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홍혜걸의 의학채널 비온뒤)
[생활정보] 여성과 남성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자주 걸리는 변비와 치질에 대해 홍혜걸 의학박사의 칼럼이 의학채널 비온뒤 홈페이지에 게재되었다.

 바늘 가는데 실 따라가듯 늘 함께 어울려 다니는 대표적 질환이 변비와 치질이다. 변비가 심하면 딱딱한 대변을 밀어내기 위해 용변시 복압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항문 주위 정맥이 바깥으로 불거져나오면서 치질이 생긴다. 치질은 혹이라기보다 부풀어오른 혈관 주머니인 셈이다.

 치질은 항문주위 정맥에 생기는 질환이다. 겉으로 보기엔 불룩 튀어나온 혈관 주머니지만 치질이란 질병의 본질은 염증이다. 겨울날 따뜻한 구들목에 앉아 소주를 마시고 나면 치질이 심해지는 것을 흔히 경험한다. 바닥의 뜨거운 열기와 알코올이 항문 주위 혈관의 염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보통 좌욕은 치질이 없는 사람은 평소 항문 건강을 위해 따뜻한 물에 해주는게 좋으나 이미 치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염증을 달래기 위해 미지근한 물로 해주는게 옳다. 술과 담배, 과로와 스트레스,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모두 항문 주위 염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하는게 좋다. 장시간 걷거나 뛰는 운동도 삼가야한다. 좌우 다리를 움직일 때 항문 주위 조직이 마찰되면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치질엔 염증을 억제시키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주면 충분하다. 그러나 심하게 튀어나오거나 통증이나 출혈 등 증상이 심할 땐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항문 안에 숨어있는 내치질은 고무링 결찰술 등으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바깥으로 튀어나온 외치질은 대부분 외과적 수술로 치료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변비의 치료가 중요하다.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선 올바른 배변 습관을 익혀야 한다. 가능하면 정해진 시각에 규칙적으로 화장실을 찾도록 한다. 변의를 느끼면 일부러 참지 말고 바로 용변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는 등 오래 앉아 있는 것도 곤란하다. 변기에 앉으면 바로 변을 보는 행위가 조건반사처럼 습관화되어야 변비가 생기지 않는다. 항문에 힘을 줬다 풀어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이른바 케겔운동을 틈틈히 해주는 것도 변비를 이기는데 도움을 준다. 용변시 복근의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방법을 동원해도 변비가 좋아지지 않는 경우 어떤 조언이 가능할까. 대개 변비가 심한 이들은 원래 음식을 적게 먹는 사람들이 많다. 적게 먹으니 대변의 양이 적고 변비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변비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려면 식사량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심한 변비도 많이 먹으면 대변의 형태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특히 섬유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대변의 부피를 늘이고 수분을 흡수해 대변을 물렁물렁하게 만들어 용변을 쉽게 해준다. 틈나는대로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한다. 특히 물을 잘 빨아당기는, 함수성이 풍부한 섬유소가 많은 채소가 좋다. 오이와 당근, 토마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치나 콩나물처럼 함수성이 적고 부피만 차지하는 섬유소는 변비예방 효과가 적다.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 이들 채소는 당분이 적어 살이 찔 우려가 없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아침에 준비했다가 일과 중 간식처럼 조금씩 나누어 저녁식사 때까지 모두 먹어주면 된다. 이때 물을 함께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소가 대장 안에서 원하는 효능을 발휘하려면 충분한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녁식사 이후에는 섬유소와 수분이 소화를 방해하고 수면 도중 요의를 느끼게 해 숙면을 방해하므로 삼가는게 좋겠다. 변비든 치질이든 대장항문질환엔 섬유소가 해결사란 점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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