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SK건설 對 포스코건설 ‘2파전’
주인공은 서구 염주주공 재건축사업으로 이곳은 ‘확정지분제’ 방식을 고수하다가 유찰 사태를 겪었지만 ‘도급제’로 사업 방식을 변경한 뒤 대형 건설사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결국 입찰마감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제는 시공자선정총회를 앞두게 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염주주공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 지난달 22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이 입찰에 참여했다.
조합 관계자는 “대의원회를 무사히 마치고 오는 18일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재건축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경쟁사들의 논리로 동네가 시끄러워 진 것 같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재건축과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염원을 헤아려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시공자 선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합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내 재산의 가치 상승이다”며 “결국 사업 조건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소중한 한 표를 총회에서 행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동시공이냐! 단독시공이냐! ‘박빙’ 양상 속 민심은?
염주주공 재건축 수주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공동시공 대 단독시공’ 구도가 펼쳐졌다는 점이다. 사업 규모가 커서 단독 수주 시 부담이 예상되는 곳에선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공동시공이, 적정 규모이면서 단독 브랜드를 선호하는 최근 추세에 부합하는 경우엔 단독시공이 조합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면 이곳 수주전의 승자는 좀처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특히 컨소시엄 대 단독 경쟁의 경우 다수 현장에서 단독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올 들어 시공자를 선정한 약 50곳 가운데 80% 정도가 단독으로 응찰한 건설사에게 시공권이 돌아갔다”며, “도시정비사업의 특성상 빠른 사업 진행과 브랜드 인지도 및 그에 따른 추후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단독 브랜드를 선호하는데, 염주주공 재건축에서도 컨소시엄 대 단독 구도로 경쟁이 벌어지면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은 공사비를 승부수로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의 경우 3.3㎡당 공사비로 382만9000원을 제시, 포스코건설(387만5000원)보다 4만6000원 정도 낮았다. 이 때문에 처음 공사비가 공개될 당시만 해도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이 많았다. 사 측도 지질 요건 등 사업 조건 역시 경쟁사에 비해 유리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의 입찰 비교표와 사업 조건이 공개되면서 양측의 경쟁은 ‘박빙’으로 전개되는 양상이지만 업계관계자들은 단독 브랜드의 장점을 등에 업은 포스코건설이 사업 조건 등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으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늘고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이사비용, 무이자 사업비, 분담금 납입 조건, 특화 등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가구당 이사비용 1000만원+400만원(특별 제공 가전 3종 대신 이사비 선택 시), 무이자 사업비 707억원, 분담금 납입 조건 ‘입주 시 100%’ 등을 제시했다.
반면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은 가구당 이사비용 700만원, 무이자 사업비 570억원, 분담금 납입 조건 ‘계약시 10%, 입주시 90%’ 등을 제안했다.
공사비 산정 기준의 경우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은 공사비 산정 기준으로 ‘입찰일’을 명시했으며, 포스코건설은 ‘2017년 1월 31일’로 명기했다.
업계는 이 같은 조건들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포스코건설이 3.3㎡당 공사비 기준으로 10만원 이상 우세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 조건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흘러나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 역시 총력전을 펼치고 있고 각 사 모두 100여 명의 홍보 요원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승부는 오는 18일 총회장에서 투표함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건설-SK건설 컨소시엄 사업단측에선 사측의 사업조건이 월등이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고 귀띔했다.
또한 일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조합원들이 변수로 꼽히고 있으며 특정시공사가 이를 지원한다는 소문까지 흐르고 있어 총회 당일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염주주공 한 조합원은 “광주 지역 재개발ㆍ재건축 현장들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화정주공 등을 비롯한 많은 문제 사업장들을 찾아볼 수 있다. 염주주공 재건축 역시 그런 문제 사업장들의 사례를 되짚어 보고 최상의 파트너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며 “결국 진정성은 사업 참여 제안서라고 생각한다. 조합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염주주공 재건축. ‘단독 대 컨소시엄’ 경쟁 구도에서 이곳 조합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염주주공 재건축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대형 건설사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염주주공의 경우 대형 건설사 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시공자 선정은 물론 그 이후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광주 지역 최초로 경쟁 구도를 만들어 낸 염주주공이 성공적인 시공자선정총회를 진행할 경우 ‘순항’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