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대길 (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등 입춘을 맞을 즈음이면 어릴 적 우리네 대문에서 이런 글귀들을 종종 보곤 했지만 아파트나 다가구주택이 늘어나면서 이런 우리의 옛 풍습도 사라져가고 있다. 어쩌다 남의 집 한옥 대문에서 보게 되는 이러한 춘축(春祝)의 글귀에 발이 잠시 멈춘다.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이라면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더라' 이 뜻 아니던가. 근면성을 강조한 말일 듯싶다.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문을 열 때마다 복이 든다는 말은 사람이 자주 드나들면 좋은 일이 생겨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인터넷이다 핸드폰이다 하여 우린 너무나 빠른 문명만을 쫓느라 늘 바쁘다. 텔레비전까지 손에 들고 다닐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눈도 내렸고 추위도 한 물 가기 시작하니 늘 그랬듯이 곧 봄이 이 땅에 찾아오리라. 철제 대문에다 붓글씨로 반듯하게 쓴 봄맞이 춘축은 못되더라도 마음으로나마 위 글귀를 담아보며 조금은 느긋하게 봄을 맞아본다. 느긋해지면 질수록 마음이 더 넉넉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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