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데이터 센터 연간 전기세 72억 달러, 공급업체 저전력 제품 출시 봇물

요즘 기업들은 시스템을 도입할 때 총 소유비용(TCO)을 꼼꼼히 따져본다. 도입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TCO 항목이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핵심요소 중의 하나가 전력 비용이다. 이처럼 고객들이 전기세 절약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IT 업체들은 최근 전산 시설 및 데이터 센터의 총 소유비용(TCO)를 낮춰주는 저전력 제품 및 전력관리 솔루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강현주 기자 jjoo@rfidjournalkorea.com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먼저 전산 시스템의 핵심인 중앙처리장치(CPU)의 개선이 필요하다. CPU의 성능 및 집적도, 발열량, CPU 제조 시 사용된 재료, 필요시에만 전력을 소모하도록 해주는 스위칭 기능 등에 따라 전체 서버의 전력소모량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인텔, AMD 등 CPU 업체는 고성능·고집적도의 멀티코어 CPU 개발이 한창이다. 후지쯔 등도 자사의 유닉스 서버에 탑재되는 자체 CPU의 집적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서버 업체들은 이러한 저전력 CPU를 탑재한 서버를 개발·출시하고 있으며, 가상화 및 통합 제품을 내놓고 있다.

CPU 성능·집적도 높여 전기 소모량 낮춰
전력소모의 핵심인 CPU를 제조하는 인텔과 AMD는 저전력 제품을 만들기 위해, CPU의 성능 및 집적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단 성능이 높으면 빠른 속도로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으며, 서버 가상화를 가능하게 해 전력 절감과 직결된다. 이에 양사는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꾸준히 개발 중이다.
최근 인텔이 발표한 멀티코어 저전력 제품에는 65nm 공정의 쿼드코어 CPU인 L5320,5310이 있다(사진1). 이 제품들은 전력소모가 50W로, 기존 인텔 제품보다 최고 60% 까지 전력소모량이 낮다.
이 제품으로 펜티엄3 기반의 서버 8대를 1대로 통합한 가상화 사례가 있다. 2웨이 서버에 이 쿼드코어 CPU 2개를 탑재, 총 8개의 코어에 서버를 하나씩 할당한 셈이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부장은 “기존 8대의 시스템에 비해 통합된 서버의 전력소모는 87%가량 절감됐으며, 속도는 66%가량 빨라졌다”며 “냉각 비용 절감까지 포함해, 이 통합된 서버 1대당 연간 6000달러의 전기세가 절약 된다”고 전했다. 8대가 1대로 줄어든 만큼 발열량도 크게 줄어 냉각 비용까지 아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아직 쿼드코어를 출시하지 않은 AMD는 인텔의 듀얼코어 ‘우드크러스터’를 탑재한 시스템과 자사의 듀얼코어 ‘옵테론’을 탑재한 시스템을 비교, 자사 제품의 전력소모량이 적다고 주장한다.
AMD코리아 나동용 이사는 “CPU만을 놓고 비교해보면 인텔 우드크러스터의 전력소모량은 65W, AMD 옵테론은 95W로 AMD 제품의 전력소모량이 더 높지만, 이들을 탑재한 전체시스템을 놓고 보면 인텔 시스템이 258W, AMD 제품이 242W로 인텔의 에너지 소모가 더 높다”고 주장한다. AMD 제품은 인텔 제품과 달리 CPU 안에 메모리 컨트롤러가 자체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나 이사의 설명이다(그림1).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인텔은 “성능 역시 고객들의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같은 사양의 시스템이라도 성능은 인텔이 앞선다”고 반박한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처리 업무의 성격에 따라 성능은 다르게 나타난다. 인텔 시스템의 경우 장시간 가동시 AMD에 비해 좋은 성능이 발휘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신소재도 전력 절감에 한 몫
그 외 인텔과 AMD의 CPU 제품은 공통적으로, 서버가 가동 될 때만 전기가 흐르게 하는 자동 스위칭 기능을 가지고 있다.
양사는 멀티코어 개발 외에도 CPU 제조 시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집적도가 높으면 칩의 크기는 작아지고, 적은 전하량만으로 CPU 가동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그만큼 전력소모가 줄어든다.
인텔의 경우 현재 65nm공정 CPU들이 주력 상품인 가운데, 45nm공정 CPU 시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이 제품들의 상용화를 연구하고 있다. 이 시제품들은 반도체의 전통적인 소재인 실리콘이 아닌, ‘하이케이’ 및 ‘메탈게이트’라는 신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부장은 “실리콘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이면 전기 누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소재를 사용해 고집적도 CPU의 전기 누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AMD 역시 65nm 제조 공정 기반 CPU들이 주를 이루는 한편, IBM과 공동으로 45nm 공정 CPU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AMD와 IBM도 ‘울트라-로우-K 절연체’라는 신소재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신소재는 배선에 의한 지연 현상을 기존 소재인 ‘로우-K 절연체’의 15% 가량 낮췄다”고 전했다.

유닉스계도 전력 줄이는 CPU 설계 나서
그 외 후지쯔, 썬도 자사의 유닉스 서버에 탑재될 CPU를 전력소모 절감 기술을 적용해 제조하고 있다.
후지쯔는 유닉스 서버용 CPU ‘스팍64’ 제조 시 클럭 분배를 Mesh 방식 대신 H-tree 방식을 채택, 전기가 통과하는 길의 거리를 줄였다. 즉 H-tree는 Mesh에 비해 전기의 ‘지름길’을 제공하는 셈이다(그림 2).
스팍64도 인텔과 AMD의 스위칭 기능처럼, 사용하지 않는 클러스터의 클럭을 정지시켜주는 클럭-게이팅 및 캐쉬를 분할 해 필요한 블록에만 액세스 해주는 캐쉬 제어 기능을 가지고 있다.
후지쯔는 스팍64의 차기버전을 올해 안에 출시, 유닉스 서버 신제품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 CPU는 2.16기가헤르츠의 스팍64보다 클럭스피드가 높아진 2.4기가헤르츠의 듀얼코어 제품일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쯔도 CPU의 집적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스팍64 및 올해 나올 신제품은 90nm공정이며, 내년부터는 65nm 공정 기반 CPU를 출시한다는 게 후지쯔의 방침이다.
후지쯔도 CPU의 집적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스팍64 및 올해 나올 신제품은 90nm공정이며, 내년부터는 65nm 공정 기반 CPU를 출시한다는 게 후지쯔의 방침이다.
썬의 유닉스 서버용 CPU인 ‘울트라스팍T1프로세서’도 90nm 제조 공정 기반이지만, 범용 CPU인 후지쯔 제품과 달리, 특정 워크로드 전용으로 설계됐으며, 1.4기가헤르츠의 8코어 프로세서다. 이 CPU는 프로세서에서 메모리에 직접 액세스 하는 방식으로 메모리 지연 시간을 감소시켜주며, 32개의 쓰레드를 동시에 지원하는 ‘쿨쓰레드’ 기술로 열발산을 감소시켜주는 것이 특징이다.
썬은 “울트라스팍T1의 전력소모량은 70W로 타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쿨링 비용 등을 낮춰 준다”고 소개한다.
썬의 유닉스용 CPU는 현재 90nm 공정 기반의 8코어가 주를 이루며, 조만간 60nm 공정 기반의 CPU를 생산할 예정이다.

냉각 시스템이 전력소모의 주범
하드웨어 자체의 전력 소모를 줄인다고 해도 다음으로 ‘열관리’라는 문제가 뒤따른다. IDC는 서버 자체의 전력 소모량 보다 시스템 가동 시 발생하는 열을 식혀줄 수 있는 냉각 시스템이 전력을 더 소모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데이터 센터에서 항온항습에 드는 전력이 전체 전력소모의 63%를 차지한다. 그만큼 효율적인 열관리가 데이터 센터 내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그림3).
IBM, HP 등은 데이터 센터의 효율적인 냉각을 위한 솔루션들을 출시, 본격 마케팅에 들어갔다. 열관리에 초점을 둔 전반적인 데이터 센터 구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게 양사의 공통적인 방침이다. 이들 솔루션은 모두 ‘위치별 온도환경에 따른 차등 냉각’을 골자로 하고 있다.
HP는 데이터 센터가 위치 별 온도환경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24도를 유지하도록 설정하는 것과 비효율적인 기기 배치 등으로 전력을 낭비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HP의 ‘서멀 어세스먼트’는 3D 모델링을 이용한 CFD(전산 유체 역학)로 센터 내 냉방 및 공기 흐름을 분석, 열섬 지역에 대한 냉방 계획을 수립해주는 솔루션이다. HP는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센터 전체 상면 레이아웃 및 공조시설 설계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그림4).
HP의 ‘다이나믹 쿨링’은 지능형 센서로 센터 내 온도 변화를 감지해, 위치별 온도에 따라 동적으로 온도를 제어하는 솔루션이다.
그 외 ‘스테이틱 쿨링’, ‘고집적 데이터 센터’ 등의 솔루션은 효율적 냉각을 위한 기기 배치, 케이블 관리 및 고집적 시스템의 집중식 냉방 등을 제공한다.
HP는 자사 솔루션의 투자 수익과 관련해 “데이터 센터를 신규로 구축하는 고객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미 데이터 센터가 구축돼있는 경우라도 연간 전기료가 수억 이상 든다면 도입할만하다”고 전했다.

IBM·HP “뜨거운 곳만 골라서 냉각”
HP는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에 포함될 변속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 모터는 찬바람의 온도만 조절해 주는 현재 시스템에서 나아가, 바람의 세기도 조절해주는 제품이다. 또 열섬 방지 센서 로봇도 향후 출시할 예정이다.
IBM 역시 자사의 데이터 센터 전력관리 툴들 중 하나로 CFD 시뮬레이션 방식의 열분석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그림5). 데이터 센터 내 열섬 위치를 파악, 이를 효율적 냉각 관리에 활용한다. 또한 전산실 내 공조기 및 서버 등의 위치, 케이블 관리 등 전체적인 센터 디자인을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두고 구축해주는 솔루션 등도 HP와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그 밖에 IBM은 전산 설비를 미리 한꺼번에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필요할 때마다 설치하는 솔루션인 ‘스케일러블 모듈러 데이터 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IBM은 현재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의 문제점으로, 고집적 서버에 충분한 풍량을 공급하지 못해 발생되는 랙 후면의 열기가 랙 전면의 흡입구로 재순환 되는 구조를 지적했다. IBM은 그 대안으로 랙 후면에 자사의 보조 냉각장치인 ‘쿨블루’를 설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쿨블루는 도어타입의 수냉식 냉각장치로, 서버 후면 도어와 같은 크기다(사진2). 장비의 배출열을 식혀서 후면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랙 후면 온도를 30도까지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별도의 팬이 없기 때문에 전력소모 없이 냉각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통합 서버야말로 최상의 저전력 제품”
IBM은 수백대의 서버를 한 대로 통합하는 것이 가능한 자사의 메인프레임 서버인 System z을 저전력 제품으로 소개한다. 실제로 IBM은 미국의 보험사 ‘네이션와이드’에서 700대의 x86서버 및 유닉스 서버를 2대의 System z으로 통합한 사례를 갖고 있다. IBM에 따르면, 네이션와이드는 서버 통합으로 전력 및 공간 비용을 80% 가량 절약했다.
썬은 앞서 언급한 ‘울트라스팍T1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인 썬파이어 시리즈(코드명 나이아가라)인 썬파이어T1000, T2000을 저전력 제품으로 내세운다.
썬파이어T1000은 대규모 멀티쓰레딩 지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썬은 이 제품을 “타사보다 전력소모가 절반에 불과하며, 500대 기준으로 연간 7.5억 원의 전기세를 절감해주는 제품”이라고 주장한다.
썬파이어T2000은 4개나 6개 또는 8개의 코어를 탑재하는 2U서버로, 랙형 2RU 엔클로저를 채용한다. 썬은 이 제품의 전력 소모량은 325W에 불과하다고 소개한다. 쓰루풋 레벨을 향상시킴으로 전력소모 및 발열량을 줄여준다는 원리다.
썬파이어 서버의 쿨쓰레드 기술로 데이터 센터의 서버 수를 75%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썬의 설명이다.
그 외 HP, IBM, 델 등은 저전력 블레이드 서버를 출시했다.
델의 ‘파워에지’ 시리즈는 인텔의 쿼드코어 CPU를 탑재한 블레이드 서버로, 델의 기존 블레이드 서버제품보다 약 40%의 전력 절감 효과가 있다. 델은 “이 서버의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10%~15% 정도 비싸지만, 5대 이상 도입 시 연간 총소유비용 절감액은 가격 차액 이상이 된다”고 설명한다.
HP는 자사의 블레이드 서버인 ‘P클래스’ 제품군의 발열관리 등을 강화한 ‘C클래스’ 제품군을 출시했다. C클래스 서버는 새롭게 개발한 ‘액티브 쿨링팬’이 장착 됐다. 이 팬은 적은 회전으로 높은 공기압력을 만들도록 디자인돼, 기존 팬보다 적은 전력을 사용하며, 효율적으로 서버의 열을 식혀준다. HP는 이 팬 1개로 5개의 1U 서버를 냉각 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서버 내에는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에어덕트가 있어, 냉각된 공기를 바로 밖으로 내보내 준다. 또한 부하량에 따라 CPU 클럭을 조절해주는 ‘파워레귤레이터’ 기능이 ‘C클래스’ 서버의 특징이다.
IBM의 블레이드 서버인 ‘블레이드센터’ 제품군도 고효율 냉각팬을 장착했으며, 각 컴포넌트로 통하는 2중 공기 통로로 공기 이동을 감소시킨 것이 특징이다. IBM은 자체 테스트 결과를 앞세워 “HP의 C클래스의 냉각기술보다 IBM의 냉각 기술이 60%가량 전력 사용량이 적다”고 주장한다.
그 밖에, 후지쯔의 하이엔드 인텔 아키텍처 서버인 ‘프라임퀘스트’는 모든 케이블을 한곳으로 통합한 디자인으로, 전기가 흐르는 길을 짧게 해줘 전력절감 효과가 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