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마련

 
[아이티데일리]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이용자 피해구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동의의결제’를 도입하고, ‘이용자보호업무 평가 결과’ 등 과징금의 임의적 감경 사유를 명시하며, 사업자 규모별로 과태료를 차등 부과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방송통신 결합상품 등 서비스가 복잡·다양해지면서 사업자의 위법행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및 위법성 판단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시장 환경은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시정조치를 신속하고 다양하게 취할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는 시정조치명령 또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전부이고, 이러한 조치는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 구제는 될 수 없다. 따라서 이용자는 별도 소송을 제기해야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는 부담이 있었고, 이에 방통위는 피해구제에 보다 효율적인 방안으로 ‘동의의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동의의결’이란 조사 또는 심의 중인 사건에 대해 사업자와 규제기관이 그 시정방안에 합의하면 해당 사건의 조사 또는 심의를 종결하는 제도다. 이는 방통위가 올해 초 업무보고 시 밝힌 대로, 기존의 조사·제재 중심에서 시장 자율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후규제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차원에서의 도입 추진이다.

‘동의의결제’가 도입되더라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운영될 수 없도록 제도적 보완장치도 마련했다. 사업자가 제출한 시정방안에 대해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위원회에서 동의의결의 필요성과 시정방안의 타당성을 심사해 결정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1951년부터 ‘동의명령(Consent Order)’을 도입했으며, 미국을 입법모델로 삼아 EU는 ‘화해결정(Commitment Decision)’, 독일은 ‘의무부담부 확약(Verpflichtungszusagen)’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방통위는 ‘이용자보호업무 평가 결과’에 따른 과징금의 임의적 감경 근거를 현행 ‘금지행위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고시)’에서 전기통신사업법의 과징금 감경 고려 사유에 ‘이용자 보호 활동’ 및 ‘위반행위의 방지를 위한 노력’으로 상향해 명시했다.

또한 통신사업자가 방통위의 자료제출명령을 거부하는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은 단말기유통법과 달리 사업의 규모를 불문하고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어 방통위는 양 법간 형평성 제고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에도 사업 규모에 따라 과태료를 차등 부과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최근 인터넷방송·채팅앱 등에서의 불법정보 유통 방지를 위해 이를 방치하고 있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해당 불법정보에 대한 유통 방지 의무를 부과, 사업자의 관리 책임을 높였다. 부가통신사업자는 전화, 인터넷접속 등 기간통신역무 외의 인터넷방송, 온라인 쇼핑, 온라인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부가적인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향후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통해 관련부처 및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규제심사 및 법제처 심사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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