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14년까지 모든 의료정보 디지털화 완료, 피츠버그대학 선도, EMR시스템·SOA·웹서비스 구현

기술이 의료를 혁신할 수 있을까. 피츠버그대학 메디컬센터의 댄 드로우바우 CIO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의사와 병원 관계자들이 새로운 정보기술 수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미국의 의료 업계의 혁신이 매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의학연구원(Institute of Medicine)을 포함해 많은 연구 기관들은 의료분야에 전자처방 시스템과 디지털화된 의료정보 구축 등의 IT를 도입할 경우 사망률과 의료사고를 줄일 수 있으며 비효율적이며 이중적인 프로세스와 복잡성을 크게 낮춰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종이문서’가 효력을 발휘하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이러한 변화는 시도되지 않고 있다. 연구기관들은 미국 내에서 전자의료기록시스템을 도입한 병원이 전체의 25% 미만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모든 의료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최종 시한을 2014년으로 정해놓고 있다.

UPMC 앞장서 EMR 구현
디지털 의료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인 병원도 있다. 피츠버그대학 메디컬 센터(UPMC)는 CIO인 댄 드로우바우의 지휘아래 다른 병원들보다 적극적으로 전자의료기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컴퓨터로 처방을 입력하는 시스템과 의료지원 툴이 일부 UPMC 병동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3년내에 전체병동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서비스 지향적인 아키텍처(SOA)와 웹 서비스도 구축되고 있다.
UPMC는 120여 벤더들로 구성된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해 다양하고 분산되어 있는 IT 시스템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함으로써 의사와 진료 담당자들이 텍스트 및 음성, 비디오의 형태로 환자의 데이터에 신속하고 용이하며 신뢰성 있도록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드로우바우는 “이 기술은 매우 통합적이며 쌍방향적인 의료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UPMC 경영진들은 IT의 혁신적인 특징을 확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CEO인 제프리 로모프는 “기술은 세계적인 의료 시스템의 백본”이라면서, “댄의 IT 리더십 아래에서 UPMC는 모든 환자가 적시에 적합한 치료를 받을수 있도록 통합된 정보시스템과 진보된 솔루션을 개발하는 선두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IT를 도입해 의료품질과 안전,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 집단인 eHealth Initiative의 CEO인 자넷 마키브로다는 “UPMC는 의료업계에서 IT를 혁신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병원이며 댄 CIO는 개척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의 IT 도입이 쉽지 않으며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만 하는 점을 감안해, 드로우바우의 팀에게 InformationWeek는 2006년 올해의 최우수상(Chief of the Year)을 수여했다.

IBM의 서버통합, 알카텔의 IP 백본통합
UPMC는 19곳의 3차 진료기관, 커뮤니티, 전문병원을 비롯해 7만명 이상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건강증진계획, 400개의 의사 사무실, 4천명의 의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병원이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정보를 포함해 UPMC가 보유하고 있는 환자정보는 4백만 건이 넘는다.
드로우바우의 주요 전략은 파트너십이다. 지난 18개월 동안, 그는 UPMC의 데이터센터 3 곳에 대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IBM과 4억200만 달러 규모의 8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알카텔과는 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해 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IBM은 162대의 유닉스 서버를 61대로, 624대의 윈도우/인텔 서버를 244대로, 40대의 스토리지 시스템을 2대로 통합하는 작업을 맡게 된다. 알카텔은 UPMC의 31대 음성 메일 시스템과 156대의 전화 시스템, 26곳의 콜 센터를 하나의 IP 백본 네트워크로 통합해 음성과 데이터, 비디오 서비스를 구현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체제는 기존의 벤더-바이어 관계와는 다르다. 예를 들어, IBM과의 계약에는 두 회사가 2,500만 달러를 투자해 생체보안이나 의료 지원 툴 등 의료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공동을 개발 및 상용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알카텔과는 5,000만 달러를 공동 출자해 재난 발생 상황에서 구급 대원들이 중요한 정보와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할 방침이다.
드로우바우는 이러한 계약을 이미 수차례 진행한 바 있다. 웹 기반의 의료 데이터 공유 및 통합 소프트웨어 업체인 dbMotion과 3,50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및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의료기술 업체인 Cerner와는 2,000만 달러 규모의 공동투자 협정을 맺기도 했다. 이러한 벤처들은 UPMC의 성공적인 기술 상용화를 이끌고 있는데, 지난 1990년대에 UPMC가 설립한 회사인 Stentor의 경우 디지털 이미징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5년에 필립스에 2억8,000만 달러에 매각되었다. 드로우바우는 “UPMC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기회는 엄청난 투자 수익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UPMC 측은 기술도입으로 인해 7년 전에 비해 운영비용이 18% 정도 절감(인플레이션 감안)되었다고 밝혔다.

RFID 및 전자의료정보 등 신기술 적용
하지만 비용 절감이 가격이 낮아진 것과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병원과 진료 시스템 내에서의 비용절감이 의료 서비스 가격의 인하를 뜻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서비스 가격 인하는 시장 경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의료 분야에서의 IT 절감 효과가 높기 위해서는 전자의료정보 시스템 등 주요 시스템에 대한 전국적인 도입이 실현되어야 한다. 이럴 경우 업계가 정보를 보다 쉽게 공유할 수 있고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으며 의료사고를 줄이고 관리를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UPMC가 달성한 것은 효율적인 운영뿐만이 아니다. UPMC는 탁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성도 얻게 된 것이다. UPMC는 U.S. News and World Report로부터 2006년까지 총 8번 중 7번이나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선정되었다.
기술에 의해 구현된 향상은 전체의료 비용의 절감이나 의사 및 간호사에게 시의 적절하게 정보가 제공되었는지의 여부를 계량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는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없애고 의료과실을 줄일 수 있게 해주며 복잡성으로 인해 환자가 오랫동안 입원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UPMC는 휴대용 바코드 시스템을 비롯해 RFID 기술과 전자의료정보 등 새로운 기술을 통해 시의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암 센터는 UPMC가 개발한 진보된 방사선 및 이미징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 센터는 기술이전을 위해 영국의 의료센터와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의 Newcastle Primary Care Trust 측은 드로우바우를 방문해 UPMC 기술이 의료진에게 어떠한 혜택을 주고 있는지를 평가한 바 있다.

주목받는 가상화 소프트웨어
UPMC의 공동기술 개발시도는 의료의 비즈니스 측면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6년 1월, UPMC는 카네기 멜론(Carnegie Mellon)과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을 판매하는 의사결정지원 소프트웨어 벤더인 콤비넷(Combinet)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양사는 콤바인메드(CombineMed)라는 회사를 설립, 의료기관에 컴퓨터로 된 소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콤바인메드의 ‘입찰표현(expressive bidding)’ 플랫폼은 공급업체들이 리베이트나 지불용어 등 다양한 제안서를 포함한 복잡한 입찰에 쉽게 응할 수 있도록 해주며, 시스템 툴을 통해 구매자들은 이러한 입찰을 분석해 의료업체들이 공급망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 드로우바우의 설명이다.
지난해 콤바인메드의 첫번째 입찰에서 UPMC와 두 곳의 병원은 4만여 물품을 입찰한 100여개 업체로부터 4억원 규모의 장비를 구매했다. 이를통해 해당의료 기관들은 8% 즉 3,20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의료 서비스가 의사들에게 음성과 데이터, 비디오 정보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함에 따라, 드로우바우는 하드웨어 비용을 절감하고 성능을 높여주는 가상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PMC의 IT 혁신 총괄 부사장인 폴 시코라는 서버 통합작업의 일환으로, VM웨어의 버추얼 인프라스트럭처(Virtual Infrastructure)3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ESX를 구동하는 IBM 시스템 x3950 8way 서버의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화를 통해 UPMC는 23대의 서버만을 사용해 약 25만 달러 규모로 이미징 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는데, 어떤 벤더가 52만3,000 달러로 43대의 서버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절감 효과를 누린 것이다.
또한 모든 UPMC의 IT 프로젝트는 철저히 환자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진행되고 있다. 환자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현재 UPMC의 웹 사이트는 1,000명의 환자들이 자신들의 진료정보와 처방 등에 대한 액세스가 허용되고 있는데, 2007년 2월 경에는 1백만 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가속화하는 의료혁신
올해 47세인 드로우바우는 1983년에 피츠버그의 Shadyside Hospital 생체공학자로 사회에 진출했다. 그 병원에서 1990년 CIO로 임명된 다음 UPMC가 Shadyside를 1996년에 인수한 뒤 UPMC의 CIO로 재직하기 시작했다. 그는 “23년 동안이나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오랜 재직 기간이 드로우바우에게 병원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이해하도록 만들었으며 UMPC에서 30년 동안 근무한 로모프와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도록 기여했다.
드로우바우는 최고진료 책임자인 로렌 로스와도 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로렌 로스는 30년 동안 UPMC에 근무해 온 베테랑이다. 그는 “매일 전화 통화를 할 정도로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면서, “이러한 동업자적 관계가 협력의 발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드로우바우가 의료기술 향상에 전력하고 있는 배경에는 그가 여섯 살 때 어머니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아픔 경험이 있다. 기계공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를 간병했던 당시부터 그는 의료기술의 선진화를 꿈꿔왔다. 그는 “의료분야에서의 기술향상이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향후 5년 동안 이용하게 될 데이터의 형태는 현재보다 훨씬 복합적이며 포괄적일 것이다. 드로우바우는 “현재, 우리는 전자의료기록을 POC(point-of-care)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보다 정교하고 확장된 의료 데이터 즉 DNA와 단백질 관련 정보가 통합된 형태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들에게 서류 보고서 대신에 방대한 양의 전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은 환자 개인의 병력과 최신 연구자료를 신속히 취합해 제공할 수 있는 의사결정지원 툴이 없이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툴을 개발하는 것이 드로우바우의 최종 목표이다.
Marianne Kolbasuk McGee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