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UPS, NHS 중심으로 RFID 투자 분위기 확산

"미래를 위한 투자 무르익는다"

소비자용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금전적인 수익 이외의 '부가 수익'을 거두기 위해 RFID 신생 업체들에게 상당액을 투자하고 있다.

화이자(Pfizer)는 지난해 5월 SupplyScape에 8백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의약품 업계를 위한 위조 방지 RFID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인 이 회사로부터 기대하고 있는 것은 금전적인 수익만이 아니다. 화이자 투자 그룹이 진행한 이번 투자는 현재 RFID의 투자 동향을 반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 RFID 기술 업체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로부터 촉망 받던 회사에서 실제로 수익을 높여줄 수 있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련의 전략적인 투자가 RFID 업체들로 대거 유입되고 있으며 금전적인 혜택 이상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투자 업체들은 현재의 RFID 고객이거나 미래의 고객들로, RFID 솔루션이 세계를 변혁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또한 성장 기술에 대한 지식을 향상시키고 비즈니스 전략을 강화하며 매출을 높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RFID를 지목하기 시작했다. 화이저 외에도 RFID에 투자를 하고 있는 소비자 시장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로는 다우 케미컬(Dow Chemical), 듀퐁(DuPont), 카이저 퍼머넨트(Kaiser Permanente), UPS(United Parcel Service)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술 시장 조사 업체인 VDC(Venture Development Corp)의 앤드류 나단슨 이사는 "이러한 소비자용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운영의 효율성을 달성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는 전략적인 투자는 매우 유효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양질의 모델링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용 제품 업체들이 특정 기술(여기에서는 RFID)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해당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투자가 RFID를 연구 개발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구현 사례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 분석가 및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RFID 전문가로 구성된 RFID Tribe의 마크 존슨 사장은 이러한 투자에 대해 "확실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면서 "소비자용 기업들이 RFID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수익 창출의 주요 전략이 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인 사고

RFID 기술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UPS이다. 이 회사의 기술 PR 매니저인 도나 배럿은 "UPS는 신흥 기술 분야에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주목해왔던 분야가 바로 RFID이다. 이러한 투자의 목적은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통찰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UPS는 창고를 관리하거나 고가 물품 등을 추적하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RFID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UPS는 RFID 전략의 '네 기둥' 중 하나로 RFID 기술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UPS Strategic Enterprise Fund는 반도체 제조 업체인 G2 Microsystems의 지멘스 벤처 캐피털 투자 그룹에 1,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펀딩은 G2가 자동차와 의료, 바이오 의료 및 화학 업계에 대한 자산 추적 및 감시용 실시간 위치 시스템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

UPS는 G2 외에 다른 RFID 업체에도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2005년 12월, Gen 2 RFID 태그 제조 업체인 Impinj는 UPS가 포함된 투자 그룹으로부터 2,65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또한 2000년에는 UPS가 미국 국방성에 RFID 기술을 공급한 사비 테크놀로지(Savi Technology)에도 투자한 바 있다.

RFID 도입의 적극 지지 업체로 잘 알려진 또 다른 회사는 다우 케미컬이다. 이 업체는 RFID용 업계 표준 개발을 포함해 RFID-GPS 전략을 수립했으며 일부 공급망에 RFID 시범 서비스를 도입했다. 2003년에는 RFID 태그와 리더 제조 업체인 에이리언 테크놀로지(Alien Technology)에 3,8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의료 관련 업체들도 RFID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메모리얼케어 헬스 시스템(MemorialCare Health System)의 투자 회사인 NHS(National Healthcare Services)는 카이저 퍼머넨트 내셔널 벤처 디벨롭먼트(Kaiser Permanente National Venture Development)와 더불어 Radianse에 6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RFID 태그 제조 업체인 Radianse는 이 펀딩을 의료 기관용 액티브 RFID의 상용 제품 개발에 사용할 방침이다.

NHS는 약 1년 전부터 의료 분야에서의 RFID 활용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NHS가 RFID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 기술이 장비와 직원, 환자 추적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NHS의 게리 배처 사장은 "RFID 기술이 의료 분야에서 추진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면서 "의료 시스템에 대한 혁신적인 기술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해온 결과 RFID가 최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의료 기술의 첨단화와 운영의 효율성에 RFID가 최고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NHS가 RFID에 투자하는 이유는 벤처캐피털 업체들과 같이 돈을 벌기 위함이다. NHS는 Radianse에 투자한 금액의 회수 기간을 5~7년 정도로 잡고 있다.

신생 하이테크 업체의 조언가이자 Complete M&A Handbook의 저자인 톰 타울리는 투자 업체들의 경우 투자한 회사들이 수익을 창출해야만 돈을 벌 수 있지만 투자로부터 재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것은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목표이지 이들의 목표가 아니라면서 "전략적인 투자 업체들의 목적은 기술의 상용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소비자용 제품 공급 업체들이 RFID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 이유가 매우 명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가 경쟁력 확보 수단에서부터 주요 비즈니스 문제 해결 및 다양한 규제 준수를 위한 도구로 RFID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화이자의 SupplyScape에 대한 투자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주는 의약품 업체들이 제품에 대한 무결성을 보장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화이자는 SupplyScape의 전자 가계 프로그램을 사용해 의약품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화이자는 비아그라와 같이 인기가 높은 의약품의 위조를 막기 위해 RFID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용 업체들이 RFID에 대해 면밀히 조사 및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기술 업체에 대한 투자는 이를 입증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투자 대상 회사에 직접 임직원을 파견하거나 이사회의 임원을 배치해 RFID의 개발 상황과 도입 방안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위험성 인식 필요

소비자용 제품 공급 업체들이 RFID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동향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 전략에는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해야만 한다. 투자 업체와 투자 대상 업체들 모두가 예전의 인터넷 붐과 거품 붕괴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폭발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던 인터넷 기업들에게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누가 인터넷 업체들이 몰락하리라고 예견했던가? 일부 대형 오프라인 기업들조차도 인터넷 기업들에 전략적인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인터넷 흐름에 편승해 '붐업'을 조장한 책임을 면하지 못했다.

1990년대에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인터넷 분야로의 진출을 꾀했던 대표적인 사례는 NBC이다. 1998년에 NBC는 CNET의 Snap.com 포털에 투자하면서 온라인 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했다. 1년 뒤에 NBC는 e-커머스 사이트인 Xoom.com을 인수해 Snap.com과 합병시켜 NBCi를 만들었으며 NBCi 주식의 49.9%를 차지했었다. 당시 NBC는 소비자들과 광고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웹 포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2001년에 이르자 NBC는 NBCi를 인수한 뒤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수백명의 직원들을 해고하게 되었다. 현재에도 NBC는 인터넷에 상당액을 투자하고 있다. 최근 NBC Universal은 여성 전문 사이트인 iVillage.com을 6억 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 신생 업체의 인수가 이전의 전철을 답습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붐 시대에 이루어진 전략적인 투자들은 거품이 붕괴되자 많은 기업들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었다. 인터넷 신생 업체들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벤처 캐피털과 전략적인 투자자들 또는 구매자들을 매료시킬 만한 비즈니스 플랜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투자자들은 신기술에 대한 투자에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VDC의 나단슨은 "인터넷 기업들에 투자했던 기업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투자하지 않을 경우 경쟁사가 투자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맹목적으로 투자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당시에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인 ROI가 무시되었으며 새로운 기술에는 ROI를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가 팽배했었다. 하지만 RFID 분야에 대한 투자는 그러한 두려움에 입각해 투자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고 분석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대부분의 RFID 신생 업체들이 자사의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용 제품 제조 업체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데 있어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벤처 캐피털 업체들은 투자 회사들의 회사 공개를 통해 수익을 얻는데 비해 투자 대상 회사의 이사진에 합류하는 전략적인 투자 회사의 경우 소형 RFID 기술 업체가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은연중에 가로막거나 미래의 고객 기반을 제한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T3Ci가 그러하다. 2005년 3월, 이 소프트웨어 업체는 프록터&갬블(P&G)와 공급망에서의 전자 상품 코드(EPC)의 사용을 목적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5년간의 협력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매장 내부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지적 재산권(IP)을 공유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IP만을 공유하고 있을 뿐인데, P&G가 T3Ci에 직접 투자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T3Ci는 벤처캐피털 펀딩에 있어 훨씬 중립적이다. SAP으로부터는 두 번에 걸친 투자를 유치했는데, T3Ci가 SAP의 고객사를 자사의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T3Ci의 부사장인 피터 리먼은 "SAP의 방대한 고객사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해 SAP처럼 되고 싶었다. 우리와 접촉해온 상당수 기업들이 우리 앞에 100만 달러를 꺼내놓고 유혹했지만 대부분이 우리 회사를 통제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말했다.

전략적인 투자 회담에 있어서의 잠재적인 문제점은 투자 회사의 아젠다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상당수 전략적인 투자 회사들이 RFID 업체를 궁극적으로 인수할 배타적인 권리를 취득하고자 한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UPS는 일정액의 투자를 통해 G2와 Impinj 의사회에 진출하게 되었다. 또한 사비 테크놀로지 및 기타 업체들과도 관련 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럿은 자사의 투자가 RFID 업체들의 기술 개발에 특별하게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럿은 "우리 회사 나름대로의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그 전략이 투자 회사와 일치했을 때 펀딩을 받고 있으며 펀딩 업체는 추후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벤처 캐피털 업체들처럼 우리 나름대로 시장 조사와 평가 및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투자를 받는 것은 우리가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략적인 투자만이 RFID의 상용화와 시장 확대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략적인 투자가 없이는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없으며 비즈니스에도 접목하기가 어렵게 된다.
VDC의 나단슨은 "투자를 통해 RFID의 도입이 촉진될 수 있지만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여전히 많고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려면 여러 난관을 풀어야 할 것"이라면서 "UPS와 같은 대기업이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며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