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핵심 비즈니스로 자리 잡아, 금융권 중심으로 도입 확산

데이터 통합이 최근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으면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그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CRM이나 DW 중심의 데이터 구축에 중점을 뒀던 기업들이 자원의 최대한 활용 방안으로 기존의 DW 등을 고도화하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통합 시장은 통신사와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계로 확산되면서 관련 시장에서 전문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전세계 데이터 통합 시장은 2004년 15억 7000만 달러에서 2005년에는 17억 4700만 달러로 11.3%나 성장했다. 올해에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데이터 통합과 관련한 독립적 프로젝트는 아직 많지 않은 편이어서 정확한 시장 규모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이나 데이터웨어하우스(DW) 구축 등의 일부분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관련 업계는 “지난 해 라이선스를 기준으로 13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면서, 올해는 150억원 이상까지도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는 기업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제 1금융권 은행을 비롯해 삼성증권과 현대해상화재보험, 신동아화재, ING 생명, 삼성카드 등에서 EDW 재정비 사업과 함께 추진되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내년부터 시작될 바젤II 및 샤베인-옥슬리법과 관련, 위험관리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 자체의 신용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그 어느 산업보다 프로젝트 도입이 활발하다.
데이터 통합 시장은 이러한 금융권에 이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형 제조업체들 뿐마 아니라 GS홈쇼핑, 하나로텔레콤 등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과 GS홈쇼핑은 데이터 품질을 위한 내용검증(POC)을 마쳤으며, 롯데닷컴과 현대홈쇼핑도 고객정보에 대한 데이터 품질 관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통합의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비즈니스의 핵심 주제는 바로 고객이 되고, 그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바로 축적된 고품질의 고객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기업 내부의 시스템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는 필수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바로 데이터 통합은 기업 전산 시스템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전사적인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총체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 통합은 데이터의 추출과 가공, 적재, 메타데이터 관리, 데이터 품질관리 등 데이터의 전 과정을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물론 최근까지 구축된 DW, EDW의 경우도 현재 구성되어 있는 다양한 시스템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받아서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로 가공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최근의 주요 프로젝트는 익일 기준의 데이터 통합이 아니라, 실시간 비즈니스의 요구에 따라 정확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요즘 금융권에서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서도 서로 다른 분산된 데이터로부터 리포팅과 대쉬보드의 통합된 결과를 보여주는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정부기관에서는 지방 자치단체와 중앙 정부와의 통합된 데이터 뷰를 통해서 정확한 통계치를 기반으로 정책을 세우고자 하는 등 각 인더스트리별로 데이터 통합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추세다.
물론 기존에도 ETL을 이용하여 DW를 구축함으로써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DW가 갖는 배치 작업이 갖는 시간적 갭의 한계와 데이터 마트를 구성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에서 벗어나 실시간의 전사적 데이터 통합 기술을 갖고 고객의 단일 뷰를 경영층에게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몇 해 전까지만 해도 ERP, SCM, CRM 등의 애플리케이션 솔루션이 IT 트렌드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이러한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한 IT의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BAM(Business Activity Monitoring), SOA(Service Oriented Architecture) 등의 기본 사상은 현재 사용 중인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이러한 솔루션들이 정확한 자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데이터 통합이다. 기존 시스템간의 데이터 통합이 이뤄져야 모든 업무가 유기적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데이터 통합의 요구는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더욱 증가하고 있다. 과거 메인프레임 시절에는 모든 업무는 하나의 시스템,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통합적으로 구성되어 이미 데이터 통합이 이뤄진 시스템 형태였다. 하지만 오픈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하나의 시스템에서 하던 업무를 여러 개의 시스템으로 분산하여 업무를 개발하고, 새로운 업무가 추가될 때마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여 설치하게 되었다.
더욱이 다운사이징(Down Sizing)에 힘입어 확산된 오픈 시스템은 기업에게 새로운 업무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트렌드에 따른 시스템 구축 붐이 일어 금융기관이나 대형 제조업체의 경우 100여개의 유닉스 서버가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 중 어느 하나도 독자적으로 작업되는 시스템은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데이터 통합이 있어야만 해당 시스템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 통합의 요구는 정보계 뿐 아니라 ERP 등의 운영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국내의 경우 ERP 등을 도입하였더라도 회계가 중심이기 때문에 인사와 급여, 고객관리, 영업 등의 데이터는 각각의 시스템에서 돌아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IT 비즈니스는 ERP 등을 도입하여도 회계 중심의 구축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나머지 인사나 영업 등은 여전히 개별 시스템에서 운영되고 있어 데이터의 정합성이 맞지 않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최근에 이러한 운영계 시스템의 데이터 통합을 위해 나온 것이 MDM(Master Data Management)과 Information Hub 기술이 등장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통신사를 비롯한 금융과 유통업계에서 확장된 ERP 도입의 전 단계 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통합이 화두가 되면서 관련 솔루션 시장도 부각되고 있다. 기존에는 데이터 통합이나 품질 등과 관련하여 인하우스 개발로 데이터를 관리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절반 이상이 전문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때문에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IBM, 인포매티카, SAS는 물론 최근에는 사이베이스까지 이 시장에 가세해 시장선점 경쟁이 뜨겁다.
한국IBM의 경우 올 초부터 차세대 정보관리 청사진인 ‘인포메이션 온 디맨드(Information On Demand)’ 전략을 내세우며 고객이 효율적인 정보관리와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IBM이 강조하는 인포메이션 온 디맨드란 필요한 시점에 수요자가 원하는 형태와 품질로 정보가 제공되는 최적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IBM은 ‘IBM 인포메이션 서버’를 통해 기업이 자사의 시스템에 분산되어 잇는 복잡하고 이질적인 정보에서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보를 통합, 풍부화 및 전달하는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SOA를 활용하여 일관성 있는 데이터 품질, 변환, 이동, 연합 및 메타 데이터 관리 프로세스를 보장하여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조직 전체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IBM은 본사 R&D팀과 밀접하게 연계하여 기술 이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함으로써 대고객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물론 한국IBM에서도 자체적으로 전문 기술 및 서비스 인력을 보유하고, IBM 컨설팅 조직인 GBS와 협업을 강화해 기업의 전사정보아키텍처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에 맞는 정보과닐 전략과 솔루션을 제안하는 ‘가치와 혁신의 영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인포매티카는 올해 초 데이터 프로파일과 데이터 표준화를 위해 인수한 시뮬레러티시스템즈를 파워센터 데이터 통합 제품에 추가하여 제품의 기능을 대폭 강화시켰다.
인포메티카는 무엇보다 실시간 데이터 통합 시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과거의 정보가 아닌 실시간 현장의 정보를 경영 정보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을 제공하고자 한다. 각 인더스트리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ERP 환경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경영진의 의사 결정지원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활용하고자 한다.
특히 파워익스체인지의 경우 오라클 기반 트랜잭션 시스템에 저장된 중요한 운영 데이터에 신속하게 액세스하여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변경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비용 효과적인 방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새로운 작업이 생길 때마다 실시간으로 로그(log)를 읽어와 필요한 정보를 EDW로 원하는 형식에 맞춰 보내주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에 부하를 주지 않아 CPU나 메모리 증설이 필요없다고 한다.
SAS는 데이터플럭스 인수 후 자바 기반으로 전환하여 C/S 기반 고객을 대상으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통합 서버를 공급할 계획이다.
SAS의 SAS DI 솔루션은 엔터프라이즈 인텔리전스 플랫폼(EIP) 중의 하나로 데이터 품질, ETL, 메타데이타 관리는 물론 실시간 관리까지 지원한다.
SAS는 그리드 컴퓨팅과 SOA, MOM(message oriented middleware) 등의 통합기능을 강화시킨 DI 3.3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안으로 데이터 품질과 관련한 데이터 플럭스(Data Flux) 제품의 한글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SAS는 이미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우리은행, 롯데닷컴 등의 다양한 산업별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데이터 통합 벤더와 달리 BI 영역의 대부분 솔루션을 보유한 점을 부각시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사이베이스의 경우 ‘Unwired Enterprise’라는 전략 하에 사무실 외에서도 모바일 등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에 제한을 받지 않게 한다는 계획이다.
사이베이스는 이러한 비전을 완성하기 위한 솔루션 로드맵을 완성하기 위해 인수합병 등을 통해 고객이 유비쿼터스를 실현하기 위해 인프라를 활용하도록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사이베이스는 2000년 초반에 EAI 솔루션으로 NEON(New Era of Networks)를 인수하고, EII(Enterprise Information Integration) 솔루션으로 작년 하반기 아바키(Avaki)와 ETL 솔루션인 솔론데(Solonde)를 인수하여 지난 8월에 ‘데이터 인티그레이션 스위트(Data Integration Suite)’ 1.0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가상화 솔루션을 이용해 기존의 기간계 시스템과의 부하나 작업에는 무리가 없이 연동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이베이스는 글로벌 차원의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국내 DW 업체들과 연계하여 본격적인 영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화이자제약(Pfizer), 태평양 캐피탈 은행 등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다양한 BI업체들과 제휴 및 파트너십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기존의 DW 고객을 중심으로 데이터 통합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레퍼런스 구축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문 툴을 도입하기 보다 자체 개발을 선호하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ROI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 데이터 통합과 품질 관리를 하는 기업들도 독립적인 프로젝트 보다는 차세대 시스템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개발보다 전문 솔루션 툴을 사용할 때 10~20%의 인력으로 개발이 가능해 효율적인 개발인력의 배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를 완료한 삼성생명의 경우 툴 도입으로 30~40%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업들이 데이터 통합을 위해 표준화를 하고, 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지속적인 관리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인포매티카의 정인호 본부장은 “기존의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가 ETL이나 메타데이터에 대한 관리 수준”이라면서 “프로세스 중심의 데이터 품질을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데이터 표준화와 프로세스를 정립하기 위해 6시그마를 도입하거나 데이터 품질을 위한 조직을 만드는 기업들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 KT와 포스코 등은 전사적인 품질 전담 조직을 갖추었으며, 최근에는 신한과 국민은행도 데이터 표준화를 위한 팀을 구성했다.
<최은주 기자 ejchoi@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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