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시 스마트폰 철수, 중국 플랫폼 이용해 노키아식으로 팬택 부활

▲ CKT개발이 법정 관리중인 벤처기업 팬택을 부활시키기 위한 방안을 밝혔다.

[아이티데일리] “팬택은 벤처신화를 이뤘던 대표기업인 만큼 팬택의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팬택을 인수하게 되면 사물인터넷(IoT)을 주요사업으로 CKT가 보유하고 있는 중국 플랫폼을 이용해 노키아식 창업을 하는 기업으로 부활시킬 계획이다”

부동산개발회사인 CKT개발은 6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팬택 부활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어 법정 관리중인 벤처기업 팬택을 부활시키기 위한 방안을 밝혔다.

CKT 측은 이날 팬택을 중국 플랫폼을 이용해 노키아식 창업을 하는 기업으로 부활시키겠다는 회생안을 발표했다. 과거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노키아가 사정이 안좋아진 이후 핀란드에서 해고된 직원들을 중심으로 창업 붐이 일어난 것처럼 팬택의 전문 인력을 이용해 다수의 기업을 창업하겠다는 것이다.

CKT는 팬택의 기존 스마트폰 제조에서는 손을 뗄 계획이다. CKT 개발에서 팬택 인수를 담당하고 있는 심영택 서울대 교수는 “팬택에게 스마트폰은 5년 전만 하더라도 차별성 있는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애플과 삼성전자 외에도 많은 중국 업체들이 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 발휘가 어려운 사업”이라며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는 팬택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 CKT는 IoT 사업을 중심으로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팬택이라는 브랜드 아래 여러 벤처를 구성, ICT 실리콘 벨리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팬택의 연구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심영택 교수는 “CKT는 팬택의 연구 인력뿐만 아니라 현장 근로자에게도 기회를 줄 계획”이라며 “판매부서직원이나 생산부서직원도 향후 팬택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재취업프로그램이나 IoT 관련한 교육을 진행하며, 원치 않을 경우에는 전문대학 지원비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CKT는 중국 칭화그룹, 칭화대학의 연구·창업 산업 단지인 ‘칭화과기원’ 설립을 인천 송도에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투자개발회사다. 지난해 11월에는 칭화지주회사(칭화대 지주회사)와 포스코엔지니어링, 한국뉴욕주립대학 등과 공동으로 인천 송도에 송도 칭화과기원을 오는 9월 개원하기로 협약했다. 이점이 CKT가 중국 플랫폼을 이용해 부활하겠다는 계획의 골자다.

CKT는 국내 자본 100%로 이뤄져있지만 주로 중국 사업에 치중하고 있고 인천광역시, 산업통산자원부 등과 협력하는 등 한중미 창업공동체 마련에 힘쓰고 있다. CKT는 팬택을 인수해 송도에 창업공동체를 창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 한국식 실리콘벨리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CKT는 이날 비상운영계획도 발표했다. 오는 6월말부터 보유현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해 상암동 본사 사옥의 인력을 김포공장으로 이전, 임대보증금 113억 원을 확보한 후 인수 작업이 모두 종료되는 시점이나 파산선고 후 팬택인력 일부가 창업을 위해 칭화과기원으로 이동하는 시점인 10월경까지 비상운영체계로 운영된다.

직원은 관리인원 100명만 남기고 무급 휴직상태로 처리된다. 잔류 인력은 현재 시판 중인 스마트폰의 A/S를 향후 2년까지 계속 공급한다. 현금 확보와 직원 처리를 통해 자금계획을 수립한 후에 10월 인수자금 투입으로 1300명 팬택 임직원을 회생계획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CKT가 이같은 팬택의 회생안을 내놨지만 업계의 반응은 ‘뜬구름 잡기 식’이라는 입장이다. CKT는 법원이 진행한 팬택 공개매각입찰 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3개 업체 중 한 곳이다. 당시 법원은 CKT가 인수 후보 자격이 없다고 판단, 매각절차를 중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KT가 팬택을 인수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며 “IoT를 기반으로 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모호한 내용으로는 부활여부나 비전을 전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CKT의 회생안은 이상적이지만 국내에서 성공사례가 없고, 중국 인프라를 통한다고 해도 쉬운 게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밖에도 CKT에 대한 정보가 과도하게 감춰져 있는 점도 문제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 CKT 측은 주주지분구조, 재정상태, 사업 구조 등에 대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CKT개발은 자격미달 판정을 받은 뒤 현재 매각절차 중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신청서와 청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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