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컴퓨터월드] 경제 관련 뉴스를 보면 각종 주요 경제지표가 언급되면서 그 근거로 해당 통계수치와 차트가 나온다. 또한 금리, 물가, 환율 등의 변동은 때때로 주식투자자들을 울고 웃게 만든다. 이러한 통계자료를 제공하는 곳이 바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이다. 국민들이 우리경제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정책입안자가 경제정책을 수립·운용하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은 위세아이텍의 주관으로 진행된 시스템 확충사업을 완료, 경제통계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대국민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춰 실시한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고, 세계적인 금융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 금융시장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우리경제의 보루’다.

‘정부의 은행’이자 ‘은행들의 은행’으로서 ▲대한민국 화폐 발행 ▲통화신용정책 수립·집행 ▲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강화 ▲금융기관 대상 예금·대출 ▲정부 국고금 수납·지급 ▲지급결제제도 운영·관리 ▲외국환업무 및 외환보유액 관리 ▲경제조사 및 통계작성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전산정보국은 다른 곳의 IT부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주요 활동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주는 일을 맡고 있으며, 한국은행지급결제망(한은망), 외환전산망 등 국가기간망을 포함한 50여개 시스템을 운영하고 관리하면서 적시에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서 지급결제의 안정을 책임지는 한은망의 경우 그 중요성만큼 최우선적인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 한은 ECOS 홈페이지

국민 위한 경제통계시스템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 등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이를 위한 기초자료로서 1950년 6월 창립 이래 통화 및 금리, 국민소득, 물가, 국제수지, 자금순환, 경기, 기업경영분석, 산업연관분석 등 경제 각 분야에 걸친 주요 국가기본경제통계를 작성 및 제공해오고 있다.

나아가 지난 2004년 1월부터는 정책입안자와 일반인에게 통계자료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통계전용 홈페이지를 개설, 경제통계시스템(이하 ECOS)을 운영하고 있다. 증감률 계산, 그래프 보기, 다운로드 기능 등을 포함한 통계 검색 및 통계간행물 검색은 물론, 이용자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통계를 따로 저장해둠으로써 언제든지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마이스탯(MySTAT)’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계를 편제하고 공표하며 이를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이 ECOS의 특징이다. 이를 위해 운영의 효율화,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 경제적인 시스템 운영, 철저한 보안체계를 유지함으로써 원활하고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향후에는 통계 편제를 위한 로(raw)데이터까지 연계, 데이터 수집·정제부터 편제·공표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 측의 설명이다.

국민을 위한 서비스인 만큼 한국은행은 ECOS에서 어떤 이용자들이 무슨 통계를 쓰고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이용현황에 따르면 기업의 경제유관부서 또는 대학교에서 주로 활용되면서 이들이 밀집된 서울 지역에 이용자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고, 국제수지와 외환 관련 통계가 가장 많이 조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도 이용되고 있어, 지난해 기준 해외 국가별 이용횟수로는 미국(243,103건)이 약 70%를 차지했고 중국(13,982건)과 일본(12,543건)이 그 뒤를 이었다.

▲ 한은 ECOS 모바일웹 화면

더 나은 대국민 서비스 위해

이렇듯 오랫동안 다양하게 활용돼온 ECOS이지만, 정부3.0과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통계정보의 외부이용 활성화를 도모하고 대국민 및 유관기관과의 소통채널로서 기능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보다 효과적으로 통계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확충해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통계작성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함으로, 통계 편제 부서 등 현업에서부터 이 같은 개편에 적극적이었다.

이에 한국은행은 ECOS 확충사업을 추진, 국제기구 자료제공시스템 개선, 온라인 물가조사시스템 개발, 오픈API 개선, 데이터 시각화 기능 강화, 통계책자 발간시스템 및 모바일 주요경제지표 웹 개발 등을 진행했다. 위세아이텍의 주관으로 지난해 실시한 이 사업은 기존 시스템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중점을 뒀으며, 한국은행 통계 담당 현업부서에서도 적극 참여하면서 4개월여 만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 한은 ECOS 시각화 통계 서비스

국제기구 자료제공시스템 개선해 SDMX 국제표준 준수

지난 2001년 국제통화기금(IMF)은 국가 및 국제기구간의 통계자료 교환에 있어 업무중복과 자료형태의 비통일성 등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표준 제정을 제안했다. 이에 국제결제은행(BIS),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통계청(Eurostat), 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UN, 세계은행(WB) 등 7개 국제기구가 공동 참여하는 스폰서그룹이 설립돼 2004년 ‘SDMX(통계데이터·메타데이터 교환)’ 첫 버전이 개발됐고, 2005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이를 표준으로 승인했다. 2008년부터는 UN에서 SDMX 국제표준 활용을 권고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도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으로서 각종 경제통계 자료를 국내외 기관과 수시로 교환해야 하는 한국은행에서는 ‘국제기구자료제공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ECOS 확충사업을 통해 웹서비스 기능을 제고하면서 SDMX 형태의 자료로 국제기구와 상호교환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SDMX 2.1버전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데이터 전송을 위한 웹서비스 기능(pull and push)을 구현, 현재 한국은행에서는 경제통계국, 통화정책국, 금융결제국, 국제국, 외자운용원 등 5개 부서에서 총 13종의 통계를 8개 국제기구에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물가조사시스템 개발해 효율성·신뢰성 제고

이번 ECOS 확충사업을 통해 한국은행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생산자물가지수 및 수출입물가지수의 기초자료를 수집하는 물가조사시스템을 개발했다. 온라인 물가조사시스템에는 조사개요 설명 및 응답목록 확인, 조사대상 목록 및 가격입력, 응답결과 전송 및 응답자 정보수정, 응답결과 처리 등이 구현됐다. 그동안 물가지수 산정을 위해 실시해왔던 오프라인 가격조사보다 효율적인 것은 물론, 응답률도 높아져 조사결과의 신뢰성도 향상됐다.

공공데이터 개방 위한 오픈API 서비스 개선

한국은행은 일찍이 오픈API 서비스를 시작, 경제통계 정보의 외부이용 활성화를 위해 ‘경제통계 오픈API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시작한 만큼 현재 정부3.0에 맞춰 개선해야 할 부분도 존재하는 상태였으므로, 이번 ECOS 확충사업에서는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홈페이지 UI를 개선했고, 온라인 도움말 기능을 확충했으며, DB정보 변동 시 메일 자동 발송 기능을 추가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공공데이터 개방과 정보 공유를 위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사용자 위한 데이터 시각화 기능 강화

한국은행은 이번 ECOS 확충사업에서 홈페이지 UI 개편과 함께 ‘테마별 통계’를 추가한 한편, 여러 주요 통계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을 살려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시각화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한국은행에서 제공하는 각종 통계정보에 대해 사용자들이 보다 용이하게 접근하고 분석해 인사이트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기존의 단순한 2차원 차트 수준을 넘어 해당 통계에 더 적합하고 정보 손실이 적게끔 표현하는 방안을 연구해 적용했으며, 각 데이터 간의 연관성도 보다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구현했다. 현업과도 많은 논의를 거치는 등 이번 사업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라는 것이 한국은행 측의 설명으로, 앞으로도 중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통계책자 발간시스템 및 모바일 주요경제지표 웹 개발

이번 ECOS 확충사업을 통해 한국은행은 엠투소프트의 리포팅 솔루션 ‘크로닉스’를 적용, ECOS에 수록된 통계자료를 정해진 일자에 주어진 서식으로 자동 입력되도록 하고 수록되지 않은 통계정보는 수작업으로 입력해 책자를 발간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또한 내부적으로 종이로 출력해 공유하고 있던 ‘주요경제지표’를 ECOS와의 연동을 통해 모바일 웹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해 페이퍼리스 환경을 구현했다.

▲ 한은 ECOS 오픈API 서비스

‘우리경제의 보루’로서 IT경쟁력 제고 박차

ECOS 확충사업을 성공리에 마친 한국은행은 365일 24시간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목표로 신속한 장애대응 체제구축 및 지속적인 최적화 작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통계를 직접 편제하고 제공하는 주체로서 이러한 데이터들이 더욱 활용될 수 있도록 힘쓰는 한편, 나아가 기존의 주요 경제지표와 실제 당면 경제상황 간의 ‘데이터 갭(gap)’ 해결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존의 주요 경제지표로는 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없었으나 관련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는 앞서 예측 가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데이터 갭’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SDMX가 국제표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이면에는 이러한 이유도 포함된다.

이에 한국은행 역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분석역량을 강화하면서 ‘데이터 갭’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지표와 데이터의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실시간 시장 모니터링을 위한 텍스트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보다 빠르고 상세하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해 기존의 주요 지표들을 보완하면서 정책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은 ECOS 담당자들.
(왼쪽부터) 나정희 과장, 김한성 부장, 도효진 조사역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IT운영관리를 토대로 새로운 IT트렌드에도 열린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IT전략이다. 우리경제를 지키는 보루의 IT경쟁력이 높아질수록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경쟁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서 한국은행이 금융 분야의 IT혁신을 주도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인터뷰] “한국은행은 우리경제 지키는 보루…끊임없이 보완·발전해야”

▲ 김한성 한국은행 전산정보국 전산운영부장

한국은행 전산정보국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한국은행은 특정계층이나 이해집단이 아니라 전 국민을 위한 은행이다. 하지만 이러한 업무를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고 수행한다는 특징도 있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간다고 여기는데 일반적인 인식은 우리를 멀게 느끼는 것 같아 마치 짝사랑 같기도 하다. 국민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앙은행으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잘 알고 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은행 전산운영국은 한은망, 국고망, 외환망 등 우리나라 3대 금융기간망도 관리하고 있다. 한은망, 외환망은 직접 관리하고 있고, 국고망은 한국은행 담당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한은망의 경우 아침 가동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하루를 일깨우는 역할을 맡고, 저녁 마감으로 국민들이 잠을 청하러 가도 될 시간임을 알리는 시스템이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ECOS 역시 새로운 정보가 발표되면 동시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하므로, 시스템적으로 자동화돼있음에도 매번 긴장한 채 실시간 모니터링을 병행한다. 이는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중요한 작업인데, 금융 시장에서는 정보의 격차가 찰나의 차이라도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시장 모니터링과 여러 조사연구를 IT기술을 통해 지원하면서 정책적인 의사결정도 돕고 있다.

ECOS 확충사업에서 어려웠던 점은.

이번 사업은 크게 5개 영역으로 구분됐는데, 그 성격이 각기 상이해 당초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각 영역별로 해당되는 현업부서도, 담당할 외주업체들도 달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관사업자가 사업 전반을 잘 이끌어나가면서 유연하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고, 내부적으로도 현업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서 사용자 만족도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덕분에 IT부서로서 별 어려움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사업 진행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꼽는다면 데이터 시각화 영역으로, 가장 많이 공들이기도 했다. 시스템 소관 부서나 운영자가 시각화라는 개념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시작한터라, 적합한 차트의 선정과 구현에 대해 고민하게 되면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도 겪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비교적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형태로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다.

향후계획 및 건의사항이 있다면.

IT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찾음으로써 대내외적으로 더 큰 도움을 제공하고자 하며, 이에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직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고 준비도 미흡한 상태지만, 이로 인해 다소 늦어질 수는 있어도 멈추지 않고 계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공공정보화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이전에 불합리한 일이 많았으니 SW산업진흥법 개정으로 이 같은 제약을 둔 것이겠지만, 그 문제들은 주로 하도급구조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사업 규모가 클수록 자금력 있는 대형SI기업에서 맡는 편이 더 안정적일 수밖에 없고, 중견SI기업들의 현재 상황을 봐도 해당 정책이 그리 도움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정책효과가 있는지 확인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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