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아래 학계는 ‘심도있는 교육’ 산업계는 ‘학계와 프로젝트 공유’해야

세계적으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양성을 위해 각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는 하드웨어 특성과 소프트웨어 특성에 대한 지식을 겸비하고, 날로 복잡해지는 시스템과 빨라지는 개발기간에 대응할 수 있는 숙련된 인재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인력 양성 방안 부재와 산업현장에 못미치는 교육내용 그리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업의 영세성 등으로 인해 다른 산업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0년까지 1만 2천명 부족
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베디드 인력은 2010년까지 초급 인력 5,200명, 중급 인력 4,300명, 고급 인력 2,5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에서는 Qplus를 기반으로 한 공모전, 인력양성 기관과의 협력, 선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과정 도입 등 이 분야 인력 양성에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계에서도 대학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전문학과를 신설하는 등 정부의 인력양성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학과를 개설한 곳은 영동대학교와 계원조형예술대학이 있다. 영동대학교는 2004년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로부터 특성화, 계약형 학과로 선정됐다. 계원조형예술대학교는 정보통신부의 재정지원 하에 2004년에 신설됐다. 대학원으로는 고려대 대학원 석사과정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학과가 설립됐다. 이 학과는 조지아텍과 협정으로 2007년 봄학기부터 정보통신부로부터 120억 원을 지원받아 3학기제로 개설했다.
이 밖에도 정식 학과는 아니지만 임베디드 시스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도 있다. 국립 금오공과대학교(컴퓨터공학부), 한양대학교(정보통신학과), 고려대학교(전산학과), 상명대학교(컴퓨터과학과), 한림대학교(정보전자공과대학), 국립 밀양대학교(정보통신공학부), 김포대학(컴퓨터네트워크과) 등이다.

실무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부재
학계에서 실시되고 있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교육은 산업계와의 연결고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은 리눅스 기반에 치중돼 있고 일반화된 과목으로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이며 획일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각 학교마다 특화된 과목으로 심도 있는 교육이 필요하며, 교육내용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띄어야 한다는 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4학년 과목에서 2,3학년 때 배웠던 이론을 실제 적용하고자 하면 학생들이 연결고리를 찾지 못해서 다시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며 좀 더 심도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도 “실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입사해서는 스스로 심도있는 연구를 하지 못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에게 끌려 다니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밀한 학교 교육과 업체간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 ․ 학 ․ 정의 실질적인 협력체제 필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산업계, 학계, 정부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산업계와 학계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육성과 인력양성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정부는 지원을 해주는 형태를 말한다.
산업계에서는 프로젝트를 학계에 의뢰할 때 산업체의 기술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가 이뤄져야 진정으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고 본다. 학계에서 현행하고 있는 연구과제들이 논문이나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선행과정을 미리 업체에서 배우고 산업계에서는 팔로우업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실무 엔지니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학계의 프로젝트가 단순히 연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업체들의 실질적인 상품 생산에 기여함으로써 임베디드 산업 육성과 인력양성이라는 두 가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견해다.
또한 임베디드 시스템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임베디드 SW 분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유 혁 고려대학교 교수는 “국내에서는 전자공학과는 하드웨어, 컴퓨터공학과는 소프트웨어라는 일종의 역할 분담이 되어 있어, 학생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가 힘들다”고 지적하고 “지금으로선 어려운 임베디드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학교보다는 인력들이 현장에서 스스로 배울 수 밖에 없다”며 이는 고급인력 부족을 초래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조용구 영동대학교 교수 역시 “산학연이 함께하는 고급인력 양성은 연구중심의 석박사 과정과 연계하여 이론과 실무를 접목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보다는 협의의 전문분야에 대한 실무적 소양을 교육하여 산업체에서 현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스페셜 엔지니어들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산학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및 정책자금 지원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무료로 운영되는 재취업 교육트랙 등에 정책적으로 임베디드 분야를 할당하고, 고등학생들도 임베디드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지원, 공식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학과에 특화된 장비 및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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