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용량 확장해주는 신기술… ‘VTL 수요 기폭제 될 지’ 주목

국내 백업 업체들이 ‘데이터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을 탑재한 VTL 장비들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퀀텀, EMC, 삼부시스템, HDS, 넷앱 등이 이 기술의 중요성을 적극 강조하고, 잇따라 신제품 출시한 데 이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디듀플리케이션이 올해 백업 시장에 정착할 것이며, 향후 2-3년 내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부 업체는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이 전통적인 테이프라이브러리의 입지를 축소시킬 것으로 보고 이 분야 기존 수요처를 겨냥한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강현주 기자 jjoo@rfidjournalkorea.com

디듀플리케이션이란 데이터 저장시 중복된 부분을 삭제해 줌으로써 저장 용량을 10배~50배까지 크게 확장해주는 기술이다. 디듀플리케이션 제품은 분산 컴퓨팅 환경 속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백업량 때문에 고민하는 기업들로부터 주목 받기 시작했다. 텐자그룹(Taneja Group)은 “‘VTL 용량 최적화(Capacity Optimized VTL)’제품은 2010년에 1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텐자그룹이 말하는 ‘VTL 용량 최적화’의 핵심 요소에 이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이 포함된다.

하드웨어 방식과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구분
퀀텀, EMC, 삼부시스템(세파톤의 한국 총판), HDS, 넷앱 등은 최근 디듀플리케이션 제품을 국내에 잇따라 출시,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업체별로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디듀플리케이션 제품은 기존 VTL에 중복 데이터를 삭제 시켜주는 새로운 엔진 하나가 더 추가되는 것이므로, VTL 구현 방식에 따른 장단점이 디듀플리케이션 제품에 그대로 반영된다.
VTL의 구현은 하드웨어적인 방식과 소프트웨어적인 방식으로 구분된다.
하드웨어적인 방식은 VTL 장비의 각 디스크마다 가상화 엔진을 탑재하는 것을 말하며, 소프트웨어적인 방식은 모든 디스크들을 가상화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워크스테이션에 연결하는 형태이다.
하드웨어적인 방법은 디스크와 가상화 엔진이 직접 붙어있어, 연계가 확실해 성능을 신뢰할 수 있는 반면, 디스크를 자유롭게 갈아 끼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디스크 용량 확장면에서 유연하지 않다.
반대로 소프트웨어적 구현방식은, 워크스테이션에 탑재되는 가상화 소프트웨어가 각 디스크의 전용이 아닌 범용이므로, 호환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디스크와 디듀플리케이션 엔진간의 연계가 하드웨어적인 방식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성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반면 소프트웨어적 구현 방식의 장점은 용량 확장이 필요할 때 디스크만 갈아 끼우면 된다는 유연성이다.
퀀텀의 ‘DXi시리즈’, 세파톤의 ‘델타스토아’, 넷앱의 ‘Near Store VTL’ 등이 하드웨어적인 구현 방식에 기반한 디듀플리케이션 제품들이며, EMC의 ‘아바마’, HDS의 ‘프로텍티어’ 등이 소프트웨어적인 방식으로 구현되는 제품들이다.

각 제품마다 장단점 달라
또한 중복된 데이터를 제거하는 작업을 클라이언트단(서버)에서부터 실행하는지, 백업단(스토리지)으로 모든 데이터들을 가지고 온 후, 백업단에서 실행하는지에 따라서도 성격이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EMC의 아바마가 클라이언트단에서부터 디듀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방식의 제품으로, 저장할 데이터가 백업단으로 가는 과정에서 네트워크 상의 부하를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방식에 대해 “원거리에서 네트워크 백업을 받을 때는 비교적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광케이블을 사용하는 SAN(Storage Area Network) 환경 내에서는 크게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SAN의 광케이블 대역폭은 어차피 충분히 넓기 때문에 전송과정에서의 부하 방지는 의미가 없으며,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각 서버마다 중복 제거를 위한 프로그램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서버 부하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백업단에서 중복된 데이터를 삭제하는 작업을 해주는 제품들은 SAN 환경에는 적합하고, 아바마와 같은 제품은 네트워크 백업을 받는 경우, 특히 원거리 백업에 효율적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테이프 라이브러리는 위축 될 것인가’
업계에서는 데이터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이 전통적인 테이프라이브러리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파톤 총판업체인 삼부시스템의 안대준 차장은 “디듀플리케이션 제품의 타깃은 기존 테이프 백업 고객들이므로, 이 고객들을 끌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 차장은 “디듀플리케이션 엔진이 탑재된 VTL 장비가 상용화 되면 기존 VTL 장비는 가격이 떨어질 수 있고, 그 여파로 테이프라이브러리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테이프 백업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저장 용량이 큰 VTL이 등장했음에도 테이프라이브러리 시장이 여전히 존속했던 이유는 VTL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장점 때문이었으나,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의 등장으로 이마저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반면 퀀텀코리아의 김정균 과장은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은 중복된 데이터가 없는 새로운 콘텐츠만이 업데이트 되는 분야에서는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서 구입할 필요가 없다”며, “100% 새로운 내용만이 올라오며, 가상이 아닌 물리적인 저장 매체가 필요한 방송이나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는 테이프라이브러리 수요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밖에 많은 양의 데이터 백업이 필요하지 않은 소규모 기업 고객들도 테이프 백업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동성이라는 특성과 아카이빙과 같은 용도에 따라 테이프의 수요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융·통신·대기업에서 수요 예상 돼
한국EMC, 넷앱코리아, 퀀텀코리아는 이미 국내에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을 장착한 제품 발표를 마친 상태이다.
그 외 업체들도 디듀플리케이션 제품과 관련한 채널 및 협력업체 교육을 강화 하는 등,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들어간다. 그러나 등장한 지 얼마 안 된 신기술인 만큼, 국내에서 이 제품을 도입한 고객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업체들은 기존 테이프라이브러리 고객 및 VTL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데이터 백업이 필요한 모든 분야의 고객’이 공략 대상이지만 공급업체들의 공통된 주요 타깃 층은 금융·통신 부문과 대규모 기업이다.
금융권은 고객 데이터와 관련해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직면해 있고, 온라인 통신부문은 이메일 사이트 및 UCC 사이트 등에서 데이터량이 폭주하고 있으며, 대기업은 백업해야 할 데이터가 많을 뿐 아니라 분산된 환경에 처해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데이터 디듀플리케이션 기술을 내장한 VTL 제품에 특히 관심을 보일 것으로 벤더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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