는 이번 기술과 관련해 국내 6개, 국외 2개 특허를 등록했으며 현재 국내 2개 특허를 추가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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