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쯔-썬, '스팍 서버'로 국내 유닉스 시장 3강 구도 노려

썬과 후지쯔의 유닉스 서버 합작품인 '스팍 엔터프라이즈 서버(코드명 APL: Advanced Product Line))'가 18일 드디어 출시됐다. 지난 2004년 6월, 양사가 새로운 유닉스 서버의 개발에 합의한지 거의 3년만이다.
양사가 이번에 내놓은 제품의 기종은 소형 2종, 중형 2종, 대형 2종 등 모두 6종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중대형 서버 M시리즈는 솔라리스 10 운영체제와 스팍64VI 프로세서를, 소형은 솔라리스와 울트라스팍 T1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제품을 “메인프레임급 성능의 오픈시스템”이라고 소개한다. 메인프레임의 M을 따왔다는 M시리즈로 HP의 수퍼돔과 IBM의 P시리즈로 양분돼 있는 엔터프라이즈 유닉스 시장을 수퍼돔-P시리즈-스팍 엔터프라이즈 등 3강구도로 개편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썬은 “M시리즈로 메인프레임 시장을 파고들어, 그동안 소형 유닉스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대형 시장의 점유율을 기존 18%에서 올해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국후지쯔 역시 “10% 미만이었던 전체 유닉스의 시장 점유율을 올해 2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이러한 목표 달성의 방안으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된 성능을 적극 내세운다. 예를 들면 최고급 모델인 “M9000모델은 24개의 하드웨어 파티셔닝 기능 및 8000개의 가상화 기능, 메모리 미러링 기능 등으로 현존하는 유닉스 서버 중 최고의 컴퓨팅 성능을 구현한다”는 게 양사의 주장이다. 또한 SAP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고 한다.
양사가 스팍-솔라리스 서버의‘파이’를 함께 키우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도 양강 구도를 허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양사는 이번 스팍 엔터프라이즈 서버의 후속 제품의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사가 같은 제품을 두고 각자 마케팅과 영업을 하는 등 '적전분열'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과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특히 썬이 2008년에 'ROCK'라는 프로세서를 독자적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어 공조체제가 지속될지도 의문이다.
이번 신제품으로 하이엔드 유닉스 시장을 3강구도로 만든다는 후지쯔와 썬의 계획에 대해 경쟁사인 한국HP와 한국IBM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양사는 공격적인 가격정책이 아니고서는 이미 자신들이 선점한 시장에 파고들기 어려울 것으로 주장한다.
강현주 기자 jjoo@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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