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올해도 변함없다…저성장 기조 지속

[컴퓨터월드] 다사다난했던 2015년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리고 어느덧 2016년 새해가 밝아왔다. 전 세계적인 불경기 여파로 인해 그 어느 산업군 하나 잘 됐다고 큰 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그 중에서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IT분야다.

전 산업군에 걸쳐 IT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심화되고 있지만, 그만큼 IT산업이 성장했냐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그에 대해 선뜻 답하기 쉽지 않다. 지금도 IT기술은 쉬지 않고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지난해와 다를까? 분야별 IT시장을 전망해본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국내 역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어떤 산업군이든 마찬가지겠지만, IT분야에서 느끼는 체감은 한층 더 크다. IT가 조직의 생산성을 향상시켜주는 요인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투자가 가장 늦게 이뤄지거나 이뤄지지 않는 분야 역시 IT분야라는 것은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도 이와 비슷한 예상치를 내놨다. 한국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IT시장은 -0.4%의 성장률을 보이며 31조 9,500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예상이 들어맞는다면 국내 IT시장은 2013년 이래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 달성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IDC 측은 전통적인 제품 시장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PC(-3.9%) 및 스마트폰(-2.2%) 등 클라이언트 기반 제품 영역의 감소세가 이와 같은 전체 시장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5.3%의 성장이 예상되는 스토리지 영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하드웨어 영역에서 부진이 예상됐다. 기업용 서버 시장은 -4.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IT서비스(2.3%) 및 소프트웨어 시장(5.5%)이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전체 IT시장의 성장세를 이끌만한 전기를 마련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IDC 측은 이처럼 전통적인 IT제품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해, 클라우드, 모빌리티, 빅데이터 및 애널리틱스, 소셜 기술을 포함한 제3의 플랫폼 영역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연계된 사물인터넷(IoT), 인지컴퓨팅, 로보틱스 등 다양한 기술 부문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시장은 개별 제품별 시장의 어려움을 와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 영역에 연계된 시장의 성장으로 하락세를 상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 IT시장의 전반적인 둔화 또는 하락이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주력해왔던 세부적인 분야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본지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데이터 통합·관리 ▲DBMS ▲BI ▲IT성능관리 ▲UI/UX ▲ERP ▲스토리지 ▲네트워크/가상화 ▲서버 ▲보안 등 10개 주요 엔터프라이즈 분야의 올해를 전망해봤다.

 

[데이터 통합·관리]
클라우드 데이터 통합과 활용 중심 MDM에 주목

데이터를 중요한 비즈니스 자산으로 여기고 이를 효과적으로 통합·관리·활용한 기업들의 성공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여러 곳에 흩어져있는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한 효율적인 데이터 통합 및 관리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분야인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및 DW(데이터웨어하우스) 프로젝트에서는 자동화되고 향후 관리 및 확장이 용이한 데이터 통합 도구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빅데이터 환경 또한 마찬가지다. 더불어 클라우드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클라우드 상의 데이터와 기업 내 데이터의 통합 및 분석에 대한 니즈도 높아질 전망이다.

기준정보 생성을 위한 MDM(마스터데이터 관리) 솔루션은 국내 시장의 경우 그동안 전통적인 제조업을 중심으로 데이터 표준화에 초점이 맞춰져왔으나, 해외에서는 활용 중심의 MDM을 비즈니스에 접목해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특히 유통과 금융 분야에서 고객의 360도 뷰(View) 확보를 통해 TCR(종합적인 고객관계 관리)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포매티카 관계자는 “인포매티카는 2016년에도 ETL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데이터 통합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의 국내 사례를 보유한 MDM 시장을 이끌 것이다. 또한 2015년에 게임업체의 클라우드 통합 프로젝트를 완료,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클라우드 통합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DBMS]
인메모리와 클라우드로 새로운 활로 찾아

한국ID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DBMS(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시장은 2014년 5,300억 원, 지난해 5,55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5.2% 성장해 오는 2019년에는 6,83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특히 올해에는 가장 높은 5.5% 내외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6,000억 원 규모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국내 RDBMS 시장 전망 (출처: IDC)

DW 교체, 금융권의 차세대 프로젝트, 기업 데이터 증가로 인한 증설 등에 의해 DBMS 관련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IDC는 분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IoT 등으로 인해 실시간 데이터 처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인메모리DB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DBaaS(서비스형DB)는 현재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쌍두마차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9월 클라우드발전법이 시행되면서 국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클라우드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향후 5년간 연평균 67.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클라우드DB 및 DBaaS 시장을 향한 골드러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프로비저닝, 오토 스케일링, 사용량에 따른 과금 등의 장점들은 적잖은 기업들로 하여금 활용방안을 고려케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기업들은 매우 중요하거나 필수적인 DB의 경우 데이터센터 내 전용 서버 및 스토리지에서 구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DB들은 은행의 고객 계좌 시스템이나 상점의 판매 시스템 등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를 지원하므로, 향후에도 오랫동안 기업 내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DB의 경우 클라우드에서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형태가 대세다. 이렇다보니 DBaaS가 고객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며 향후 IT 혁신을 주도할 장기적인 플랫폼으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 DBMS 벤더들의 반격도 거세다. 현재 외산 제품들이 9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국산 DBMS의 성능 향상에 따른 인식 개선, 외산 벤더들의 엄격한 라이선스 및 유지보수 정책 관리, 정부의 국산 소프트웨어(SW) 진흥책 등이 맞물려 벤더종속성 탈피 및 TCO(총소유비용) 절감을 위해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국산 제품의 도입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MySQL, 마리아DB(Maria DB), 포스트그레SQL(PostgreSQL) 등 오픈소스 DBMS의 약진으로 인해 자칫 샌드위치 신세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국산 벤더들은 인메모리 기술 등을 기반으로 성능 향상을 꾀하면서 이를 극복해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2016년에 국내 경제성장률이 2%대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반적인 IT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DBMS 다변화 요구와 맞물려 핵심 솔루션을 윈백(Win Back) 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 국산 DBMS 벤더들의 제품 경쟁력 강화, 브랜드 인지도 상승, 해외시장 진출 노력 등을 종합해봤을 때 2016년에는 국산 DBMS 점유율이 10%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서버·스토리지 등 하드웨어(HW)와의 최적화된 결합으로 구성돼 컨버지드(Converged) 또는 엔지니어드(Engineered) 시스템으로 표현되는 통합(Integrated) 시스템의 강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주로 IT운영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DB어플라이언스 등 통합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BI]
손쉬운 고급분석이 화두로 떠오르다

초기 BI는 정보계 시스템의 분석업무에 해당되는 OLAP 영역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는 이를 넘어 구매분석, 모바일 출하관리, 수요관리계획, 물류통합정보망관리, 조업기술해석 등 전 산업영역에서 대부분의 업무시스템에 활용되고 있다. BI는 이제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화 됐으며, 이 시장만을 특정해 숫자로 표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IDC의 경우 국내 BI 및 분석도구 시장이 오는 2018년까지 연평균 7.3%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1,711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BI는 단순한 리포팅 도구를 넘어 데이터로부터 시각화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의사결정 지원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I 벤더들은 화려한 시각적 기능과 함께 고급분석(Advanced Analytics) 기능을 강화해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들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의 분류도 2012년 BI 플랫폼, 2013년 BI 및 고급분석, 2014년 고급분석 플랫폼 순으로 변화, 기존 BI에 고급분석이 강화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의 변화

특히, 올해부터 국내 관련 업계들이 IoT 산업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함에 따라, 데이터 모델링 과정에 IT인력의 개입을 최소화시키고 현업이 탐색적 자료 분석(EDA)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손쉬운 분석(Approachable Analytics)’에 대한 니즈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위치 기반 고객 행동 분석, 설비 예지 보전, 품질 개선, 보안 및 사기행위 방지 등을 위해 다양한 조직에서는 각종 기계에 부착된 RFID, 마이크로프로세서, 바코드, 비콘 등으로부터 생성되는 스트리밍 데이터들에 대한 ‘실시간 분석’이 요구될 것이다.

SAS 관계자는 “어프로처블 애널리틱스는 과거 데이터 준비부터 리포트 생성까지 최소 수 일 소요되는 배치(batch) 과정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생성되는 데이터를 바로 처리 및 분석해 활용목적에 맞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SAS 비주얼 애널리틱스와 같이 ETL, MDM, 품질 등 데이터 관리와 BI 제품을 동시에 해결, 비즈니스 현업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산업 특화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도록 기술도 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국산 BI 솔루션의 약진이다. 기존 OLAP의 기본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추가적으로 OLTP 영역에도 적용 가능한 기능을 장착해 시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분석업무를 위한 조회용 화면에서 데이터 입력과 수정이 동시에 가능한 기능, 사내 존재하는 정보를 키워드 한두 개 입력만으로 보고서가 자동 생성되는 기능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아울러 기술의 발전에 따라 국산 솔루션들이 이끄는 프로젝트 개발 방식 역시 IT개발자들의 참여비율이 낮아지고 현업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화면을 구성하고 분석 작업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비아이매트릭스 관계자는 “국산 BI 솔루션은 사용편의성과 기능의 다양성 관점에서 이미 외산 솔루션을 앞섰다고 판단한다. 최근에는 기본적 데이터 분석에서 더 나아가 예측, 통계, 데이터마이닝과 결합된 고급분석을 필요로 하는 추세로, 이는 201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기계학습(머신러닝), 딥러닝 등 최근 현실화가 가속되고 있는 기반 기술들도 접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IT성능관리] 
IoT 및 핀테크 서비스 본격화로 성장 기대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여러 인터넷 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급부상한 APM(애플리케이션 성능관리)은 2010년대에는 포화상태에 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글로벌 APM 시장은 26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며 전년대비 15.8% 성장했으며, 이는 ITOM(IT운영관리) 분야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에 해당한다.

웹서비스가 사내 시스템뿐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의 거의 모든 분야에 활용되면서 그 중요성이 높아졌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APM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한, 새로운 IT트렌드의 등장에 따라 기업들이 급증하는 트랜잭션과 복잡해진 IT환경으로 인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시스템 장애에 따른 비즈니스 위험이 큰 곳부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빅데이터 환경에서 느린 성능, 확장성 및 가용성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발생한 위험과 비용 상승을 줄일 수 있는 해법으로도 APM이 부각될 전망이다.

제니퍼소프트 관계자는 “APM은 투자 대비 효과가 명확하고 가시적인 제품이다. 고객과 기업 인프라 사이 존재하는 WAS(웹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성능을 모니터링하면 웹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고객의 요청에 대한 성능을 측정할 수 있으며, 고객의 웹서비스 사용에 문제되는 모든 상황을 파악함으로써 기업 비즈니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트랜잭션이 증가하고 복잡해지는 IT환경 속에서 기업은 필수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보장하면서도 확장성과 대응성을 확보할 방안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 전망 (출처: 가트너)

올해 국내 APM 시장은 약 220억 원 규모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및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급격한 확대로 데이터가 폭증하는 가운데 IoT와 핀테크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 SMB(중소중견기업) 및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도입이 확산, 이를 위한 SaaS(서비스형SW) 형태의 성능관리 시장도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엑셈 관계자는 “과거 국내 APM 시장은 대부분 WAS 모니터링에 집중됐지만, 최근 기업 IT시스템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웹-WAS-DB 등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각 구간을 연결해 E2E(엔드-투-엔드) 통합 모니터링을 하는 추세다. 복잡한 시스템에서 신속하게 문제 구간을 찾고 해결하고자 하는 니즈가 늘고 있어 점차 APM E2E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2016년은 전통적인 RDBMS 시장 이외에 오픈소스 DBMS, NoSQL DB, 인메모리 클러스터DB, 시계열DB, 하둡 기반 시스템 등 새로운 데이터 처리 방식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DB성능관리 시장은 대체로 DBMS 시장의 5% 가량을 차지함에 따라 올해는 약 27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DB성능관리 솔루션의 수요처는 주로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그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시스템에 도입되고 있어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빅데이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하둡 기반 시스템의 성능관리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하둡 운영 솔루션 또한 점차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UI/UX]
HTML5 웹표준 전환 완료로 성장 기대

2015년은 국내와 글로벌 UI/UX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한 해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제거라는 단편적인 이슈로 시작해 UI/UX 시장에 HTML5 웹표준이라는 키워드를 제대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이 키워드의 회자가 실질적으로 UI/UX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국내의 이슈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벤더들의 향방 또한 관련 시장의 분위기를 확연히 바꾸는데 큰 몫을 했다.

글로벌 브라우저 벤더의 대부분은 HTML5 웹표준 지원을 공식화하고 있다. 구글은 크롬에서 비표준 기술인 NPAPI를 퇴출시키겠다고 나섰고, 파이어폭스도 NPAPI 자동실행을 막으며 향후에는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공지했다. MS는 윈도우 10과 같이 출시된 ‘엣지’에서 액티브X는 물론 실버라이트도 설치할 수 없게 했다. 어도비의 플래시 지원 중단도 이러한 글로벌 벤더들의 방향과 다를 바 없다.

▲ 글로벌 브라우저 벤더의 HTML5 지원 현황 (출처: HTML5TEST.com)

2014년 10월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에 의해 최종 표준으로 제정된 HTML5는 이미 그 이전부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었으며, 기존 웹환경의 한계와 문제점, 특히 멀티미디어 및 인터렉티브한 UI구현에 사용되던 액티브X와 RIA 환경을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UI/UX는 사용자의 의도를 가장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에 한정되지 않고 사람과 연결되는 웨어러블 컴퓨터, 자동차, 헬스케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환경의 급변과 모바일 디바이스의 지속적인 발전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일정한 서비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니즈를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니즈가 국내외 UI/UX시장의 확대를 가져오고 있으며, 올해 시장 규모를 더욱 크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을 선두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에는 한국전력,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방부, 국세청 등이 웹 환경을 개선했고, 2016년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반 기업들의 웹표준 UI/UX 구축에 대한 투자 또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공공부문 SW사업 수요예보’에 따르면 올해 SW구축사업예산은 2조 4,915억 원에 달하며, 그 중 UI/UX 구축에 포함되는 SW개발 부분의 평균 예산은 656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웹표준 UI/UX구축을 위한 공공기관의 예산은 전년대비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관계자는 “2015년에는 기존 UI/UX 구축과 HTML5 웹표준 UI/UX 구축이 양립했다면, 2016년 UI/UX 시장은 웹표준과 모바일,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 IoT로 인한 화면 UI의 통합, 글로벌 인터넷 환경의 변화 등 다양한 니즈로 인해 실질적인 HTML5 웹표준 UI/UX 시장으로의 전환이 완료되고 시장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마토시스템 관계자 역시 “IoT의 발전이 곧 웹과 UI의 미래”라며, “2016년 UI/UX 시장은 HTML5 열풍과 함께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RP]
클라우드 ERP로 저성장 기조 극복

ERP 시장은 포화로 인해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기존 기장서비스 위주 ERP보다는 개선 테마와 목적이 분명한 저가 ERP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또한 침체된 컨설팅 시장에서도 컨설턴트가 상주하면서 지원하던 고가의 컨설팅 대신, 경영개선 테마 중심의 클라우드 ERP를 활용한 단기 컨설팅 방법론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 국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시장 전망 (출처: IDC)

저성장 시대를 해쳐나갈 도약 기회로는 ‘스마트공장’과 ‘클라우드’가 꼽힌다. 먼저 정부의 스마트공장 지원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중소기업 대부분이 안고 있는 생산관리 부재, 현장관리 부재, 일 마감 부실, 재고 부정확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억 원 이상의 ERP 고도화 프로젝트를 필요로 했으나, 최근에는 클라우드 모바일 ERP를 통해 단기간에 경영개선 목적에 따른 테마별 선택적 적용 및 해결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국내 중소기업들의 클라우드 ERP에 대한 인식전환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은 IaaS에 치중돼있는 상태이나, 향후 3년 동안은 SaaS의 도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aaS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다면 ERP 역시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영림원소프트랩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모델 다변화의 시기로, 예측 못했던 이유로 대규모 구매 가능한 사업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이를 예측해 클라우드 모바일 통합 솔루션과 운영 콘텐츠 및 서비스 모델을 준비한 기업에게는 기회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 클라우드 도입이 관건

최근 스토리지 시장을 놓고 고대 중국의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고대 주(周) 왕조 때 국력이 쇠퇴하면서 제후세력들이 차세대 패권을 놓고 독립적으로 국가를 세우기 시작했으며, 이후 십여 개 정도의 국가가 수백 년 동안 서로 경쟁(전쟁)을 하다가 또 다시 하나의 국가가 패권을 잡고 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수백 년 동안 전쟁이 반복되면서 당연히 국민들은 고생을 했지만, 의외로 지금 세대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경쟁이 심하다 보니 인재를 등용할 때도 출신을 우선시하지 않는 투명한 등용 시스템이 활발했고, 농업기술과 상공업, 그리고 중국의 학문과 사상이 발달할 수 있는 근간이 됐다는 평가다. 당시 극에 달했던 경쟁이 고대 중국의 발달에 산업적, 사상적으로 크게 기여를 했다는 얘기다.

지금의 스토리지 시장도 이와 유사하다는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전 세계 스토리지 시장을 압도적으로 지배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그 세력을 잃어가고 있고, 십여 개의 신생 스토리지 벤더들이 차세대 패권을 놓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당연히 구세력은 아직 굳건하다는 말을 하겠지만, 이미 시작된 변화는 신기술과 효율성, 그리고 벤처정신으로 무장한 젊고 날렵한 기업에게 그 패권이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춘추전국시대의 결과가 그러했듯이 궁극적으로는 한두 곳의 신생 스토리지 벤더가 최신 플래시 기술로 스토리지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고, IT시장의 발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된 이유로는 단연 클라우드를 들 수 있다. 클라우드는 국내에서 지난해 클라우드발전법 시행에 따라 그 활용사례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 국내 클라우드 환경 구현 위한 스토리지 솔루션 시장 전망 (출처: IDC)

이에 한국IDC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국내 클라우드 환경에 도입되는 스토리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는 스토리지 솔루션 수요가 2018년까지 연평균 10.6%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중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도입하는 스토리지 솔루션 시장은 2018년까지 연평균 8.2%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 도입되는 스토리지 솔루션 시장은 연평균 11.8%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 그들의 IT 서비스 모델의 가치 제고를 위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구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사로부터 직접 부품을 구매하여 자체 제작하는 방식을 통해 유통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비용 효율을 확보하고, 자사의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아키텍처를 신속히 구현함으로써 비즈니스 민첩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추세는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과도기적 시점의 현재 스토리지 시장에 대해 님블스토리지코리아 관계자는 “지금의 스토리지 시장은 매우 불확실하다. 플래시 기술이 나오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토리지 기업들이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몇 년 후에는 이들 기업에서 제대로 된 기술지원을 받기가 힘들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신생기업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 가장 앞서있다고 생각되는 기업의 기술 도입을 권장하고 싶다. 이들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IT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네트워크/가상화]
네트워크 가상화 중심으로 클라우드 지도 그려

디지털 위성방송 서비스 회사로 미국 전역에 방송을 중계하는 다이렉TV(DIRECTV)는 IT업계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이름이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해 비즈니스 혁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이렉TV는 가상화 환경을 조성하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해 시청률 폭증 시점의 네트워크 병목현상을 해소하면서도 고객들에게 보다 원활하고 매끄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기업이 하드웨어적 접근보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소비자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본격적인 도입 2주기를 맞는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도입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AT&T와 영국 보다폰, 중국의 차이나텔레콤, 일본 NTT 등 주요 통신사를 비롯해 전 세계 주요 은행 중 80%가 네트워크 가상화를 통해 하드웨어 등 인프라 구축비용은 줄이고 보안은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이베이, AT&T, 페이팔 등 다양한 분야의 다국적 기업들도 연이어 이를 채택해 그 효용이 입증되면서 네트워크 가상화는 컴퓨팅 가상화에 이어 필수적인 도입 요소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인 VMware NSX의 경우 전 세계 1,000여개 고객사가 이미 구축했거나 구축을 준비하고 있으며, 2016년에도 그 도입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국내에서도 보다 안전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지속되면서 보안 강화에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 가상화 구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가상화를 이용하면 복잡한 보안 네트워크를 간편하고 신속하게 구성할 수 있고, 기존 방화벽으로는 구현이 어려운 서비스 단위 혹은 가상머신 단위의 보안정책 적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 그룹별로 방화벽을 적용할 수 있는 보안 세분화 구성(Micro-Segmentation)이 가능해져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의 기본적인 보안성이 향상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하드웨어를 계속 구매하는 대신 간단히 소프트웨어만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절감된다. 자동화 기능 덕분에 네트워크 구성 및 서비스 제공 시간이 며칠에서 몇 초 내로 획기적 단축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더해 필요한 경우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빌려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클라우드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에서는 핵심 업무에 대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비교적 간단한 업무이거나 워크로드가 집중될 경우에 한해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전문 기업의 자동화된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운영과 관리가 한층 수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트너는 2016년이 프라이빗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의 본격적인 전환이 시작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전 세계 대기업의 절반가량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하니 성장세를 주목해봄직하다.

이제 기업들의 화두는 ‘클라우드가 무엇인가’에서 ‘어떤 클라우드를 도입할 것인가’로 바뀌었다. 많은 기업들이 퍼블릭이냐 프라이빗이냐를 놓고 논쟁하는 대신, 이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16년 클라우드 컴퓨팅이 새로운 대규모 IT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컴퓨팅과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하는 데이터센터 가상화가 국내 ICT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버]
통합시스템 강세 및 강력한 보안성능 갖춘 신제품의 시장 주도

2015년 국내 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약 3%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6년 서버 시장의 성장률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정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서버 기술의 발전과 시장 다각화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서버 업계는 대대적인 성능 향상 및 강력한 보안 기능 등 신기능을 장착한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새해에는 신제품을 중심으로 한 점유율 다툼과 그로 인한 순위 변동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오라클 관계자는 “오라클은 지난 9월 오라클 오픈월드(Oracle OpenWorld)에서 시큐리티 인 실리콘(Security in Silicon) 및 SQL 인 실리콘(SQL in Silicon) 기능을 탑재한 스팍 T7 및 M7 서버 신제품을 선보였다. 칩의 기본 단위인 실리콘 내에서 고급 침입 보호 및 암호화 기술, 데이터 기능을 구현함으로써 보안과 성능을 보장한다. 한국오라클은 새해에 신제품 비즈니스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통합 시스템의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시스템이란 서버와 스토리지 및 네트워크 인프라, 그리고 해당 환경 설치 및 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함께 구성 된 솔루션으로 IT운영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점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IT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서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aaS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PaaS가 필수적이고, PaaS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IaaS까지 요구된다. 이에 올해는 IaaS가 서버 업계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업계의 요구에 발맞춰 많은 기업들은 SaaS, PaaS에 이어 올해 IaaS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데이터 보안 및 기존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을 이유로 퍼블릭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을 동시에 구현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이 각광받고 있다. 따라서 IaaS의 성장이 곧바로 온프레미스 서버 시장의 쇠퇴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각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상호 공존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저가경쟁으로 서버 시장이 몰락할 것이라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 서버시장에서는 지속적인 첨단 기술의 개발과 관리 효율성의 향상을 앞세운 혁신적인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려는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에 2016년 서버 시장은 전통적인 x86 및 유닉스 서버 분야뿐 아니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 시장의 소용돌이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예견하고 있다.
 

[보안]
국가간 사이버 갈등 심화…국가 기반 시설 취약점 대비해야

IT가 발전하면 할수록 그에 따른 보안 위협도 다양해지고 또 강력해지는 추세다. 백신 프로그램만으로 간단하게 바이러스를 치료하던 시절은 옛말. 이제는 어디서 어떻게 침투할지 모르는 악성코드들에 대비하기 위해 백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안 솔루션들이 투입돼야만 하는 시기다.

문제는 이런 위험들이 단지 특정 개인만의 소행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0년 이란의 핵시설 등을 표적으로 했던 스턱스넷은 배후에 국가기관이 개입했을 것으로 여겨졌으며, 2014년 소니픽쳐스를 해킹했던 그룹도 당시 영화 개봉을 반대하던 북한 측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2014년 국내 한수원 해킹사고도 발생한 이력이 있는 만큼, 다양한 정보보안 기업들이 2016년 주요 보안 이슈로 ‘국가간 사이버 갈등의 심화’를 꼽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블루코트가 발표한 ‘2016 보안시장 전망’에 의하면 최근 사이버 전쟁의 신흥 세력으로는 정교한 기술로 무장한 나이지리아와 같은 국가들이 있으며, 반면 중국과 북한 등은 최근 5년간 해킹 수법이 크게 발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크게 발전하지 않은 수법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속적인 공격을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라는 평가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도 동남아시아 지역 정부 기관 및 군사 조직을 타깃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인 ‘로터스 블로썸(Lotus Blossom)’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팔로알토 네트웍스 측에 의하면 ‘로터스 블로썸’ 공격은 최소 지난 3년 전부터 홍콩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타깃으로 이뤄져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공격 건수는 50건을 상회한다. 모든 공격에 자체 개발한 트로이 목마(Trojan) ‘엘리스(Elise)’를 사용했으며, 스피어-피싱(spear-phishing) 이메일을 통해 타깃 시스템에 대한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체 제작한 툴과 광범위한 리소스들을 사용하여 수년 간 지속되고 있는 이 공격은 조직적인 자금력을 배후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공격의 특징들을 봤을 때 동남아시아 정부 및 군사조직과 외교적 이슈가 있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사이버 스파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 KISA는 국가간 사이버공격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고,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해킹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공격들의 목적이 정보유출도 있겠지만, 국가기반 시설 등을 파괴함으로써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스파이 등을 침투시켜 공작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산업이 IT시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원격지에서 안전하게 이를 파괴하면 공격자의 입장에서는 피해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되는 추세다.

이는 분단국가라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KISA 역시 향후 3년 내 산업화가 시급한 정보보호 10대 기술 중 하나로 원전 등 사회 기반시설 해킹을 방지하는 ‘산업용 방화벽 등 접근제어 및 망분리 기술’이 필요하다 밝히며, 이에 대한 사전 방지 대책과 함께 신속한 사고 처리, 복구 등 사후 대응 시스템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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