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와 정통부 RFID 협력모델 물건너 가

산자부와 정통부의 공조가 절실히 요구됐던 RFID전문가그룹(RFID Expert Group korea) 발족이 결국 정통부 산하인 한국RFID/USN협회 단독으로 추진된다. 이로써 그동안 일말의 기대를 모았던 정부 부처간 협력체제는 '어김없이 힘겨루기의 단면만 보여주고' 사실상 물건너갔으며, 이로 인해 향후 두 부처간 경쟁이 더욱 심화돼 이제 막 걸음마를 떼려는 RFID 산업의 발목을 잡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RFID 관련 양대 기관인 한국RFID/USN협회(회장 김신배)와 한국유통물류진흥원(원장 김승식)은 REG코리아 발족을 위해 지난해부터 줄곧 협의해 왔으나 운영과 인적 구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끝내 한국RFID/USN협회가 단독 추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파경은 지난 1월 16일 개최된 한국RFID/USN협회 제11차 정기이사회에서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이 당시 정기이사회 회의자료에는 'REG코리아 구성과 운영에 대해 한국유통물류진흥원과 약 4개월 간 협의했으나 합의점에 다다르지 못해, 정통부,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협회 단독으로 추진키로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그 이후 RFID/USN협회와 GS1 코리아 측은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으나 양측 주장이 맞서 평행선을 달려오다가, 결국 RFID/USN협회가 3월 13일 REG코리아창립기념 국제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면서 단독 추진으로 일단락됐다.

양측은 REG 구성인원과 운영방법에 있어 서로 주장하는 바가 판이하게 달라 결국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REG 구성인원의 경우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REG 창립준비위원으로 구성된 명단만 보면 RFID/USN협회 회원사, 정통부 산하 기관, 교수가 대부분이다. GS1측과 GS1회원사는 찾아볼 수 없다. 철저히 배제됐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GS1측 관계자는 "REG 창립준비위원을 구성할 당시 RFID/USN협회측에 'GS1과 동등한 인원으로 구성할 것'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REG 운영방법의 경우도 이견을 보인 듯 하다. 현재 AIM글로벌 산하에 REG가 위원회로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GS1측은 공동운영의 방법을 조율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AIM코리아는 한국유통물류진흥원에서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으나, REG가 구성돼 있지 않다는 점이 RFID/USN 협회측이 단독으로 추진하는 빌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REG코리아가 설립이 되면 AIM글로벌 산하의 REG가 아닌 AIM글로벌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별도의 일반적인 RFID 전문가 그룹으로 운영될 공산이 커졌다.
REG코리아의 RFID/USN협회 단독 추진에 대해 GS1코리아측은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응해 GS1코리아는 내부적으로 AIM코리아 산하에 별도 RFID 관련 협의회 설치를 현재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와 정통부는 작년 RFID 산업화 협의회 창립 과정에서도 힘겨루기를 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RFID산업 활성화를 위해 양 부처간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FID 산업이 활성화되기도 전에 정통부와 산자부로 대변되는 양 부처간 힘겨루기는 RFID산업 활성화에 도움은커녕 찬물을 끼얹을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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