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기업 위주의 시장구조는 SW산업 발전에 장애”

▲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22일 한국상용SW협회를 찾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왼쪽 열 번째)과 조풍연 한국상용SW협회장(왼쪽 열한 번째) 등 참석자들이 간담회 이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아이티데일리]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한국상용SW협회(회장 조풍연)는 22일 오후 2시 협회 회의실에서 SW전문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위원장과 김영환 인재영입부위원장이자 전략위원장, 그리고 한국상용SW협회 조풍연 회장, 한국PMO협회 이영상 회장 등을 비롯해 SW전문기업인 20여명도 참석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조풍연 한국상용SW협회장은 “정부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각종 상용SW의 지적소유권을 국가에서 소유하고 있는데, 이를 민간 기업으로 귀속시켰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SW 전문기업들의 성장 발전에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SW 전문기업들의 가장 큰 현안 문제 가운데 하나인 유지보수요율을 8%에서 12%로 올렸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선 5% 이하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지보수도 입찰이나 수의 계약으로 해야만 한다. 특히 유지보스는 연구개발을 주로 하는 SW전문기업들에게 지속적인 연구개발은 물론 성장 발전에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공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한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비용을 감안해 줘야만 하는데, 전혀 반영을 시키지 않고 있다. 즉 예산은 그대로인데, 실질적으로 프로젝트를 구축 및 지원하는 기업들은 인건비 등 예상외의 경비가 많은 소요되고 있다.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빅데이터나 IoT 같은 신기술을 개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인건비 제도를 대폭 바꿔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상 한국PMO협회장은 “국내 SW산업의 열악한 환경, 즉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마련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의 후속조치로 PMO 제도를 적극 도입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이에 대한 그 어떤 정책이나 대책도 추진되지 않고 있다. 중소 SW전문기업들 성장 발전을 위한 SW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PMO 제도 활성화정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당시 SW산업진흥법 국회통과를 위해 적극 앞장섰던 김영환 국민의당 인재영입부위원장에게 별도 주문도 했다.

김영환 국민의당 인재영입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민의당이라는 정당을 새로 만들어 한국상용SW협회를 가장 먼저 찾아온 이유가 바로 우리나라도 애플의 스티브잡스, 구글의 레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등과 같은 인물을 배출해 내자는데 있다. 국민의 먹거리와 일거리 창출과 직결되는 일이라면 국민들도 호응해 줄 것이다. 특히 정치가 아닌 정책으로, 과거를 벗어나 미래를 중시하는 게 국민의 희망일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SW나 IT 관련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게 거의 없다. 과거 과학기술부 장관 시절, 우리나라는 연간 약 7조 원 가량을 특허료로 외국에 지불한 것으로 기억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연간 수조 원의 IT예산을 대기업들에게 주었다. 그로 인해 SW산업이 발전을 못했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등이 우리나라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고 본다. 따라서 교육, 사회,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야만 한다”고 밝혔다.

김인현 투이컨설팅 대표이사는 “핵심은 돈이다. 2015년 IT용역예산은 국가 전체예산 가운데 2조 8,000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2조 5,000억 원으로 오히려 0.3% 감소했다. 최근 개최된 다보스 포럼이나 CES 같은 전시회에서 가장 큰 이슈는 IT와 비즈니스 기술을 접목시킨, SW를 중심으로 한 제4의 산업혁명이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예산이 줄었다는 것은 그것은 곧 정책입안자들과 현업의 실무자들 간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튼 IT 특별예산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고, 매년 10% 이상씩 예산을 늘려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정섭 KCC정보통신 대표이사는 “SW산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잘 오지 않는다. 그것은 곧 국가 장래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 이익이 나야 연봉도 올려주고, 투자도 하는데, 현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예산 삭감 시 유지보수 등의 IT 관련 예산을 우선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SW 전문인력들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광기 EC마이너 대표이사는 “빅 데이터 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예산은 주로 하드웨어 서버 위주이다. 소프트웨어 예산은 제로이다. 더욱이 오픈 소스 위주의 정책은 상용SW 전문기업들의 성장 발전에 가장 큰 장애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빅 데이터 관련 소프트웨어도 삼성, LG, SK 등의 대기업들이 다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 SW 전문기업들은 이들 계열사 시장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 이러한 생태계에서는 SW 전문기업들의 발전은 요원하다. 한 마디로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미리애 브이티더블유 대표이사는 “SW는 사람 중심이라고 하지만 머릿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게 더 중요하다. 김영환 의원님께서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고, SW 강소기업에 기회를 마련해 주는 데 노력했지만, 이후 후속조치가 미흡하다. 소프트웨어는 컨설팅, 기획력, 디자인 등이 가장 중요한데, 구간별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컨설팅 기업은 SI를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법과 제도를 좀 더 상세히 살펴봐 주면 좋겠다. 계약서나 제도 등은 아주 낙후돼 있는 게 현실임을 직시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위원장은 이 같은 여러 가지 의견들에 대해 “SW 개발 공급할 당시 두 가지 문제, 즉 개발한 제품을 단품으로 판매할 것이냐, 아니면 유지보수 위주의 판매를 할 것이냐를 두고 갈등을 많이 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소프트웨어 전문기업들의 고민은 비슷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개발비 규모와 판매 모델에 대한 균형을 잘 맞추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의견을 잘 들었다. SW 전문기업들의 성장 발전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며 마무리 인사를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다수 SW 전문기업 대표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위원장이 한국상용SW협회를 먼저 찾아 의견을 청취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것 아니냐”며, “그러나 SW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만 할 것이 아니냐?” 라는 알 듯 말 듯 한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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