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양극화 현상 더욱 심해졌다…상위 10개 기업, 전체 매출 82% 차지

[컴퓨터월드] ‘소프트웨어(SW) 중심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일까? 그 동안 정부 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던 SW관련업계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5월 한국SW산업협회는 지난해 정부의 SW정책 및 SW관련 법제도 등에 대해 54개 임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협회에 따르면 SW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 발표된 SW정책에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됨에 따라 실효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으며, 특히 ▲SW사업대가 상향 조정 ▲상용SW유지관리 요율 마련 ▲SW사업 입찰하한가 상향조정 등 SW 제값받기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발주제도 선진화 및 불공정 관행 개선 관련 법제도 정비도 큰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본지 취재 결과 지난해 SW관련업계는 전년 대비 4% 이상 매출 성장을 이룬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역시 8% 이상 증가했으며, 부채비율 역시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평균의 함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형 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했으며, 매출 순위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매출의 82% 가량을 차지하는 등 지극한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주요 79개 SW관련기업들의 금융감독원 공시자료(DART)를 들여다본다. 

79개 SW관련기업 어떻게 선정했나
2015년 6월 현재 한국SW산업협회에 회원사로 등록된 국내 SW관련기업은 약 1,200여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시간과 금전적으로도 어려운 일이기에 표본을 선정했다. 선정은 SW와 관련 있는 업무를 하는 IT 기업들로, IT서비스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과 SW전문기업, 그리고 보안 기업들을 범주에 넣었다. 또한 공정한 자료의 수집을 위해 1월부터 12월까지 회계기간을 가진 사업 실적을 공시하는 기업들로만 선정했으며, 분야별 비교가 될 수 있도록 기업 수도 비슷하게 맞췄다. 이렇게 IT서비스 분야 27개사, SW전문 분야 27개사, 보안 분야 25개사 등 총 79개의 기업들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조사방법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DART)에 공시된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1강 2약 체제…보얀 분야 열세
지난해 국내 SW관련기업들의 경영실적을 보면 1강 2약 체제로 볼 수 있다. 대기업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IT서비스 분야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SW전문 분야와 보안 분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조사대상 79개 기업들의 2014년 매출 총액은 23조 9,800억 원 정도로, 2013년 23조 150억 원에 비해 약 4.19% 증가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IDC가 예상한 글로벌 SW시장 평균 성장률인 6%에 못 미치는 수치지만, 세월호 사고 등 지난해 발생했던 국가적인 이슈들을 감안해보면 이해하지 못할 수치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에 비해 79개 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액은 1조 7,300억 원 규모로, 2013년 1조 5,950억 원 대비 약 8.4% 증가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역시 0.3%p 상승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기 때문에, 기업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모두 성장했을 것이라는 성급한 평가는 금물. 앞서 제시된 수치는 말 그대로 평균에 불과하며,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 2014 국내 79개 SW관련 기업 실적 종합(단위: 원, %)

지난해 SW관련기업 매출은 IT서비스 분야 기업들이 주도했다. 27개 IT서비스 분야 기업들은 21조 2,450억 원의 매출을 올림으로써 79개사 매출 총액의 89%를 책임졌다. 이들이 올린 영업이익은 1조 5,120억 원 가량으로, 79개사 영업이익 총액의 87%에 해당한다. 이쯤 되면 국내 SW관련기업 매출은 IT서비스 분야에서 다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비해 SW전문 분야 기업들과 보안 분야 기업들의 매출 총액은 각각 1조 7,000억 원과 1조 270억 원으로 집계됐다. SW전문 분야 기업들은 전년 대비 7.41%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보안 분야 기업들은 전년 대비 매출이 0.69% 떨어졌다.

영업이익 부분은 양 분야 모두 상황이 다르지 않다. SW전문 분야 기업들의 영업이익 총액은 1,2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2% 감소했으며, 보안 분야 기업들의 영업이익 총액은 937억 원으로 역시 전년 대비 10.68% 줄어들었다.

이 중 보안 분야는 2013년부터 2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 동안 수많은 보안 사고들이 터지면서 보안에 대한 이슈가 높아졌었지만, 정작 보안 기업들은 그로 인한 수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국내 SW관련기업들의 매출은 IT서비스 분야에서 대부분 나타나고 있으며, SW전문 분야 기업들과 보안 분야 기업들은 상대적·절대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3개 분야 기업들 모두 평균 부채비율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관계를 나타내는 비율로서 제조 및 판매활동과 직접 관계가 없는 영업 외 손익을 제외한 순수한 영업이익만을 매출액과 대비한 것이므로 판매마진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비율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의 능률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부채비율
부채, 즉 타인자본의 의존도를 표시하며,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기업의 부채액은 적어도 자기자본액 이하인 것이 바람직하므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가 이상적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건전하므로 지불능력이 문제가 된다.

양극화 현상 심화…중간그룹 부재
SW관련기업들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기업 순위를 살펴보면 IT서비스 분야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위권 이내 포진한 기업들 중 IT서비스 분야 기업이 9개사이며, 상위 20위권까지 보더라도 17개사가 IT서비스 분야 기업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 말을 거꾸로 뒤집으면 SW전문 분야 기업들과 보안 분야 기업들은 절대적인 매출액이 적으며, 그만큼 이들 분야에 속한 기업들은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SW관련 기업 연도별 매출 현황 및 매출 순위(단위: 억 원)>

         기업 2014년 2013년 순위변동
매출 순위 매출 순위
삼성에스디에스 78,978 1 70,468 1 -
엘지씨엔에스 33,176 2 31,967 2 -
에스케이씨앤씨 24,260 3 23,018 3 -
포스코아이씨티 10,650 4 12,070 4 -
한화에스앤씨 9,387 5 9,664 5 -
엘지엔시스 8,031 6 7,860 6 -
다우기술 7,830 7 7,522 8 ▲1
롯데정보통신 7,174 8 7,803 7 ▽1
케이지이니시스 5,478 9 4,158 12 ▲3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4,213 10 3,572 9 ▽1
코오롱베니트 3,423 11 2,624 10 ▽1
동부 2,833 12 4,429 13 ▲1
코스콤 2,803 13 3,155 11 ▽2
아시아나IDT 2,350 14 2,368 15 ▲1
신세계아이앤씨 2,281 15 2,398 14 ▽1
대우정보시스템 2,039 16 1,983 20 ▲4
이니텍 1,867 17 1,919 21 ▲4
콤텍시스템 1,861 18 1,817 16 ▽2
쌍용정보통신 1,800 19 1,851 17 ▽2
농협정보시스템 1,783 20 2,167 19 ▽1
디케이유엔씨 1,770 21 2,043 18 ▽3
대보정보통신 1,477 22 1,311 23 ▲1
현대정보기술 1,421 23 1,516 25 ▲2
더존비즈온 1,364 24 1,296 22 ▽2
안랩 1,354 25 1,373 24 ▽1
씨디네트웍스 1,242 26 1,224 26 -
엔디에스 1,103 27 903 28 ▲1
인포섹 1,048 28 1,106 30 ▲2
케이씨씨정보통신 1,034 29 1,033 31 ▲2
엘아이지시스템 984 30 1,064 29 ▽1
시큐아이 941 31 1,036 27 ▽4
대상정보기술 831 32 797 32 -
시스원 816 33 603 37 ▲4
티맥스소프트 801 34 711 34 -
한글과컴퓨터 758 35 685 36 ▲1
웹케시 726 36 707 35 ▽1
윈스 688 37 724 40 ▲3
에스지에이 582 38 511 33 ▽5
이글루시큐리티 564 39 540 39 -
핸디소프트 442 40 653 42 ▲2
이스트소프트 429 41 365 38 ▽3
인프라웨어 408 42 534 41 ▽1
케이아이엔엑스 365 43 306 44 ▲1
비트컴퓨터 347 44 354 45 ▲1
가온아이 322 45 316 43 ▽2
투비소프트 315 46 291 46 -
한국정보인증 294 47 289 47 -
소만사 261 48 212 54 ▲6
케이사인 261 49 207 55 ▲6
위엠비 240 50 203 60 ▲10
파수닷컴 231 51 214 51 -
한솔넥스지 219 52 179 48 ▽4
영림원소프트랩 217 53 211 53 -
파이오링크 216 54 231 49 ▽5
알서포트 207 55 215 73 ▲18
펜타시큐리티시스템 205 56 181 50 ▽6
마크애니 203 57 163 59 ▲2
피앤피시큐어 198 58 179 77 ▲19
데이터스트림즈 183 59 189 56 ▽3
소프트포럼 181 60 214 58 ▽2
위세아이텍 166 61 120 52 ▽9
엔키아 166 62 135 64 ▲2
엑셈 161 63 174 63 -
시큐브 159 64 175 72 ▲8
티맥스데이터 159 65 131 57 ▽8
소프트캠프 158 66 144 68 ▲2
와이즈넛 154 67 142 71 ▲4
닉스테크 151 68 156 66 ▽2
지티원 141 69 106 67 ▽2
지니네트웍스 126 70 90 62 ▽8
맨텍 124 71 155 65 ▽6
라온시큐어 112 72 165 61 ▽11
지란지교소프트 107 73 203 69 ▽4
코난테크놀로지 97 74 95 74 -
하우리 86 75 81 70 ▽5
솔트룩스 82 76 80 75 ▽1
알티베이스 72 77 188 76 ▽1
제니퍼소프트 64 78 62 78 -
틸론 55 79 50 79 -

1위부터 6위까지 상위권 기업들의 순위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IT서비스 분야 빅3로 불리는 삼성에스디에스, 엘지씨엔에스, 에스케이씨앤씨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포스코아이씨티, 한화에스앤씨 등 대기업들도 여전히 수천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도 한두 계단씩의 소폭인 변화는 있었으나,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모습이다.

중·하위권부터는 순위변동이 제법 크게 나타났다. 이 구간은 천억 원대 매출 이하 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적은 매출 변화로도 큰 폭으로 순위변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년 대비 50억 원의 매출 감소를 기록한 라온시큐어는 무려 11계단이나 순위가 하락했으며, 20억 원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피앤피시큐어는 19계단이나 순위가 올라갔다.

특이한 점은 중·하위권에 위치한 기업들 대부분이 SW전문 분야 기업들 또는 보안 분야 기업들이며, 매출이 하락해도 순위가 크게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지란지교시큐리티의 분할로 인해 전년 대비 100억 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지란지교소프트는 순위가 4계단밖에 하락하지 않았으며, 티맥스데이터는 매출이 30억 원 가까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8계단이나 순위가 떨어졌다.

순위표를 통해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국내 SW관련기업들 중 이른바 중간층을 형성하는 기업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천억 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상위권을, 그리고 300억 원대 이하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중·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며, 그 중간인 5~6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하는 기업들은 극히 드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기업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5~600억 원대 규모의 중간층 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매출 실적이 급격하게 변동될 수 있는 만큼, 국내 SW관련기업들의 분포도는 상층과 하층으로 극명하게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업계 생태계 차원에서 볼 때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가계 경제도 중산층이 많아야 하는 만큼, 기업 생태계 역시 중간층 기업들을 배출해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IT서비스 부문

▲ 2014 IT서비스 부문 기업별 매출 점유현황

빅3, 사업구조 및 수익모델 개편으로 지속 성장
비록 공공정보화 시장을 떠났어도 빅3는 빅3였다. 삼성에스디에스, 엘지씨엔에스, 에스케이씨앤씨 등 3개사는 지난해에도 전년에 이어 매출 순위 1~3위에 올랐다. 이들의 매출 합계는 13조 6,412억 원으로, 전년도 12조 5,452억 원에 비해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IT서비스 분야 27개사 기업들의 매출 합계가 약 21조 원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빅3에서 나왔다.

특히 삼성에스디에스는 전년 대비 8천억 원 이상 증가시키며 8조 원에 육박한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7.4% 증가한 5,93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IT서비스 분야 타 기업의 1년 매출에 비견되는 규모다. 지난해 삼성에스디에스는 물류 BPO(업무처리 아웃소싱) 사업 확대 및 삼성에스엔에스 합병 등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규모가 커졌으며, 솔루션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해 물류 솔루션(Cello), 제조 솔루션(MES) 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매출확대에 따른 자연적 증가 및 경영효율화 등을 통한 비용감소로 크게 늘어났다.

엘지씨엔에스도 지난해 전년 대비 3.78% 상승한 3조 3,176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역시 3.67% 증가한 1,534억 원을 달성했다. 비록 참여할 수 있는 폭이 많이 좁아졌지만 공공사업분야에서 그리스 아테네 교통카드 사업, 제2항공 관제센터 구축 사업, 인천국제공항 경비보안사업, 관세청 4세대 국종망 구축(2, 3단계) 사업 등의 대형 사업들을 수주했으며, 보험 영역에서 푸르덴셜생명 ITO, MG손해보험 차세대 등 핵심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엘지씨엔에스 측은 “공공사업 참여제한과 금융 IT시장 축소 등으로 기반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장사업 및 해외사업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했다”며,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한 사업경쟁력 확보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씨앤씨도 매출 2조 4,259억 원, 영업이익 2,71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성장을 이뤘다. 다른 두 회사와 마찬가지로 에스케이씨앤씨 역시 IT서비스 사업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사업구조 및 수익구조 혁신 노력과 프리미엄 서비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해 국내 사업으로는 KDB산업은행 정보시스템 및 한국증권금융 IT아웃소싱, 하나대투증권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국민연금공단 ICT센터 기반환경 구축 등 대형 금융 IT사업을 수주했으며, 글로벌에서는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 등에서 대형 IT서비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대기업 빠졌어도 중소·중견기업 특수 없어
빅3 등 대기업들이 공공정보화 시장에서 빠지게 되면서 그 동안 사업 참여 기회가 적었던 중소·중견기업들이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의견들도 많았다.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 그것은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실제적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의 매출변동은 크게 일어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늘어난 경쟁 탓에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실제로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엘아이지시스템, 케이씨씨정보통신 등 이른바 중견기업들의 지난해 매출 현황을 보면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폭 증가하거나 소폭 감소했을 따름이다.

지난해 2천억 원대 매출을 돌파한 대우정보시스템은 인천공항 공항감시레이더시설 개량사업, 2014년 표준지방세정보시스템 유지관리사업, 2014 공군 LAN 장비 교체사업, 국방동원정보체계 4단계 구축사업, 계명대 EDWARD통합시스템, 장기요양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시도새올 공통기반 노후장비 교체 및 정보보안 강화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들을 수주하는데 성공했으며, 주력 분야이던 공공·제조·대학·철도(지하철) 사업 이외에도 항공분야까지 진출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 관계자는 “품질관리 향상 등 내부적인 역량투자에 매진해왔다”며, 향후 사업들에 대비해 경쟁력을 키워왔다고 강조했다.

쌍용정보통신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서울시 데이터센터 유지보수 및 통합 인프라 구축사업, 한국거래소 보안관제 운영 및 유지보수사업 등 공공 부문에서 굵직한 사업들을 수주했으며, 강세를 보여 온 국방과 스포츠 분야에서도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대회종합정보시스템 구축·운영, 국군재정관리단 화상회의체계 구축사업 등을 진행하는 등 IT 서비스 부분에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미디어 부문에서 고객사의 경영환경 변화 및 프로젝트 난항으로 인해 사업 차질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영업손실까지 입었다. 쌍용정보통신 관계자는 “올해 새 대표 취임과 함께 사업 전망이 밝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엘아이지시스템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984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케이씨씨정보통신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03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도 대보정보통신과 엔디에스는 각각 1,476억 원, 1,10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매출 대비 1%도 채 되지 않는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거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프라 서비스 기업, 실적 톡톡
시스템 통합(SI) 전문기업들의 저조한 영업이익률 가운데 무려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기업들이 있었으니, 씨디네트웍스와 케이아이엔엑스가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콘텐츠 전송 서비스 전문기업 씨디네트웍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4년 매출 1,241억 원, 영업이익 159억 원을 기록하면서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해 전체 성장 폭은 낮았으나, 해외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거둬 해외 법인 매출액이 50%를 돌파한 첫 해로 기록됐다. 해외 법인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평균 16% 상승했으며, 특히 중국 법인은 77%, 유럽 법인은 30%가 증가해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씨디네트웍스는 해외 시장 공략 확대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거점(PoP: Point of Presence)을 확대하고 해외 법인의 영업 조직 재정비를 통해 신규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게임, 리테일, 여행 등 글로벌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럽의 신규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한, 중국 현지 대형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텐센트, 시나닷컴, 바이두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인터넷 인프라 전문기업 케이아이엔엑스는 지난해 매출 365억 원, 영업이익 63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약 17%로, IT서비스 분야에 속한 기업들 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인터넷 연동(Internet eXchange) 서비스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서비스를 주력으로 제공하고 있는 케이아이엔엑스는 지난 2011년 코스닥 상장 이후 매년 매출이 성장해왔다. 이는 인터넷 트래픽의 꾸준한 증가 때문이며, 향후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면 더 많은 트래픽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및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에 투자하면서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인터넷 인프라 서비스 영역의 매출을 늘려나가고 있다.

기업 수익성 악화 및 양극화…근본적인 법체계 바꿔야
삼성에스디에스, 엘지씨엔에스, 에스케이씨앤씨 등 빅3 기업들과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씨디네트웍스, 케이아이엔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IT서비스 분야 기업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높은 매출 대비 낮은 영업이익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과 더불어, 더 많이 버는 기업과 그렇지 못하는 기업들 간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대부분 공공 정보화사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 시행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기업들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기회는 많아졌지만, 그 기회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는 것처럼 공공 정보화사업은 ▲불명확한 RFP ▲분업화를 반영하지 못한 SW사업대가 ▲일과 비용을 매칭시키지 못하는 원가견적 및 가격제안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도 이에 대응해 분할발주, 분리발주 등 다양한 정책들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 효용성을 확인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정책연구실 박상하 팀장은 이에 대해 “근본적으로 법체계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IT관리체계는 선진국과 비교했을 시 상당히 낙후돼 있으며, 이로 인해 부정확한 정보가 발생하고, 그 결과 잘못된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IT서비스 패러다임이 없는 정책’과 ‘반(反)시장적 정책 중독’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공공 정보화사업 프로세스를 규정하는 법안들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조달청 등 다양한 정부부처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정책 일관성과 제도 간 상호운용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상하 팀장은 “문제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구조를 제대로 보고 그것을 해결해야 하지만, 당장 눈앞에 발생하는 문제만 보고 해결하려 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IT서비스 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일과 비용에 대한 정보가 부정확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들의 공공 정보화사업 제도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요구사항과 비용을 일대일로 매칭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체계를 전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SW전문 부문

▲ 2014 SW전문 부문 기업별 매출 점유현황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커져
지난해 SW전문 부문 기업들의 실적을 요약하면 “성장은 했으나 내실은 떨어졌다”로 표현할 수 있겠다. 지난해 SW전문 부문 기업들의 매출 합계는 1조 7,0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1% 성장했지만, 영업이익 합계는 1,2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7.3% 수준으로, 전년인 9.2%에 비해 1.9%p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기업들의 선전으로 인해 평균 수치가 오른 것으로 파악돼 전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SW전문 분야 기업들 역시 힘든 한 해를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본지가 파악했던 실적보다 그 떨어지는 낙폭이 줄어들었다는 정도다.

표본으로 선정된 27개 SW전문 분야 기업들의 매출 비중은 79개 전체 기업 매출의 약 7% 남짓. SW관련 산업 전체에서 봤을 때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규모다. 그렇지만 데이터베이스(DB), 검색, 인프라 등 실질적으로 솔루션을 제작하거나 개발하는 곳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SW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SW분야 전문기업들의 성장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순위를 살펴보면 SW전문 부문 기업들 중 지난해 매출 5,478억 원을 달성한 케이지이니시스가 9위에 포진했으며, 2,803억 원의 매출을 올린 코스콤이 13위에 위치했다. 이어 최근 종합IT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더존비즈온이 1,364억 원으로 중위권인 24위에 올랐으며, 이들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대부분 중·하위권에 위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케이지이니시스는 지난해 매출 5천억 원을 돌파하며 SW전문 분야 실적 증대를 주도했다. 지난해 매출은 5,478억 원으로 전년 4,157억 원에 비해 무려 31%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비 10% 증가한 398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지이니시스는 지난해 전체 거래금액이 10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거래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 보급의 확산으로 모바일 결제 이용추이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과 더불어 해외 가맹점 거래 비율 증가, B2B 업종의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매출 역시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됐던 것이다.

금융IT 솔루션 기업 코스콤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9개 기업 중 13위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코스콤의 지난해 매출은 2,803억 원으로 전년 3,154억 원에 비해 무려 11% 가까이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41억 원으로, 전년 90억 원에 비해 반토막이 나버렸다. 이는 증권업계의 불황으로 인한 증권사업 부문의 성장 저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시스원과 위세아이텍, 지티원이 전년비 30%가 넘는 매출 성장을 이뤘으며, 티맥스데이터는 20%가 넘는 매출 성장세와 함께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인프라웨어는 21% 매출이 감소했으며, 핸디소프트 역시 32% 매출 감소를 보이는 등 지난해 역성장한 모습이 포착됐다.

‘빅데이터 효과’ 끝났나?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이 매년 39.4%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지난해 빅데이터 검색엔진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빅데이터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한다. 특히 빅데이터가 화두가 된 IT 시장에서 최대 수혜주였던 검색엔진 업체들이 흔들리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솔트룩스는 전년 대비 25% 성장한 100억 원을 목표로 했으며, 와이즈넛은 전년 대비 20% 성장한 170억 원을, 코난테크놀로지는 전년 대비 26% 성장한 120억 원 달성을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각 기업들의 명암은 확연히 갈렸다. 솔트룩스와 코난테크놀로지는 전년과 비슷하게 각각 82억 원과 97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검색엔진 기업 중 와이즈넛만이 100억 원을 넘는 15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지난 2013년 대비 코난테크놀로지의 흑자전환 성공과 와이즈넛의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간 것은 다행이었지만,  솔트룩스는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나는 불운을 겪었다.

잘 나갔던 검색엔진 기업들의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은 공공분야 위주의 ‘작은’ 빅데이터 시장과 함께 기업들이 더디게 빅데이터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들의 레퍼런스 대부분이 공공분야에서 나오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예산 삭감으로 인해 빅데이터 관련 프로젝트가 축소되거나 사라져 많은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또한 기업 내 전문가의 부재로 데이터 관리조차 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 및 수익창출의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빅데이터에 대한 도입의사까지도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전년에 빅데이터 관련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도 실제 프로젝트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볼 수 있다.

클라우드, SW전문 분야 기업 판도 바꿔
클라우드는 IT 산업에서 더 이상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다. 인터넷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든 IT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의 개념이 시장에 처음 등장한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다. 클라우드는 차세대 트렌드를 넘어서 이제는 IT 산업에서 지극히 보편화된 개념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서비스 형태의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는 2017년까지 연평균 26%의 성장률을 보이며 5.3억 달러로 빠르게 성장, 향후 SW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통과된 클라우드산업진흥법으로 인해 그 확산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중소 SW기업의 클라우드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SaaS 개발지원 사업’을 개시했으며, 클라우드 기반 SW개발 환경 등을 제공하기 위해 ‘클라우드 지원센터’ 운영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에 무엇보다 분주한 곳은 SW전문 분야 기업들이다. 그 동안 패키지 형태로 제공했던 솔루션들을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SaaS’로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매출 1,363억 원, 영업이익은 205억 원을 기록하면서 소폭이긴 하지만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ERP 분야의 안정적인 매출구조가 뒷받침된 상황에서 클라우드, 전자금융, 그룹웨어, 보안 등 신사업이 동반 성장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으며, 특히 클라우드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1%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지난해 매출 758억 원, 영업이익 274억 원을 기록하며 2011년 이후 최대실적을 이어나가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전략적 영업망 확대 및 마케팅을 통한 오피스 시장 확대에 전력을 쏟아온 한컴은 컨슈머 시장 40% 성장이라는 쾌거를 일구며 국내 오피스 시장 점유율을 22%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컴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 지속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 신규 사업을 가시화함으로써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 1분기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넷피스’ 출시를 기점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한컴 넷피스는 웹오피스를 비롯한 윈도우, 맥, 안드로이드, iOS 등 어떠한 디바이스와 운영체제에서도 문서작성이 가능한 오피스 서비스다. 이와 함께 한컴은 이미지편집 SW인 ‘이지포토’와 데이터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넷피스는 국내 및 해외에 동시 출시, 글로벌 사용자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보안 부문

▲ 2014 보안 부문 기업별 매출 점유현황

전년부터 이어진 ‘말뿐인 보안’
보안 업계에 진한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외형적인 성장을 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그 성장세마저 꺾였기 때문이다. 25개 보안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 총계는 약 1조 271억 원. 이는 전년 대비 0.69% 하락한 수치로,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업계 전체가 침체기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익성마저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25개 보안 기업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약 938억 원. 이는 전년 대비 무려 10.68%나 하락한 수치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SW관련 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보안 산업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말로만 보안을 외쳤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지난해는 연 초부터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는 등 굵직굵직한 보안 사고들이 연이어 터지며 다시금 보안 업계가 주목을 받았으며,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의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보안 업계에는 다시금 훈풍이 불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그러나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사고 등 여러 국가적인 이슈가 발생함에 따라 한참 높아지고 있던 보안 이슈는 가장 뒷전으로 밀려버렸고, 그 여파가 보안 업계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보안 업계는 요란한 빈 수레 꼴이 나버렸다.

업계 순위에서 살펴봐도 금융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니텍만이 20위권 이내 이름을 올렸으며, 보안 업계 빅3로 손꼽히는 안랩, 인포섹, 시큐아이도 각각 25위, 28위, 31위에 랭크되며 상위권 진입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안 기업 대부분이 매출 낮은 중소기업
보안 업계 역시 양극화의 문제점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금융분야에 특화된 이니텍을 제외하고는 1천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안랩과 인포섹, 시큐아이 등 3개 기업이 전부다. 이 중 시큐아이는 지난해 941억 원의 매출 실적을 거두며 사실상 1천억 클럽 가입에 실패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이들 보안 빅3가 거둔 매출 합계는 약 3,343억 원. 보안 분야 매출의 1/3에 해당한다. 이들의 영업이익 합계 역시 371억 원으로, 전체 수익의 39%에 해당한다. 선정된 25개 기업 중 이들 3개 기업이 파이 3개 중 1개를 차지한 형국이며, 나머지 22개 기업이 2개를 놓고 겨루고 있는 모습이다.

나머지 22개 기업 중 중간층이라고 할 수 있는 500~7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 역시 손에 꼽는다. 에스지에이, 윈스, 이글루시큐리티 등 단 3개 기업뿐이며, 19개 기업은 300억 원 이하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으로 심한 양극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안랩은 매출액 1,354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 정도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28% 가까이 증가해 수익구조개 크게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외부상품 매출은 줄어든 반면, 주력인 V3 제품군을 비롯해, POS/ATM 등 특수목적 시스템 전용 보안 솔루션, 네트워크 보안 장비, APT 방어 솔루션, 관제 등 보안 서비스 사업 및 컨설팅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매출이 고르게 성장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인포섹은 전년 대비 5% 가량 하락한 1,048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114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 2013년부터 관제와 컨설팅 등 보안서비스에 대한 프리미엄화와 솔루션 및 SI 분야의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한 결과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시큐아이도 전년 대비 9% 정도 하락한 941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도 10% 감소한 166억 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일본 엔화 약세와 일본 출시 모델 변경 등으로 인해 수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시장을 겨냥한 가상화 보안 신제품 출시 및 제품 라인업 강화로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의 성공적인 진입을 노려 해외 매출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다각화로 활로 모색
보안 기업들은 주력 사업 외에도 추가적인 수익구조를 찾아 사업을 다각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보안만 보고 있자니 성장 모멘텀을 쉽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완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함으로써 매출을 늘리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다.

에스지에이는 지난해 매출 582억 원, 영업이익 47억 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4%, 102% 증가했다. 에스지에이의 최대실적 달성은 자회사의 실적 성장과 임베디드 사업부문이 이끌었다. 임베디드 사업부문은 POS, DID, ATM, 산업용 컴퓨터 등을 위한 ODM(제조자설계생산) 메인보드와 임베디드 OS를 원스톱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토털 임베디드 솔루션을 공급하며 지난해 매출 180억 원, 영업이익 11억 원을 달성해 매출은 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3% 성장했다. 이와 함께 자회사 레드비씨는 연이은 금융권 사업 수주 및 샵(#)메일 서비스 사업 진출 등으로 출범 후 최대실적을 달성했으며, 에스지에이시스템즈는 지난해 전국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업에 진출해 꾸준히 공공사업을 수주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지난해 56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87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글루시큐리티 측은 이의 이유로 신규 솔루션 확보 및 수출용 제품 개발을 위한 R&D투자비용 증가를 들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주력사업인 통합보안관리(ESM) 및 보안관제 서비스 이외에도 SW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한 악성코드 유입을 차단하는 악성코드 사전차단 솔루션 ‘IS-KIMO(아이에스 키모)’를 출시했다. 기존 B2B 사업 이외에도 B2C 영역에 해당하는 솔루션을 출시함으로써 신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니네트웍스는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 분석서비스 ‘왓츠업’을 선보이며 O2O(Online to Offline) 시장에 진출했다. 지니네트웍스 측은 오프라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확산되고 있는 O2O 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으며, 해당 시장에 진출한 만큼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로애락, 일희일비…작은 것 하나에도 울고 웃어
보안 기업들 대부분이 300억 원 미만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소기업인 만큼 사업 수주 하나에 울고 웃는 모습들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모두들 어려웠다고 하는 보안 시장에서도 지니네트웍스는 매출 100억 원 돌파, 소만사는 최대 실적 달성 등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니네트웍스는 제품 공급 호조로 인해, 소만사는 유지보수 사업 수주 확대로 인해 이 같은 성과를 얻었으며, 그 결과 양사 모두 전 직원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기쁨을 누렸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전년 대비 절반에 해당하는 107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지란지교시큐리티로 분사된 보안사업부의 매출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 지란지교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도와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소프트캠프는 당시 예상했던 160억 원에 살짝 못 미치는 157억 원의 매출 성과를 거뒀으며, 소프트포럼도 공공 시장의 수요 감소로 인해 전년 대비 15% 떨어진 18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도 펜타시큐리티시스템(422.24%), 마크애니(50.31%), 케이사인(28.73%), 파수닷컴(14.22%) 등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많이 증가했으며, 파이오링크(59.27%), 윈스(49.57), 한솔넥스지(29.45%)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시큐브와 지란지교소프트는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세로 들어섰고, 라온시큐어와 이글루시큐리티는 지난해에 이어 적자세를 면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