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 기관인 시티그룹(Citigroup)은 2005년 6월, UPS에서 시티파이낸셜 고객 390만 명의 중요 정보가 담긴 백업 데이터 테이프를 분실했다고 발표한 일이 있다. 시티그룹은 고객들에게 당시 발생한 사건에 대해 통지해야 했으며 편지 발송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데이터 테이프 도난 사건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금융 서비스 업계에서 이러한 귀중한 컴퓨터 테이프를 추적하는데 필요한 향상된 시스템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금융 업체 몇 곳에서 RFID가 데이터 테이프를 보호해줄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서비스 업종은 상품에 대한 추적에 관심이 있다는 점에서 유통이나 항공, 의약품 등 RFID를 도입하고 있는 다른 업종과 유사한 상황이다. 금융 업계는 백업 테이프 외에도, 현금과 채권, 금과 수표 등의 분실이나 도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RFID를 테스트하고 있다.은행과 신용카드 회사들은 비접촉식 신용 카드나 선불 직불 카드를 제공하는 데에도 RFID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마스터카드, 비자 등이 전세계 일부 시장을 대상으로 비접촉식 지불 시스템을 출범했다.현재, 은행들은 RFID가 고객 서비스를 맞춤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보험 업계 역시 RFID의 활용에 대해 조사중이다. 이러한 업체들은 보다 적절하게 위험을 관리하고 정책을 수립하며 고객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RFID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테이브에 대한 도단 분실 방지

은행들은 계좌정보나 신용카드 거래, 대출 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데이터 테이프는 현재 바코드로 추적되고 은행의 데이터 센터에 있는 자동화된 라이브러리에 보관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러한 중요 고객 및 트랜잭션 데이터를 신용 기관이나 규제 당국에 보내야만 했고 지점간에도 이송하는 일이 생기곤 했다. 테이프가 분실되는 경우의 대부분이 이러한 데이터의 이송 과정에서 발생되었다. 또한 직원들이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 라이브러리에서 꺼내어보곤 다른 곳에 놓아두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데이터 테이프의 분실이나 도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일부 은행들은 암호화된 데이터의 전자 송수신 방법으로 바꾸었다. 다른 은행들은 데이터 테이프를 수송하는 트럭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GPS와 RFID를 병행 도입했으며 일부에서는 누가 언제 테이프를 없앴는지 파악하고 테이프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모든 데이터 테이프 카트리지에 RFID 태그를 부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적인 은행을 대상으로 테이프 추적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유니시스의 피터 레젠 부사장은 "은행들은 테이프의 안전을 위해 더 이상 직원이나 프로세스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직원과 프로세스는 실패했음이 입증되었다"고 밝혔다.유니시스의 파일럿(어느 은행인지는 밝히지 않음)에서 테이프 추적을 위해, 데이터 센터의 모든 카트리지에 패시브 RFID 태그를 부착했으며, RFID 태그에는 얇은 라벨이 내장되어 있었다. 센터 출입문에 리더기가 설치되어 테이프의 이동을 추적했다. 은행 직원이나 테이프를 수송하는 물류 회사의 직원들은 RFID 식별 카드가 발행되어 테이프를 이동시킬 권한이 있는지를 확인 받았다. 테이프 외부를 감싸고 있는 튜브에는 액티브 전자 봉투와 이동전화 기술이 결합되어 튜브의 개봉 여부를 추적 및 확인하고 위치도 추적할 수 있게 했다.레젠은 "15개의 튜브를 트럭에 함께 싣고 이중 하나만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면 경보를 보낸다"면서, "트럭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그 즉시 경고를 보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국의 대표적인 은행 역시 액세스 인터내셔널(Axcess International)의 패시브 및 액티브 RFID 기술과 미디어 리커버리(Media Recovery)의 데이터 센터 서비스 및 제품을 결합해 데이터 테이프를 추적하고 있다. 액세스 인터내셔널의 전략 세일즈 부사장인 짐 퍼거슨은 데이터 카트리지의 측면에 부착하는 패시브 RFID 라벨과 수송 케이스 내부에 통합되는 액티브 태그를 비롯해 데이터 센터의 출입을 위한 직원용 ID 배지에 사용되는 액티브 태그가 도입되었다고 밝혔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알려졌다.미디어 리커버리의 마케팅 이사인 데비 힉스는 "거의 100% 만족한다는 보고를 받았으며 기록되지 않고 이동하는 사례는 한 것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글 글로벌 로지스틱스(Eagle Global Logistics)는 이동 중에 데이터 테이프를 추적할 수 있도록 RFID와 GPS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은행 고객이 있다. 자산 추적 업체인 아르고 트래커(Argo Tracker)의 기술 솔루션은 케이스가 개봉되거나 경로를 벗어날 경우 은행 직원에게 경보를 보내며 데이터 테이프가 적절한 시간대에 트럭에 적재되고 있는지 여부를 추적할 수 있게 해준다. 화물 트럭은 GPS 단말기와 RFID 리더기가 탑재되어 케이스에 있는 RFID의 태그와 센서를 끊임 없이 읽는다. 이 정보는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은행의 보안 담당자들에게 전송된다.

현금과 유가증권, 자산 추적


2003년, 미국과 유럽의 전문 잡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모든 유로화에 RFID 태그를 내장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앞 다퉈 보도한 적이 있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유럽 연합이 유로화로의 전환을 앞두고 지폐 위조와 돈세탁을 방지하고 금융 업무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ECB의 닐스 부네만 대변인은 "그 프로젝트는 결코 도입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당시 프로젝트가 진행된 적이 있었는지, 향후 검토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으며, "향후 보안 기능에 관한 리서치 프로젝트의 경우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업계 전문가들은 화폐에 RFID 태그와 안테나를 삽입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칩의 높은 비용으로 인해 도입 이후 얻게 될 이득이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고 있다.

화폐의 경우 이미 홀로그램이나 호일로 된 선, 특별한 잉크와 워터마크 등 위조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하고 있다.하지만 화폐 백이나 지폐다발, 금, 수표 등을 추적하는데 RFID를 사용하겠다는 생각은 일부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레젠은 유니시스가 대량의 화폐를 추적하는 정부 기관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안을 우려해 해당 정부 기관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유니시스는 현재 미 국방성과 협력해 현금 흐름과 기타 귀중한 자산을 추적하는데 RFID를 적용하고 있다.일부 유럽 업체들 역시 현금을 담은 자루나 보안 문서, 채권 등의 추적을 위해 RFID를 사용하는 것의 효과를 시험해보고 있다. IBM의 파이낸셜 서비스 사업부 부사장인 마크 그린은 "은행들은 그러한 패키지가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추적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 우려로 인해 그 역시 업체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금융 서비스 기관이 데이터 테이프와 화폐, 채권, 다이아몬드 등을 추적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RFID 도입을 위한 투자를 단행하기에 앞서 기술 테스트를 면밀히 진행하는 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레젠은 "금융 서비스 기관들은 브랜드와 명성, 보안과 사고 방지를 위해 RFID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전사적인 차원으로 확대 도입하기에 앞서 정말로 효과를 줄 수 있는지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RFID JOURNAL Elizabeth Wasserman

"미래를 위한 보험을 들라"
RFID를 사용해 모든 상품의 팔레트를 추적하는 백화점 창고의 경우 정확하고 최신의 상품 계정 정보를 보장할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은 화재나 그 밖의 재난 발생시 보험 청구를 확실히 할 수도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보험 회사들 역시 이러한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해 보험 청구금액을 지불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미국의 대형 보험 회사인 하트포드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Hartford Financial Services Group)의 기술 혁신 연구소는 RFID와 센서 및 기타 새로운 기술들이 보험 업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전 앤소니 연구소장은 "RFID가 가격과 손실 제어를 비롯해 클레임 프로세스 등에서 상당한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RFID 기술 사용 방법을 이해하고 그 기술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철도차량이나 트럭의 화물을 추적하는데 RFID를 도입할 경우 유통 업체는 절도나 잘못된 수송으로 인한 비용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된다.보험은 위험 관리가 대부분인 업종이다. RFID는 기업들에게 위치와 자산의 상황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까지의 수송 기간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전반적인 위험을 낮춰준다.

이 연구소는 하트포드의 손실 제어 및 클레임 비즈니스와 연계해 RFID를 비롯해 다양한 신기술로부터 얻는 정보를 통해 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데 있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규명하고 있다. 앤소니는 "추론해서 말하자면, 특정 상황에 따라 배상 정책을 설정할 때, 특정 직원이 가서는 안 되는 곳에 머물 경우 이를 RFID를 통해 제어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부상을 막아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보험은 또한 데이터 지향적인 업종으로, RFID가 적합한 분야라 할 수 있다. 앤소니는 "궁극적으로, RFID를 사용함으로써 위험 관리에 적용하는 것은 고객의 RFID 도입도 확산시키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밝혔다.

은행의 미래
액센츄어, 프랑스에 '차세대 지점' 구축…VIP 서비스 제공
RFID 기능이 가능한 ATM, 직불 및 신용 카드는 고객들에게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객이 은행에 들어가면 출입구에 있는 RFID 리더기가 고객의 카드에 내장된 RFID 태그를 판독해 이름을 통해 그가 누구인지 알아내며 미리 고객의 기록을 불러와 담당자에게 통보할 수 있게 된다.위의 사례는 유럽과 북미 등 일부 은행에서 테스트 중인 여러 시나리오 중의 하나이다. 전문가들은 RFID가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한 대형 은행은 지난해 유니시스와 함께 패시브 RFID 은행 카드를 사용해 표본 그룹과 직원을 테스트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이 은행은 한 지점을 선택해 출입문과, 창구. 그리고 자동 대출 및 모기지론 디스플레이 등의 특정 위치에 리더기를 설치했다. 이 테스트 결과, 수집된 데이터가 프리미엄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게 되었다.액센츄어는 RFID 및 신기술 애플리케이션이 은행 서비스를 단순화하고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쇼케이스로, 프랑스에 '차세대 지점'을 구축했다. 액센츄어는 지난해 미국의 금융 기관과 RFID 카드를 사용해 VIP들에게 차별화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으며 전세계 다른 금융 기관들과도 프로젝트에 대한 결과를 공유했었다. 액센츄어 기술 연구소의 금융 서비스 혁신 팀장인 크리스토퍼 파쿠렉은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가 거의 모든 금융 서비스 업종에서 비밀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VIP 서비스를 위해서 도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 외부로 공개하지 않을 뿐"이라고 밝혔다.

IBM은 고객의 충성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으로서 RFID 기능의 은행 카드를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미국과 유럽에 있는 세 곳의 은행들과 진행하고 있다. 이 은행들은 부유한 고객들 및 프리미엄 고객들을 위한 향상된 서비스 제공에 관심이 높다. 일부 파일럿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것이라는 게 IBM의 금융 서비스 사업부 전략 담당 부사장인 마크 그린의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전사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 은행은 한 군데도 없는데, 은행들이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은행들은 RFID 데이터를 사용해 고객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들에게 추가적인 서비스를 판매할 수도 있다.

자동차 대출이나 주택 담보 대출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또한 RFID 은행 카드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고객들을 위한 RFID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예를 들어, 은행들은 RFID 라벨을 브로셔에 삽입해 고객들에게 제공해, 고객이 브로셔를 집어들면 광고가 상황에 따라 변해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파쿠렉은 "고객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그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한 특정 시간대에 은행 거래에 대한 트래픽이 정확한지의 여부도 RFID 데이터를 사용할 수도 있다. 유니시스의 피터 레젠 부사장은 "한 지점의 대기 시간 및 창구에서 업무를 보는 시간을 포함해 총 걸리는 시간이 얼마인지 파악할 수 있다면 지점의 디자인을 바꿔 고객의 요구에 맞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지금까지는 어떠한 RFID 파일럿 프로젝트도 전사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은행들이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모든 고객들에 적용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VIP 고객에 한해 적용한 RFID의 효과가 높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 좀더 확대된 형태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질의 서비스와 프라이버시의 '상충 관계'는 고객들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RFID 카드는 고객들에게 '옵트인(opt-in)' 형태로 제공된다. 또한 고객들은 RFID 카드에 삽입되는 정보에 대해 원치 않을 경우 제한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으며 특정 지점에 한해 사용이 허락되도록 '잠금 장치'도 설정할 수 있다.하지만 RFID의 또 다른 장애 요인은 그 기술 자체에 있다. 유니시스는 기존의 은행 카드에 패시브 RFID 태그를 내장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기존 은행 카드와 결합된 형태의 카드는 ATM이나 직불 카드 형태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은행 지점에서 RFID를 판독하는 것은 지갑이나 주머니 속에 있는 카드들이 다른 사람(역시 동일한 형태의 카드를 보유한 고객)과 가까이에 있을 경우 제대로 판독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패시브 RFID 신호 전송에 서로 간섭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액센츄어는 은행들이 배터리로 전원이 공급되는 액티브 태그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기술은 은행 카드만큼 평평한 형태로 구현할 수 있을 만큼 칩이나 배터리 기술이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벤더들은 조만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하고 있지만 이러한 카드의 비용의 경우 약 10달러 선으로, 마그네틱 카드가 40센트인 것에 비하면 아직 고가이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확대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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