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 씨앤에프시스템(주) 대표이사

 
[컴퓨터월드] 씨앤에프시스템(주)은 공공 예산 회계 전문기업으로 평가된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회계 시스템 개발 공급은 물론 운영 관리까지도 맡고 있는 유일한 전문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 회사는 회사명보다 전국 지자체가 사용하고 있는 재정관리시스템인 ‘e-호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정수 대표이사(53세)는 지난 1999년 정부가 기업형 재무회계시스템을 도입할 때부터 개발용역의 한 연구원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어 공공 재무회계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또한 씨앤에프시스템이 공공 분야 예산 회계 전문기업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씨앤에프시스템은 이 분야에서는 경쟁대상이 없을 만큼 독보적인 존재로 위상을 확립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공공분야 사업은 쉽지 않다고 한다. 예산이 녹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쟁도 심해 마진율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금력이 여유롭거나 기술력이 뛰어나지 못하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씨앤에프시스템은 후자에 해당한다. 기술력으로 승부한 것이다. 특히 회사가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떠나지 않고 박 대표를 믿고 따라준 직원들의 강한 열정과 승부욕은 씨앤에프시스템만의 저력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매년 120%의 매출신장세로 성장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씨앤에프시스템은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차세대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의 공공기관용 ERP 솔루션인 ‘올샵(ALL#)’을 최근 발표,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띄웠다. 박 대표는 “고객들의 관심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며, “현 추세대로라면 30% 이상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에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씨앤에프시스템은 지난달 중순 사옥을 마련해 이전했다. 지난 2009년 1월 설립 이후 7년여 동안의 임대 사무실 시대를 마감한 것이다. 씨앤에프시스템은 신제품 발표와 신사옥 마련을 계기로 제2 창업도 선언했다. ‘회계·재정=씨앤에프시스템’이라는 등식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될 수 있도록 더욱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공공 분야 재정회계의 ‘산증인’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는 정부에도 기업형 재무회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 용역을 통해 재무회계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용역에 연구원으로 참여함으로써 정부 회계 시스템 비즈니스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1999년은 우리나라가 IMF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공공분야 재무제표는 없었다고 한다. 즉 국민의 세금을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만 알 수 있는 세입과 세출 위주의 결산서만 적성해 왔을 뿐, 기업처럼 자본, 자산, 부채, 손익계산서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재무제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정부는 기업형 재무회계 시스템 개발을 용역을 통해 추진했고, 박정수 대표는 한 연구원으로 우연히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그 때를 계기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17년여 동안 공공 재무회계 한 분야에만 전념해 온 것이다. 박정수 대표가 공공 재무회계 시스템 분야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이유다.

박 대표는 “당시 공공 재무회계 분야는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황무지였다. 때문에 막연하게나마 비즈니스가 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남들이 다 하는 분야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기회가 더 많은 것 아니냐”며 공공 분야 재무 회계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 모두가 다 하는 비즈니스는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성장 가능성도 그렇게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박 대표의 판단은 정확했고, 씨앤에프시스템을 공공 재무회계 분야 최고의 전문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켰다.


이젠 일본도 우리나라 벤치마킹

박 대표는 “처음 연구 및 사업을 시작할 때 일본을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았지만, 지금은 일본이 우리를 벤치마크하기 위해 방문한다”며, 그만큼 우리나라의 지방재정 및 정부 회계 시스템이 많은 발전을 이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박정수 대표의 황무지 개척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가 개발 연구원으로 참여했던 지난 2002년 사업가능성을 보고 지인과 1억 원의 자본금을 투자, 씨앤에프시스템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지에프시스템(주)을 설립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설립 7년여 만인 지난 2008년 말 경영악화로 문을 닫게 됐다. 당시 박 대표는 살고 있던 집도 은행에 넘기게 돼 월세로 집을 옮겼을 만큼 형편이 어려웠다고 한다. 박 대표는 “당시 단돈 1만 원도 없어 애들 요구르트도 제대로 못 사줬다. 아내도 우울증으로 집 밖에도 나가지 못했다”며 회상했다. 박 대표는 공무연수원, 대학교,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정부회계 강의를 통해 생활비를 벌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2009년 1월 씨앤에프시스템을 설립, 독자적인 비즈니스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러나 설립 연한이 얼마 되지 않아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히 박 대표의 전문성과 믿음을 가진 특정 지자체가 개발 용역을 줘 기사회생을 하게 됐다고 박 대표는 밝혔다. 씨앤에프시스템은 이를 계기로 7년여 째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박 대표는 씨앤에프시스템의 성장 요인으로 크게 두 가지, 즉 ▲고객과 ▲직원을 꼽았다. 다시 말해 가장 어려울 때 이들이 함께 해 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씨앤에프시스템은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부도로 인해 8개월여 동안 봉급을 제대로 주지 못했는데도 함께 해 준 직원들에 대해서는 평생 은인으로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때문에 박 대표는 씨앤에프시스템을 국내 최고의 재정회계 전문기업으로의 성장은 물론 직원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씨앤에프시스템의 직원들은 남다르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퇴사하는 직원들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10여명의 직원들은 끝까지 남아 박정수 대표를 믿고 따라줬다고 한다. 이 회사 내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박 대표의 ▲정직성 ▲성실성 그리고 ▲직원들을 믿고 지원해 주는 마음 씀씀이 등이 박 대표의 가장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귀띔했다. 한 마디로 씨앤에프시스템은 박정수 대표, 직원, 고객들이 삼박자를 이뤄 국내 최고의 공공 분야 재무회계 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우뚝 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씨앤에프시스템은 그 여세를 몰아 차세대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의 공공ERP 솔루션인 ‘올샵ALL#’을 최근 발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제2 창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 제품을 통해 공공분야에서 ‘회계·재정=씨앤에프시스템’이라는 등식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될 수 있도록 더욱더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야심작 ‘올샵ALL#’

- ‘올샵ALL#’을 왜 차세대 야심작이라고 하는가.

“ALL#(올샵)은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한 국내 최초의 공공기관 ERP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산하 중·소규모의 공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 업무를 모두 소화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인사, 급여, 예산 및 재무 회계, 자산 등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여기에 HR(Human Relations) 현황 진단, 인적자원의 종합적 관리 및 재정사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사업예산제도와 복식부기 회계제도까지도 반영시켰다. 특히 이 제품은 공공기관의 예산 회계 업무를 잘 모르면 개발할 수 없는 씨앤에프시스템만의 독자적인 솔루션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다.”

박정수 대표는 이 제품 개발에 약 7억 원의 자금을 투자했다고 한다. 그것도 외부 자금이 아닌 자사의 연구개발비만으로 개발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사실 중소기업이 이만한 자금을 독자적으로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 공공기관 대상의 비즈니스는 쉽지 않다고 한다. 씨앤에프시스템이 살아남은 배경이라면.

“한 마디로 공공기관 예산·회계 업무와 관련된 특화된 기술력과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직원들과 고객들이 믿고 지원해 준 힘이 가장 컸다. 씨앤에프시스템이 어려움을 겪을 때 고객이 용역을 줬고, 일부 직원들은 8개월여 동안 임금도 못 받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않고 저를 믿고 따라줬다. 그런 힘들이 모여 공공 분야 최고의 솔루션 전문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박정수 대표는 ‘회계·재정=씨앤에프시스템’이라는 등식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될 수 있도록 국내 최고의 공공 재정회계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최초의 오픈소스 기반 ERP 솔루션

- 공공시장 개척 역시 만만치 않다고 한다. 고객들의 인식도 그렇고, 어떻게 창출해 왔나.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씨앤에프시스템은 공공기관 예산·회계 전문기업으로 10년 이상의 업무 경험을 가진 직원들이 많다. 그 경험과 기술력 및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예산 회계 시스템 개발에 전념했다. 씨앤에프시스템은 영업직원이 한 사람도 없다. 연구개발 및 기술지원을 주로 한다. 연구개발 투자에는 매출액의 10% 이상을 투자,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신기술 도입을 통한 기술우위 선점에 노력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참고로 씨앤에프시스템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회계시스템을 개발 공급해 왔다. 주택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도로교통공단 등 많은 공공기관의 IFRS(국제회계기준)와 국가 회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물론 사업초기에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그러나 한 번 맡은 업무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완수하여 고객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한 노력들이 ‘예산·회계=씨앤에프시스템’이라는 등식을 갖게 됐다고 본다.”

- 재정회계 시스템을 구축하면 국민의 세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투명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나.

“간혹 부정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의 부정을 통제 할 수는 없다. 간혹 시스템의 단점을 아는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해서 개인의 이익을 취하는 경우는 있었다고 본다. 자신 있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재정 회계 시스템이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잘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객과 직원’이 최고의 자산

- 정부공공 회계와 관련, 가장 큰 현안 문제 및 해결방안이라면. 

“정부가 제공하는 자료는 효율성 보다는 정확성이 생명이다. 그래서 자료가 생성되고 공개되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하고 또 어떤 자료는 공개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만이 높다. 따라서 자료 공개에 좀 더 개방적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반면 그것을 사용하는 시민들도 정부의 자료에는 비공개 될 부분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 줬으면 한다.”

- 개발 공급하고 있는 주력 솔루션들이라면. 

“주력 솔루션이라고 하면 공공부문통합경영정보시스템, 디지털예산회계연계시스템(dCS), 업무관리시스템 등 10여개 이상이다. 이 가운데 모바일을 활용하여 주민참여를 이끌어내고 주민과 행정기관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모바일주민참여시스템(MCP)’, 주요 업무(사업)를 기반으로 성과를 통합 관리해 기관의 사업-성과지표-전략-미션-비전의 측정 및 평가가 가능한 한국형 성과관리시스템인 ‘통합성과관리시스템(TPM)’, 그리고 앞서 말씀 드린 ‘ALL#(올샵)’ 등이 대표적이다.”

- 씨앤에프시스템(주)만의 기업문화라면.

“‘생각이 현실이 된다’라는 경영이념으로 고객, 상품, 인재가 함께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씨앤에프시스템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미래는 고객들의 만족을 바탕으로 꿈과 이상이 실현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그에 따른 결실을 고객, 조직원,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한다. ‘길은 갈 용기가 있는 자에게만 열리는 법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씨앤에프시스템은 생각이 현실이 되는 날까지 용기를 갖고 끊임없이 추구해 나갈 계획이다.

스토리가 있는 회사로 성장 발전해 나갈 것이다. 시스템 개발에 전념할 때, 유관 부서 또는 직원과 업무 협조를 할 때, 회사 행사 때, 자기계발 때 등 모든 회사생활에 있어 스토리를 접목시키고 싶다. 이러한 기업문화는 단순하게 기업의 연혁만을 나열하고 주지시키는 형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회사와 직원을 끈끈한 유기체로 연결하여 하나로 만들어 주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 장기불황으로 중소기업들이 어렵다고 한다. 올해 예상되는 매출 및 성장 목표는.

“씨앤에프시스템은 지난 2009년 설립 이후 매출 및 이익 부문에서 꾸준한 신장을 해 오고 있다. 지난해 매출실적은 약 70억 원으로 전년대비 128%의 성장을 이뤘다. 올해 역시 큰 변수가 없는 한 매출목표인 100억 원 달성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특히 심혈을 기울여 출시한 ‘ALL#(올샵)’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30%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참고로 씨앤에프시스템은 ‘3(SM)-3(SI)-4(솔루션)’의 전략을 토대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을 토대로 작년부터 4(Solution)에 포커스를 맞춰 매출 구조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편 박정수 대표는 지난 10년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읽고 싶은 책, 좋아 하는 책을 읽어 왔다고 한다. 특히 중요한 내용은 밑줄을 치며 틈틈이 필사까지 했다고 한다. 그 양이 대학노트 30권이 넘었다고 한다. 그것이 씨앤에프시스템을 성장 발전시키고, 어려울 때 자신을 지켜 준 자산이 됐다고 한다. 성공한 CEO들의 공통점은 독서광이라는 것이다. ‘회계·재정=씨앤에프시스템’이라는 등식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될 시기는 그렇게 멀지 않아 보인다.

박정수 대표는 정부회계 및 지방재정 운영에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한국정부회계인상, 2010년 행정안전부장관상, 2013년 대통령상 표창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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