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교육시스템 운영과 전문가 육성 국가자격제도 확립해야






박주희 │ medisprof@snhc.ac.kr
삼육간호보건대학 의료정보시스템과 교수

보건의료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보건의료체계의 큰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환자중심의 서비스를 목표로 처방전달시스템(OCS ; Order Communication System),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 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 System), 전자의무기록(EMR ; Electronic Medical Record) 등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등 의료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또한, 최근 평생전자건강기록(EHR ; Electronic Health Record)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한 건강정보보호 입법안에 대하여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료정보화가 의료개혁에 공헌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현장에서 의료정보화를 담당하는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의료정보 전문가는 정보기술만 알고 있어서는 안 되며 의료전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의료정보화의 핵심은 IT
미국은 의료정보화를 국책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의료정보 전문가 10만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여 육성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도 5년에 걸쳐 이루어진 e-Japan 계획의 총괄을 바탕으로 국민생활을 중시한 향후 5년간 IT신개혁 전략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극복해야 할 사회 과제로서 정보기술에 따른 의료의 구조개혁을 들고 특히 5년 이내에 처방전을 완전히 온라인화 할 것과 국민 스스로가 전 생애에 걸쳐 건강을 관리할 것 등을 주요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일본은 2003년부터 일본의료정보학회가 주최가 되어 의료정보기사능력검정을 최초로 실시하여 2004년에 사업주체를 의료정보기술사 육성부회로 하여 의료정보에 공헌할 수 있는 의료정보기사(Health Information Technologist)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료정보학회 다나카 학회장은 IT의료에 대해 한마디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최선의 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국민의 권리를 실현시키기 위한 정보환경을 실현시키는 것"이며, "IT가 지니는 막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 지리적·시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이것을 실현을 할 수 있으며, IT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단적으로 지적하였다.
이에 반하여 국내에서는 의료정보에 관한 정보기술 및 시스템 도입은 발 빠르게 앞서가고 있지만, 관련 교육에 대한 지원과 대책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나마 대한의료정보학회와 한국의료정보교육협회에서 2004년부터 의료정보관리사 2급 자격시험을 최초로 실시하여 현재까지 3회 동안 의료정보관리사를 육성하고 있으나, 아직 민간자격으로 일본과 같은 국가적인 지원과 유관기관의 협력이 절실하다.
특히 일본에서는 의료정보기사의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하여 정부의 의료정보사업 프로젝트 중 위탁조건으로 의료정보기사 존재 여부를 묻는 공모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맞춤식 전문인력 양성이 관건
광범위하게 가속화되고 있는 의료정보화를 담당할 인재의 육성없이는 막 시작한 한국의 의료정보화가 금방 난관에 봉착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보건의료의 현장을 알고 다양한 요구 조건을 만족하며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의료정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실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정보처리기술뿐만 아니라 의료정보시스템에 관한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기초지식위에 상당한 실무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 급성장하고 있는 U-Health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산업체와 협약하여 맞춤식교육을 통한 전문인력을 양성하여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삼육간호보건대학 의료정보시스템과를 비롯한 21개 전문대학이 관련학과를 이미 개설하였고, 2~3개 4년제 대학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들의 교육과정과 운영실태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병원정보관리자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서 삼육간호보건대학에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원아래 주문식교육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문화된 병원정보관리자 인력양성 및 심화과정 콘텐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현대정보기술을 비롯한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직무분석을 토대로 한 맞춤형 병원정보관리자 교육과정과 일산병원을 비롯한 병원재직자를 중심으로 한 DW전문가과정을 개설하여 체계적으로 교육함으로써 의료정보 인력양성 전문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의료정보의 발전과 미래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발 빠른 관련 의료법 정비와 맞춤형 교육시스템 운영 및 전문가 육성을 위한 국가자격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학·연·관이 모두 협력하여 지혜를 모아 새로운 보건의료정보분야의 시대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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