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데이터 인수 완료 후 단숨에 SAN 시장 77.2% 점유

브로케이드가 최근 맥데이터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 인수로 브로케이드는 2,400명의 직원을 거느린 기업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1,300만 SAN포트, 4만여 디렉터(다수의 CPU를 탈·부착 할 수 있는 스위치)에 이르는 설치사이트를 보유한 기업으로 규모가 확장되었다. 이로써 브로케이드는 전세계 SAN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77.2%(매출기준)로 크게 늘어, SAN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하게 됐다.
강현주 기자 jjoo@rfidjournalkorea.com

델오르의 조사에 의하면, 브로케이드의 맥데이터 인수 후 2006년 4분기 전세계 SAN 시장 점유율은 브로케이드 77.2%, 시스코 17.8%, 큐로직 4.7%, 에뮬렉스 0.2%로 나타났다. 또한 디렉터 제품의 매출 순위도 작년 3분기에 1위였던 시스코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스위치 제품의 매출은 브로케이드가 85%를 차지해 ‘독무대’에 가깝다. 이로써 기존에는 브로케이드, 맥데이터, 시스코시스템즈(이하 시스코)의 3강 체제였던 파이버 채널 스위치 시장은 브로케이드가 거의 독주하는 구도로 굳어졌으며, 이 가운데 시스코가 유일한 경쟁사로 남을 전망이다. 양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제품의 강점을 살려 금융권 및 공공 부문 시장을 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점유율만 높다고 독과점 아니다”
한국 지사인 브로케이드코리아 역시 이번 인수에 따라 국내 SAN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기존 맥데이터코리아의 고객이었던 포스코, KTF 등을 브로케이드코리아가 그대로 승계 받아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WAN을 통한 장거리 재해복구 시 사용되는 CNT 장비인 ‘USD-X’가 브로케이드의 제품군에 추가돼, 국내 금융·통신·공공 분야 등에서 대형 고객들을 공략 할 수 있게 됐다.
브로케이드코리아의 김정대 부장은 “맥데이터 장비의 운용체제를 브로케이드가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맥데이터가 진화해 온 만큼, 이미 우리가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며 “이번 인수는 기술적인 보강보다는, 고객 승계로 인한 시장적인 시너지효과에 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브로케이드는 맥데이터 인수와 함께 전체 SAN 시장 점유율 77.2%를 차지함으로써 관련업계로부터 독과점을 우려하는 여론을 사고 있다.
브로케이드코리아의 권원상 지사장은 “맥데이터 인수 시 미국 독과점 협의회의 기준을 통과하고 승인 받은 사안일 뿐 아니라, 주주들의 동의도 얻었다”며 이번 인수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독과점이란 한 업체의 독주로 인해 고객이 턱없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등 피해를 보는 경우를 일컫는 것이지, 시장 점유율만 높다고 독과점이라고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남은 경쟁사는 시스코 뿐
브로케이드는 시스코를 “무서운 경쟁사”로 인식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경쟁사 대응책으로 브로케이드는 “제품성능의 차별력에 승부수를 두고, 이를 위해 수백 명의 고급인력을 채용해 성능 향상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브로케이드 본사의 입장과는 달리, 한국 지사인 브로케이드코리아는 “우리에게 주어진 전략적 로드맵에 충실할 뿐, 경쟁사를 크게 의식하고 있지 않으며, 특별히 경쟁사를 염두에 둔 대응책은 설정해 놓지 않았다”고 말한다.
시스코코리아 역시 “브로케이드의 시장 확대로 시스코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객 및 파트너사와의 관계가 중요할 뿐, 경쟁사 상황에 따라 우리 전략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 모두 나름대로의 근거를 들어 자사의 제품력이 우수하다고 확신한다.
브로케이드코리아는 자사 제품의 차별력으로 ‘즉각적 장애 분석’ 기능을 내세운다. 이 기능은 기기 장애 시, 장애 상태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텍스트형태의 파일을 바로 보내 주어 신속한 대처를 하게 해준다.
또 타사에 비해 월등히 낮은 발열량 및 전력 소모량 등이 브로케이드 제품의 강점이라고 한다. 이 회사는 무엇보다 “시장 점유율이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해준다”고 자신한다.
시스코코리아는 기존 1세대 제품을 전체 장비교체 없이 상위 버전인 2세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모듈화 아키텍처’와 함께, 모든 사양의 제품에 지원이 가능한 SAN 가상화 기술(VSAN) 등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델오르의 조사 결과를 들어 “세계 시장에서 시스코의 디렉터 제품은 작년 3분기에 디렉터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었던 만큼 굳건한 리더십을 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경쟁사를 의식한 가격인하나 전략 수정 없이 당초 계획을 묵묵히 실행해 나간다는 것이 두 회사가 밝히는 입장이다.

금융·공공 부문 놓고 치열한 경쟁 일 듯
양사는 표면적으로는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주요 마케팅 타깃은 공통적으로 금융·공공 부문이라는 점을 미루어 볼 때, 향후 두 회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브로케이드는 앞으로 하이엔드 분야에서는 자사와 맥데이터의 제품을 모두 갖추고, 로우엔드 분야는 자사의 제품으로만 구성하기로 했으며, 일부는 양사의 제품을 통합하기로 했다. 아울러 두 회사의 기존 제품들이 서로 호환성을 갖추도록 기술적 연구를 지속하고, 맥데이터와 연계한 ‘프로페셔널 서비스(PS)’로, 서비스의 전문성을 보강할 방침이다.
또한 맥데이터 인수로 추가된 채널들을 기존 채널에 원활히 합류 시키고, 교육을 통해 채널들의 전문성을 강화 시킬 계획이다.
브로케이드코리아는 이 같은 계획들을 바탕으로,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 BRS(Business Recovery System) 등에 입각한 차세대 재해복구 프로젝트로 금융 및 공공 부문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응하는 시스코는 서버 패브릭 스위치, IP 네트워크, 보안, SAN 스위치 등 전체적인 데이터센터 구성원들을 모두 발전 시킨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이 패러다임에 맞는 한 요소로서 SAN을 제공한다는 기조를 세웠다.
시스코코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EMC, HDS, HP, IBM, SUN 등 OSE (Original Storage Vendor)의 스토리지와 자사 제품간 호환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특히 데이터센터를 이중화하기 위한 SAN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며, 자사 차별력이라고 강조하는 ‘전 사양에 걸친 SAN 가상화 기술(VSAN)’로 금융·공공·제조 부문을 주로 공략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