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을 짊어지고 돌진하는 정부의 SW분리발주제’를 살려내는 길

SW업계의 근본적인 자구노력 없이 정부의 지원정책에만 의지한다면 우리나라 SW산업 발전은 지리한 산고의 시간 속에 놓여있게 될 것이다. 최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주최로 개최된 'SW 분리발주 설명회'에서는 정부의 소프트웨어 분리발주에 대한 매뉴얼 제시와 함께 SW 솔루션 업체들의 독립성과 개발노력 그리고 기술력이 특별히 강조됐다. SW 솔루션 업체들의 독립성과 개발 기술력이야말로 국내 SW 산업의 경쟁력이자, SW 분리발주제가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체라는 지적이다.

최근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개최한 'SW 분리발주 설명회에서 최종욱 한국 GS인증협회 부회장(마크애니 대표)은 "SW 분리발주 시행에 따라 SW 솔루션 업체들은 독립성을 갖게 됐지만, 그 만큼 책임을 수반한다. 경쟁력 있는 SW 업체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며 SW업체들의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강조했다.

최부회장은 SW 분리발주제가 국내 소프트업계에 주는 효과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선 SW업체들의 독립적인 능력 갖추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제품개발기획, 제품 설명서와 매뉴얼이 필요하고, 제품의 브랜드와 패키지 작업역시 함께 따라야 한다. 그런데 현재 국내 SW 업체들은 주로 용역성 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패키지, 매뉴얼, 제품의 완성도가 낮다는 것. 오랫동안 남의 그늘에 파묻혀 살아오느라 타성에 젖은 국내 SW업계의 한 단면이다.

SW 분리발주제가 이러한 SW업계의 취약성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SW 업체들이 독립적인 SW 개발자로 변환하려는 자체적인 노력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분리발주를 바탕으로 SW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중심에 능동적인 SW 솔루션 업체들이 있어야 한다고 최 부회장은 역설했다.

민병수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제도활성화팀장 역시 "SW 분리발주를 하게 되면 솔루션 업체들은 제품을 직접 공급함에 따라 책임도 늘어난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면서 현실적인 면에서 "제품의 패키지화와 매뉴얼 등의 보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SW분리발주제 시행에서 절차상의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다수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오랜 시간동안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실정의 벤처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광주 제2통합 전산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업체의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정통부의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심사사례를 보여줬다. 그만큼 업체의 입장에서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한 리소스가 투입됐다. BMT 경우 업체당 3일간 진행됐으며 RFP에서 결정 까지 2달 이상 걸렸다"며 "앞으로는 SW 업체나 분리발주가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절차가 좀 더 간소해지고 RFP에서 선정까지 시간이 단축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솔루션 업체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커서 충분히 자립할 수 있기 전까지는 간소한 절차도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광주 제2통합 전산센터가 실제로 분리발주를 실시하면서 SW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SW 산업에 쌓여왔던 제품가격 및 유지 보수비용 등에 있어서 제값을 받음으로써 선순환 구조로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갖고 있다. 더욱이 정부에서는 프로세스 단계별 SW 분리발주 매뉴얼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줌으로써 SW 분리발주에 대한 더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SW 업계로서는 어쩌면 다시 맛볼 수 없는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이제부터 SW 업계가 그 짐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바로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기술경쟁력이이야 말로 '폭탄을 짊어지고 돌진하는 정부의 SW분리발주제'를 위험에서 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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