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 태그, 17억 1,000개 소비 전망…RFID 카드가 시장 리드할 것

작년 전세계적으로 판매된 태그 개수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RFID 도입을 선도할 것으로 예측됐던 물류와 유통 분야에서 팔렛트와 케이스 단위의 태그 부착이 저조했고, 제약 분야 역시 RFID 시스템 도입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IDTechEx가 조사한 RFID 하드웨어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까지 지난 60년 동안 산업 전반에 공급된 태그는 약 37억 5,200만 개다. 이 중 27%는 2006년에, 19%는 2005년에 판매됐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RFID 산업이 고도 성장해 온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고도성장의 배경에는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의 대형 유통업체와 미국 국방성이 납품하는 물품에 대한 RFID 태그 부착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작년 전세계적으로 공급된 태그는 10억 2,000만 개로 당초 예상보다는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유통물류와 의약품 분야의 RFID 도입 미흡이다. 반면 작년 공급된 태그 중 35%가 RFID 카드에 사용되면서 태그 시장을 리드했다. 또한 항공수화물, 의류의 아이템 레벨, 티켓, 동물부문 등에서 RFID 도입이 활발히 진행됐다. 각 부문별로 RFID 도입실태를 점검해 본다.

■ 팔렛트/케이스 태깅(Pallets/cases tagging) : 작년 팔렛트/케이스 태깅에 사용될 RFID 태그는 5억~6억 개 정도로 예측됐으나, 결과적으로 3분의 1 수준인 2억 개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월마트에 제품을 납품하는 각 개별 업체들이 사들인 태그의 연간 평균에 지나지 않는 수치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에 의한 RFID 태그 부착이라는 혁신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이유는 이들에 납품하는 소비재업체들이 RFID가 가져다 주는 어떠한 이득도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게다가 발생하는 수익은 고스란히 이 분야의 개발을 맡았던 RFID 공급업체에서 유통업체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또 사용자들은 Gen2 개발로 인해 성능이 대폭 향상된 사실에 만족하지만, 금속과 액체가 포함된 팔렛트와 케이스를 100% 인식하지는 못한다는 기술적인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도입에 주저하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산업의 RFID 도입 기반 구축이 불완전하다는 점도 문제다. 2005년 말 공급자들은 수천만에서 수십억 개의 태그를 주문할 경우 가격이 10센트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RFID 도입 기반이 부실한 관계로 작년 이러한 규모의 수량이 발생하지 않자, 일부 태그 제조업체들은 태그 사업을 접거나 아웃소싱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시장상황에도 보고서는 올해 팔렛트와 케이스에 대한 RFID 태그 수요가 4억 2,000만 개 규모를 형성하고, 오는 2009년에는 10억 개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 나아가 지금부터 10년 동안 매년 전세계적으로 350만 개의 모든 팔렛트와 케이스에 RFID 태그가 태깅된다면 예상했던 것보다 태그 판매량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의약품(Drugs) : 1999년 이후로 매년 의약품에 부착되는 태그 수량은 450만 개 수준을 유지해왔다. 작년 의약품은 유통물류와 함께 RFID 시스템 도입의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러한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이 산업에서 주파수 표준에 대한 정의가 되지 않은 것도 도입률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FDA의 의지문제였다. 지난 2005년 FDA는 2007년 말까지 미국에서 통용되는 모든 의약품 포장에 RFID 태그를 부착하도록 의무화했다가, 2006년 말 돌연 뒤로 한걸음 물러서면서 RFID 공급업체들로부터 원성을 들었다.

보고서는 작년 500만 개 태그를 비아그라에 부착한 화이자(Pfizer)와 GSK, 퍼듀제약(Purdue Pharma)이 이 산업에서 RFID 태그 도입에 앞장섰지만, 올해 도입률은 여전히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의약품 분야의 RFID 도입의 칼자루는 FDA가 쥐고 있다. IATA와 ICAO가 항공화물과 여권에 RFID 부착을 의무화하는 것보다 FDA의 RFID 태그 부착 의무화를 통해 약품의 불법유통을 막는 법률제정이나 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의약품 분야의 RFID 도입이 저조했던 것은 주파수 대역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 산업에서 일찍이 HF 대역이 UHF 대역보다 선호됐으나, 2006년 중반 마지막 테스트 당시 UHF에 대한 성과가 좋게 나타나면서 바로 UHF 대역으로 교체됐다. 여기에는 월마트가 UHF 대역을 원했다는 측면도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자 정책 입안자들은 중요한 인프라 없이 UHF 대역으로 의약품 RFID 시스템을 구축했고, 아이템 레벨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된 것이다.

■ 항공수화물(Airline Baggage) : 작년 한해 동안 2,500만 개 RFID 태그가 수화물 태깅에 사용됐다. 보고서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항공산업은 매년 20억 개의 태그를 필요로 할 것이며, 다른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또한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분야에서 문제가 돼 왔던 글로벌 표준 주파수와 수화물 케이지의 금속성으로 인한 기술적인 문제는 대체로 해결 국면에 와 있다. 작년 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집속빔(Focused Beam)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국의 일부 공항들은 이미 항공수화물 RFID 도입 체제를 마련해 확대를 추진 중에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과의 RFID 시스템 연계를 통한 항공수화물 분야의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의류 유통과 아이템 레벨(Retail apparel, item level) : 작년 의류분야에 소비된 RFID 태그는 5,000만 개로 1,000만 달러 규모다. 지속적으로 RFID 수요가 확대될 이 시장을 이끄는 원동력은 대형 유통업체다.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는 오는 2007년 상반기 내로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아이템 레벨 태깅을 현재 42개 업체에서 120개 업체로 확대키로 했다. 그렇게 되면 연간 의류 아이템에 태깅되는 RFID 태그는 3억 5,000만 개가 된다. M&S는 RFID 도입으로 재고 가용성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면서 판매 증가를 이룰 수 있었다. 테스코와 베스트바이와 같은 우수한 사례의 경우 비슷한 아이템 레벨로 DVD와 컴퓨터 비디오 게임에 태깅을 함으로써 5~20%까지 이들 제품에 대한 판매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러한 폐쇄된 공간에서 적용되는 태그들은 빈 선반에 물건 회전율을 높이는 것보다, 각 선반의 제품에 대한 재고정보를 통해 잘 판매가 되는 제품을 적시에 교체함으로써 수요 창출을 앞당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일본의 도쿄 셔츠와 미쯔코시, 한큐 스토어 등은 의류, 신발, 보석의 태깅에서 스시 음식까지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결국 M&S나 백화점 같이 폐쇄된 시스템 안에서 RFID가 적용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향후 RFID 도입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RFID 카드와 티켓(RFID card and tickets) : 작년 한해 동안 카드와 티켓용으로 4억 1,500만 개 RFID 태그가 팔려나갔다. RFID 카드 주문이 매분기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태그 수요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일례로 호주의 ERG는 RFID 카드 시스템 판매로 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이태리와 필리핀 마닐라의 주요 고객으로부터 4,000만 달러의 주문을 받은 바 있다.
보고서 올해 이 분야의 최대 수요처로 단연 중국을 꼽았다. 중국은 올해 국가적으로 2세대 ID카드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RFID 시장 규모도 확대될 뿐더러 이 시장에서 RFID 카드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도 60.3%까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향후에는 이러한 비율은 차츰 낮아져 2012년에는 17.2%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 동물(Animals) : 작년 한해 동물관련 RFID 비즈니스 모델에 7,000만 개의 태그가 소비됐다. 올해에는 이 분야가 더욱 확장돼 9,000만 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나 시장 규모가 커져가고 있으며, 수익성이 있는 분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입법을 통한 정부의 지원으로 이 분야에 대한 RFID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어, 동물분야의 RFID 적용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뉴질랜드는 작년 강아지에 RFID 태그를 부착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한 바 있다.

보고서는 올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통합 등을 포함하는 토탈 RFID 시장 규모를 49억 6,000만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서 판매되는 RFID 태그를 17억 1,000개로 내다봤다. 이 중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는 부문은 단연 RFID 카드다. RFID 라벨, 티켓 등 RFID 카드를 제외한 부문의 시장규모는 19억 7,000만 달러로, 이 시장의 58.4%는 북미에서, 33%는 유럽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 시장이 토탈 RFID 비즈니스를 지배한다고는 하나, RFID 카드 부문 외에는 여전히 미국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이 시장은 오는 2017년 278억 8,000만 달러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능동형 RFID를 이용한 RTLS와 같은 신흥 시장이 합세해 이 시장의 성장을 리드한다는 것이다. 2017년 RTLS 시장은 60억 규모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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