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과거에는 라식, 라섹 부작용 중 가장 문제된 부분이 빛 번짐이었다. 시력교정수술 후 야간 운전 중 반대편 차량의 전조등 불빛에 사고가 날 뻔 한 경험담이 비일비재했다.

라식, 라섹과 같이 엑시머레이저를 이용한 각막 굴절교정 후에는 어두운 곳에서 불빛을 보게 될 때 달무리처럼 빛이 번져 보이는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어두워지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공이 커지는데 이때 각막의 광학적 오차인 구면수차로 인해 빛이 번져 보이는 것이다.

수술 전 각막은 비구면을 유지하고 있으나 레이저로 각막을 절삭하게 되면 각막이 비구면에서 구면으로 바뀌게 되고 이로 인해 구면수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각막을 더 많이 깎을수록 심해지기 때문에 주로 고도근시에서 빛 번짐 증상이 심하다.

원인은 이 밖에도 다양하다. 야간동공이 큰 경우나 눈이 건조해서 눈물층이 불안전한 경우에도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수술 후 근시, 난시 등이 일부 남은 경우에도 빛 번짐이 나타난다.

각막을 비구면으로 절삭하면 빛 번짐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그러나 비구면 절삭은 각막을 더 많이 깎아야 하기 때문에 수술 후 각막이 더 얇아지고 수술 위험성이 되려 증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각막을 많이 깎으면 그만큼 수술 위험성이 증가하고 반대로 각막을 충분히 남기기 위해서는 빛 번짐을 감수해야 하는 모순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최근 MEL90레이저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개선될 전망이다. 독일 광학기업 칼자이스가 개발한 MEL90레이저는 타 기종보다 각막을 덜 깎으면서도 절삭면적을 더 넓힌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조은눈안과 김준헌 원장은 “일반적으로 각막을 비구면으로 절삭하면 시력은 좋아지지만 각막이 많이 깎이는 단점이 있는데 MEL90레이저는 기존 레이저에 비해 각막을 20% 덜 깎으면서도 비구면을 유지할 수 있어 빛 번짐뿐 아니라 얇은 각막으로 인한 부작용도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각막강화치료의 도입도 빛 번짐 해결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미국 아베드로가 개발한 라식, 라섹 엑스트라 시술은 각막의 콜라겐 교차결합을 통해서 각막을 다시 강하게 만들어 주는 시술이다. 이를 통해 얇은 각막이나 고도근시에서도 빛 번짐을 줄이기 위한 충분한 절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각막을 다시 강하게 한다고 해서 무분별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며 각막을 최소한으로 절삭하는 기술이 선행되어야 각막강화치료도 의미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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