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사례

“수백대 서버를 한 대로 통합하는 기술은 유닉스 서버로도 가능하며, 서버통합이 모든 업무환경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최근 IBM은 전 세계적으로 ‘메인프레임 부활’을 꿈꾸며 마케팅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IBM의 행보와는 궤도를 달리하는 국내의 한 사용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IBM의 메인프레임 서버인 ‘System z’에서 HP의 유닉스 서버 ‘수퍼돔’으로 전환했던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최근 System z에 리눅스 전용 엔진을 탑재해 700대 서버를 2대로 통합한 해외 고객사례들을 두고 “우리의 경우엔 의미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같은 답변은 기자가 IBM의 메인프레임 전략에 대한 HP측의 대응전략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 관계자는 HP역시 다수의 서버를 하나로 통합한 수퍼돔 해외 사례를 가지고 있으며, 하이엔드급 유닉스서버와 메인프레임 서버의 성능이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예컨대 우리나라의 증권사 같은 곳은 여러 대의 서버를 두고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위험 분산 차원에서 오히려 적합하다”며 “업무 성격에 따라 소량의 대형서버를 두느냐, 다량의 소형서버를 두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업무에 서버 통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HP는 “IBM의 주장처럼 다량의 서버를 통합하면 전력비용이 절감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오픈시스템 서버들은 예전에 비해 전력 소모 및 발열 부분이 많이 개선된 상태라 차이가 크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HP의 수퍼돔 역시 ‘인테그리티버추얼머신’이라는 자사의 솔루션으로 다량의 서버 통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IBM이 서버를 통합한 해외고객 사례를 강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게 HP의 설명이다.
IBM이 강조하는 메인프레임의 TCO절감효과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IBM의 System z 운영시, 전용 운영체제인 'zOS(당시에는 OS390)'의 임차료 및 기기 정비 비용 등으로, 전력비용을 제외한 연간 운영비가 연간 100억 가량 들었다”며 “HP의 수퍼돔으로 전환한 이유가 바로 유지보수 비용 절감”이라고 전했다.
반면 수퍼돔은 장비 도입 시 운영체제까지 포함해 구입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임차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기기 정비도 크게 낮은 가격으로 계약해, 도입 후 2년 내에 초기투자비용 환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수퍼돔 구축 시 하드웨어 비용 및 리호스팅(기존 서버의 애플리케이션들을 새 시스템에서 가동되도록 전환하는 과정) 비용을 포함해 250억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IBM이 메인프레임의 부활에 자신감을 비치고 있지만,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근 메인프레임을 유닉스 서버로 전환한 사례는 등장하고 있어도 아직 유닉스를 메인프레임으로 전환한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BM은 IT 환경 및 관련 가격정책 등에서 국내와는 차이가 있는 해외사례만을 강조하고 있는데, ‘메인프레임 부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등 다른 뾰족한 묘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업계 내에서 제기됐다.
강현주 기자 jjoo@rfidjournalkorea.com
*본지는 국내 전산 사용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총소유비용’이란 점에서 때마침 비용절감을 기치로 등장한 IBM의 메인프레임 전략과 그와 경쟁하는 업체들의 대응전략을 취재하고자 했다. 이 기사는 그 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만일 IBM측의 국내 반증사례가 구체적으로 제시되면 국내 전산 사용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기사화 할 방침이다.<편집자주>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