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교사 및 교육콘텐츠 부족 등 선결과제부터 해결해야

[컴퓨터월드] SW교육이 2018년부터 의무화된다. 하지만 SW교육에 대한 교육 관계자들의 우려가 크다. SW교육 의무화에 대한 준비 등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 교사 및 교육콘텐츠의 부족 ▲교육 인프라의 편중과 추가 확충의 어려움 ▲단기적 성과만을 강조하는 정책과 입시에 치중한 교육제도로 인한 교육효과 감소 ▲저출산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학생 수 감소 등이 SW교육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래부에서는 2015년 160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행했던 ‘SW교육 선도학교’를 올해 900개까지 확대하는 등 SW교육을 교육현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교육부에서는 관련 교과서를 마련 중에 있다. 기업들 역시 어떤 형태로든 SW교육이라는 큰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SW교육 의무화에 앞서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중장기 계획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사 역량 확보 시급

정부는 지난 2014년 ‘SW교육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오는 2018년부터 초·중·고 교육과정에 SW교육이 포함된다. 이미 영국, 미국, 일본 등은 어릴 때부터 SW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국내의 SW교육을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SW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교육부 및 미래부 등 관련 부처에서는 SW교육을 조기 정착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SW교육 선도학교(이하 선도학교)’다. 선도학교는 SW교육 우수사례 및 창의적 교육 모델을 확산시키기 위해 시행된 제도로, 2014년 72개 학교에서, 2015년에는 160개 학교로 늘어났다. 미래부는 올해 선도학교를 900개 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SW교육 선도 교육청'이 별도 지정돼 관내 초·중학교의 SW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SW심화교육과정도 확대된다. 특히 올해부터 전체 중학교로 확대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SW분야 진로교육이 강화될 예정이다. 기업 및 대학의 교육기부와 연계해 SW기 업과 SW관련 전공에 대한 진로 탐색 교육프로그램이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진행된다. 또한 자기역량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도록 SW동아리 지원도 진행된다. 미래부와 교육부는 2020년까지 ‘1학교 1동아리’ 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역량있는 교사의 확충이다. 교육부와 미래부는 2018년까지 전체 초등교사의 30%인 6만 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6천 명에 대해서는 SW심화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중학교 ‘정보’과목 교사 및 ‘정보·컴퓨터’ 자격증 보유 교사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심화연수를 추진한다. 부족한 중학교 SW교사는 시·도 교육청 협의를 거쳐 연차별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박광현 광운대 교수는 “교사의 부족이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SW를 잘한다고 교육에 나서는 것은 무책임 한 일이다. 전문지식보다 교육능력이 중요하다. 잘 아는 것보다도 잘 전달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교사연수를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 위한 다양한 지원 필요

교사를 위한 제도적 지원도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진행 중인 선도학교의 경우 교사 개인에게 주어지는 수당은 시간당 3만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업 외 처리해야 할 업무는 배 이상이라는 지적이다. SW교육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다수의 교사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며 선도학교를 이끌어 나가고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학교의 정책이나 방향에 맞춰 선도학교 교사를 맡는 경우도 있으며, 이럴 경우 경력이 낮은 교사가 반 강제적으로 떠맡게 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선도학교 교사들이 영어나 국어 등 타 과목 전담 교사인 경우가 많아 교사 개개인의 역량 차이가 심하다고 한다.

엔트리연구소는 교사들이 ‘엔트리’를 쉽게 활용하게 하기 위해 직접 관련 교사지도서를 만들거나 교사 교육을 진행하고, 학급 관리기능을 추가하는 등 교원친화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심규민 엔트리 수석연구원은 “현재 SW교육 시행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 준비”라며, “특히 선생님이 준비 안 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 선생님들을 위해 교사 연수를 활발히 진행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SW교육 교사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많이 받고 있지만, 초등학교 과정의 경우 전반적으로 내용이 어렵 지 않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방학기간 집합연수와 온라인 사이버강좌를 진행하는 등 교사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교육부와 함께 많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유·아동 코딩로봇 ‘비봇’을 한국에 공급하고 있는 에코스쿨스 이동연 대표는 “저학년과 유·아동이 접근할 수 있는 더 쉬운 프로그램이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봇은 잘 모르는 선생님들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 유·아동 SW교육에 유용하다”며, “‘비봇 공식사이트’와 ‘놀이교육연구소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비봇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사례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동향-미래부>
미래부-엔트리교육연구소, 소프트웨어 교육 위해 맞손

▲엔트리교육연구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SW교육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엔트리교육연구소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SW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양 기관은 소프트웨어 교육 저변 확대를 위해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 및 공급 ▲전국 초·중등 교원 대상 소프트웨어 연수 지원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기업과의 협업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지원 등 다방면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엔트리교육연구소는 무료로 사용가능한 온라인 SW교육 플랫폼 ‘엔트리’를 영구적으로 공익성이 담보된 전문 교육 툴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수업보조용 교재, 교안 등의 자료들을 개발해 누구나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엔트리교육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엔트리’는 블록형 언어를 기반으로 프로그래밍을 모르더라도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손쉽게 원리를 익히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양 기관은 ‘엔트리’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국내 교구 및 콘텐츠 제작 업체 등 SW교육관련 기업과의 협업을 선도해 SW교육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협조할 예정이다.

서석진 미래창조과학부 SW정책관은 “소프트웨어 교육이 내실 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민간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엔트리교육연구소와의 업무협약으로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지현 엔트리교육연구소 대표는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교사들이 편리하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엔트리를 영구적으로 공익성이 담보된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도학교 운영 사례>
"중요한 건 코딩이 아니라 생각하도록 만들어주는 것"

최만 광주봉선초등학교 교사

▲ 최만 교사가 지난 1우러 13일 교육박람회와 함께 진행된 스마트교육 페스티벌에서 '융합형 SW교육'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회는 이미 SW중심사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종속당한 상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나마 그것을 늦추는 일이다.

2015년 한해 선도학교를 운영했다. 선도학교 운영은 학교마다 다르다. 현재 학급당 주당 1시간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서 SW 교육을 진행했다. 미래교육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가지고 있다. 아두이노 등 오픈소스하드웨어, 3D프린터, 비봇 등 다양한 교보재를 활 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선도학교는 교육과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지는 않다. 정규교육과정이지만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진행하기에 교사의 역량이 중요하다.

영국은 5세부터 코딩교육을 진행한다. 선도학교를 진행하며 2학년 학생에게도 아두이노를 가르쳐 보았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진행 중인 교육이다. 교육과정에 구애받다가는 SW경쟁사회에서 늦어진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잘 따라온다. 잘 따라오게 하는 것이 교사의 능력이다.

아두이노의 작동방식을 가르치는 건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이들이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처음에는 스크레치, 엔트리 등과 연동했고, 나중에는 IDE환경에서 코드를 보고 딜레이를 조절해볼 수 있도록 가르쳤다. 어떤 숫자를 고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다.

현재 피지컬컴퓨팅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다. 파이가 있으니 여러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피지컬컴퓨팅 시장은 SW교육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 실제로 기기를 만지는 순간 아이들은 눈빛이 달라진다. 아두이노를 포함한 호환보드들은 3천 원에서 13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팔린다. 하지만 교보재로써 사용될 때는 비싼 기기를 활용하기 어렵다.

현재 코딩과 컴퓨터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 CT)에만 함몰되어 있다. 중요한 건 코딩이 아니라 생각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SW교육은 정답을 맞추는 것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생각하는 방법을 바꿔줘야 한다. 더 나아가 메이킹, CT, DT(Design Thinking)교육을 전부 아우르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 삶을 대비할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SW 교육을 교육과정이라는 이슈에 한정지어서 진행하면 세계화된 사회에 뒤처진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는 홀로그램, WebGL, VR, 3D, SL 등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픈소스 활용 메이킹 교육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 3D프린팅 활용 교육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 VR활용 교육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 등 여러 가지 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을 앱 형태의 허브로 모아 정보 제공도 하고 있다. 미래가 어떤 식으로 올지 모르기에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 최만 교사가 앱 형태로 서비스하고 잇는 '최만 드림'

교보재 시장 확대 추세

SW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피지컬컴퓨팅을 필두로 관련 교보재 시장에도 많은 시선이 모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13일부터 3일간 개최된 ‘2016 교육박람회’에는 다양한 업체들이 각축을 벌였다. 코코아팹, 블루이노 등 아두이노 호환보드 업체를 비롯해 레고, 오조봇 등의 교육용 로봇, SW교육을 위한 ‘드론’을 제시한 바이로봇등 다양한 교육용 교보재 업체들이 시장 도전에 나섰다.

이동연 에코스쿨스 대표는 “유치원생과 저학년의 수준에 맞출 수 있는 ‘쉬운’ 교보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라고 말하며, “비봇은 영국의 유치원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SW교육용 로봇이다. 교육용프로그래밍언어(EPL)의 일종인 로고(LOGO) 프로그래밍 언어로 동작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CT교육의 핵심을 담고 있는 교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영국 및 미주지역에서는 CT에 그치는 것이 아 니라 CT적 요소를 가지고 교과목 융합 교육을 진행한다. 컴퓨팅 사고력과 수학, 과학, 언어 등의 교과목에 접목하고 있는 단계다. 실제로 이러한 교육은 교육적 효과가 굉장히 좋다. 우리도 이런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두이노를 비롯한 오픈소스하드웨어 업체들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코코아팹을 운영하고 있는 네패스는 자사의 ‘전도성 펜’을 포함한 ‘드로잉 사이언스’ 제품과 아두이노 호환보드 ‘오렌지보드’ 및 이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시했다.

이러한 피지컬컴퓨팅은 SW교육의 가장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학생이 어릴수록 컴퓨터 화면이 움직이는 것과 물리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의 효과가 다르다고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그런 이유에서 SW교육과 피지컬컴퓨팅 교보재 시장이 맞물려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확장세는 단기적이라는 지적도 다.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인구 감소폭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이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교육 및 연구용 로봇 시장은 약 357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교육용 피지컬컴퓨팅 시장 또한 이와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광현 광운대 교수는 SW교육과 피지컬컴퓨팅 시장에 도전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향해 “결국 기업은 해외진출을 염두해 둬야 한다”며, “한 회사가 전부 차지하기에도 충분한 시장은 아니다”라고 해외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관련동향-2016 교육박람회>
IT, 교육 시장 패러다임 변화 이끈다

 


지난 1월 13일에서 15일간, 교육박람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녹색환경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교육박람회는 교육과 IT가 결합한 ‘에듀테크’ 분야의 전시 부스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많은 수의 IT 기업들이 전시에 나서며 교육과 IT의 결합에 대한 저마다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람회에 참여한 IT 기업은 크게 ▲기존 초중고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IT 솔루션 및 인프라를 제시하는 ‘교육용 IT’에 집중한 기업과 ▲SW교육을 비롯한 각종 신기술을 활용한 ‘IT 교육’에 집중한 기업의 두 가지 양상으로 나뉘었다.

교육용 IT 서비스 분야는 각종 특화 솔루션들이 강세였다. 교육용 솔루션은 채점 솔루션, 문서화 솔루션을 비롯해 교사 협업 솔루션, 교재제작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들이 전시됐다. 특히 교육용 협업시스템과 교육콘텐츠의 제작, 유통을 모두 지원하는 통합플랫폼을 제시한 기업들이 많았다.

지란지교컴즈는 구축형 교사용 메신저와 연동해 사용이 가능한 일련의 서비스 플랫폼 ‘쿨스쿨’을 선보였다. 다우인큐브는 수업자료의 제작과 수업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 플록(Plock)을, 시공미디어는 다양한 교육자료를 교사가 재구성하고 교육콘텐츠를 제작, 공유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선보이는 등 다수의 교육콘텐츠 플랫폼이 제시됐다.

교육에 직접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교육 외적인 보조 솔루션도 다양하게 소개됐다. ‘문서 바로보기’ 솔루션을 제공 중인 사이냅소프트는 서울과 대구 2개 교육청의 학교 통합 홈페이지에 바로보기 솔루션을 제공했다고 밝히며, 교육에서도 바로보기 솔루션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기업시장과 마찬가지로 협업과 커뮤니케이션도 강조됐다. 비단 교사들의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교사-교사, 교사-학생, 교사-학부모 등 다양한 관계의 커뮤니케이션 앱들도 전시됐다. 아이위드앱은 모바일 가정통신문 서비스 ‘스쿨맘’을, 클래스팅은 자사의 교실 기반 SNS ‘클래스팅’을 선보였다.

또한 전자칠판과 프로젝터 등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주변기기도 전시됐다. 특히 다양한 전자칠판 제조사들이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워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에 나섰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각 기업의 ‘IT 교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드론, 3D 프린터, VR등 신기술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원리를 습득해 IT 이해도를 높이겠다고 나선 기업들은 화려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전시해 관람객의 시선을 모았다.

드론파이터 체험부스를 운영한 바이로봇은 드론 교육을 위해 교과과정에 발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며, 드론교육이 단순히 드론 비행 교육이 아니라 드론의 비행원리와 SW교육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유용한 교육교재라고 강조했다.
SW교육 의무화 정책에 발맞춰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의 준비도 엿볼 수 있었다. 엔트리교육연구소는 자사의 비쥬얼프로그래밍언어 ‘엔트리’를 전시했으며, 인천교육청은 스크레치를 활용한 코딩체험교육을 진행했다.

SW교육에 활용되는 피지컬컴퓨팅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온라인 메이커커뮤니티 코코아팹을 운영하고 있는 네패스는 자사의 ‘전도성 펜’을 포함한 ‘드로잉 사이언스’ 제품과 아두이노 호환보드 ‘오렌지보드’ 및 이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시했다. 레고 에듀케이션의 국내 파트너사 퓨너스는 ‘WeDo 2.0’과 이를 활용한 교육솔루션을, 마르시스는 선의 색상에 따라 방향이나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오조봇’을 전시했다.

한편 이날 교육박람회 2016 동계 스마트교육페스티벌이 동시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SW교육과 미래교육에 대한 다양한 사례 공유가 있었다.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기조강연에 나서 스마트교육과 스마트 성장 및 지속가능 발전에 대해 발표했고, 이어 ▲‘나만의 스마트교육’ ▲‘스마트교육 속의 SNS활용’ ▲‘SW교육/플립러닝/비주얼씽킹’ ▲‘또 하나의 미래교육’이라는 네 가지 트랙에서 36명의 연사가 강연에 나섰다.



▲ 초·중·고 2015 교육과정 개편 내용

▲ 초등학교 실과 교과 내용 체계(SW교육 관련)

▲ 중·고등학교 정보 교과 내용 체계


SW교육, 중요한 건 ‘컴퓨팅 사고력’

피지컬컴퓨팅 외에도 ‘엔트리’ 나 ‘스크레치’ 등의 EPL(Educational Programing Language)도 적극 활용되는 추세다. 교육박람회에서 인천교육청은 박람회장을 찾은 학생들을 상대로 스크레치를 이용한 코딩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EPL 활용은 학생들에게 ‘알고리즘’과 ‘절차적 사고’를 교육하기에 용이한 도구였다.

▲ SW교육 인재상
▲ 학교급별 SW교육 내용 (출처: 교육부)

작년 초에 발표된 ‘소프트웨어 교육 운영 지침’에 따르면 SW교육은 ‘컴퓨팅 사고력(CT)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컴퓨팅 사고력이란 컴퓨팅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기반으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을 의미한다.

이처럼 SW교육에 있어 가장 많이 강조되는 것 중 하나가 CT의 중요성이다. CT가 제대로 자리 잡았을 때 SW교육은 비로소 제 몫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프로그래밍’ 내지는 ‘코딩’교육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된 SW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일상의 문제들을 ‘컴퓨팅적인’ 관점으로 해결해볼 수 있는 ‘사고력’ 증진이 필수적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SW교육을 진행하는 ‘언플러그드 활동(Unplugged Activity)’혹은 ‘언플러그드 컴퓨팅 (Unplugged Computing)’ 또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언플러그 드 컴퓨팅은 컴퓨터 과학에 대한 지식과 원리를 어린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팀 벨(Tim Bell) 교수가 만들어낸 학습 방법이다. 본격적인 EPL 교육을 진행하기 이전에 적용할 수 있으며, 스토리텔링이나 신체활동, 도구, 학습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정책자의 입장에서는 컴퓨터를 활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시설 구축 및 기자재 구입에 따른 비용이 적게 드는 언플러그드 컴퓨팅을 SW교육의 대안으로 초중등 교육에 확산시키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언플러그드 컴퓨팅 프로그램은 컴퓨터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일반 교사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학습 자료를 얻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SW교육의 체계가 더 기초적인 부분에서부터 꼼꼼하고 체 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관계자들은 한발 더 나아 가 단순히 CT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융합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만 광주봉선초등학교 교사는 “DT(Design Thinking), CT, 메이킹을 연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연 에코스쿨스 대표 역시 “CT와 기존 교과목을 융합하고, 스팀 (STEAM) 등 다양한 융합교육을 진행할 때 SW교육이 가치를 얻는다”라고 지적했다.
 

<인터뷰>
“장기적인 정책적 방향 필요하다”


▲박광현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SW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가장 큰 문제는 교사의 부족이다. 누가 SW를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단지 SW를 잘 안다고 해서, 코딩을 잘 짠다고 해서 SW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로서의 역량과 교육자로서의 역량은 다르다. 정규교육이라는 것은 학생들을 책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개발적 역량이 있다고 해서 SW교육에 나설 수 없다.

교육이라는 것 간단하지 않다. 전문지식과 역량이 필요하다. 잘 알고 있다고 해서 잘 전달할 수 없다. 교육은 전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전문지식을 깊게 알지 못하더라도 교육적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더욱 활발하게 교사 연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도 많은 연수를 통해 교사 양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SW를 가르칠 교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역량 있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단기적·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SW교육은 단순한 코딩교육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면서 늘 하는 이야기다. 코딩은 자전거타기와 같다. 더 오랜 시간 코딩을 해왔다면 더 잘하기 마련이다. 시간을 들이는 만큼 좋은 코딩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교사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SW교육은 정답내기 교육이 아니다.

교육과정 개편에 대해서도 지적할 점이 많다. SW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많은 요소가 들어있다. ‘정보 윤리’가 대표적이다. 꼭 필요한 교육이지만 ‘인터넷 중독’, ‘사이버 예절’ 등을 SW교육으로 접근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또 하나의 큰 우려는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정책이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크게 흔들려왔다. 관계자들은 ‘정권이 바뀌면 다시 사라지는 게 아니냐’하고 우려하기도 한다. 심지어 ‘SW교육을 수학능력시험 등 입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SW교육을 입시에 포함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교육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한 이런 주장이 나오기 마련이다.

교육 외적인 변화 필요

‘ICT 교육’, ‘유비쿼터스 교육’, ‘스마트 교육’, ‘스마트 교과서’, ‘스토리텔링 교육’등 새로운 교육과 교육방법론은 등장하기가 무섭게 사라지곤 했다. SW교육 의무화를 바라보는 관계자들은 SW교육 역시 이러한 ‘마케팅 구호’의 일부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은 SW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재양성을 위해 경쟁 중이다. 미국의 경우 워싱턴, 텍사스, 켄터키의 고등학교가 제2외국어 대신 코딩교육을 편성했으며, 프랑스는 올해 9월 신학기부터 SW를 중학교 정규과목으로 편성한다. 영국의 경우 2014년부터 초·중등학교 정규 필수교과과정에 SW교육을 포함했고, 이스라엘은 이보다 앞선 94년부터 SW과목을 정규과목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ICT활용 위주의 교육에 치중해 컴퓨팅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SW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마저도 경쟁이 중시되는 입시교육의 영향으로 정보교과에 소홀히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고등학교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00년 22.3%였던 정보교과군 이수율은 2006년 38.1%까지 올랐지만 2012년에는 6.9%까지 떨어졌다.

정권에 따라 크게 오락가락하는 교육 정책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권이 바뀌면 SW교육 또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SW 교육을 수학능력시험 등 입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도 있다. 정권과 무관하게 SW교육을 이끌어나가고, SW교육의 중요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입시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학능력시험처럼 정답내기에 급급하면 제대로 된 SW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박광현 광운대 교수는 “SW교육은 ‘정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교육”이라고 강조하며, “SW교육을 입시에 포함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교육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한 이런 주장이 언제든 나오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이동연 에코스쿨스 대표는 “현재 정책은 너무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주면 좋겠다. 초등학교에서 즐겁게 SW를 배운다고 해도, 고등학교에 가면 입시에 집중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교육을 체계적으로 연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들은 나아가 ‘줄세우기’에 급급한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철학 보다 ‘좋은 대학’이 우선시되는 상황에서는 SW교육도 ‘하나 의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SW교육 의무화가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추세에 비춰볼 때, 현재 우리나라의 SW교육은 일모도원(日暮途遠)한 상황이다. 정책 입안자 및 담당 부처의 대승적 시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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