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영 OPENmate 대표이사

[컴퓨터월드] 얼마 전 한 포털 사이트에서 2012~14년 3년간 대학입시 학과 검색 순위 및 순위 연속 상승 학과를 발표하였는데, 전체학과부문 2위, 공학부분 1위로 ‘공간정보학과’가 선정이 된 바 있다.

공간정보를 업으로 12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의 대표인 필자로서는 자연스레 시선이 꽂히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GIS나 지리정보학이란 용어조차 낯설어하던 고객을 마주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 들어서는 부쩍 GIS, 지리정보(LBS), 공간데이터에 대한 문의가 많아진 것도 거의 같은 시기에 느껴지는 변화이다.

공간정보는 빅 데이터의 핵심요소
필자는 이러한 조사결과가 현재 사회의 관심화두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빅 데이터가 우리나라에서 화두가 되기 시작한 시점과도 일치하는 지난 3년간, 공간정보는 빅 데이터의 핵심요소로 수많은 관련 자료에서 거론되어 왔다. 다양한 소스로부터 여러 형태(정형 및 비정형)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모으는 기본적인 프레임으로서 ‘공간’(Point: 지번, line: 도로, Polygon: 건물, 행정동 등)은 훌륭한 key 값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빅 데이터 시대에 부응하여, 국가가 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기조가 채택이 되면서 국가공개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국가 정보관리체계의 기본 관리단위는 국가의 행정구역 단위이므로, 공간정보에 대한 이해와 그에 맞는 데이터로의 형태 전환을 통한 ‘공간정보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간을 기반으로 자신들이 가진 데이터와 외부의 데이터를 모두 모아야 그것이 빅 데이터가 되고, 더 나아가 국가 공개정보까지 자유롭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간정보화 과정이 점차 필수과정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모든 데이터를 ‘공간정보’라 부르기 때문에 결국 공간정보는 빅 데이터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점차 확산, 진화하는 공간정보 기반의 빅 데이터 활용
그렇다면, 이처럼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한 빅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활용 서비스는 빅 데이터 시대가 도래하기 전인 2002년부터 이미 국내에 도입이 되었다.

그리고 2006년을 기점으로 민간 기업에서는 gCRM 이라는 서비스에 대해 산업별 선도 기업들(금융, 유통, 제조 등)이 이를 도입, 활용하기 시작한 바 있다. gCRM은 ‘Geographic + CRM’을 의미하는 신조어로써,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고객과 상품, 시장의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비즈니스 솔루션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어 출점 전략, 매출 예측, 고객 프로모션, 캠페인, 영업권역 설정 및 관리 등 고객과 시장에 대한 전략 맵(Map)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참고로 필자의 회사 역시 BC카드, 삼성생명, GS리테일, 삼성전자 등 80여 개의 고객 기업들에게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더 나아가, 고객 유형을 추정하고 판별하는데 활용되기도 한다. 필자의 사례를 들어 보면, 국내 빅 데이터의 활용 초창기라 할 수 있는 2012년에 지난 10년의 공간정보솔루션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신용평가사, 카드사, 통신사, 국가 공개정보 등을 융합한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한국형 고객유형 판별 알고리즘을 출시한 바 있다. 이는 내부 고객 데이터만을 가지고는 판단할 수 없었던 고객의 소위 ‘Lifetime Value’를 추정할 수 있게 하는 마케팅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DART(Do Analyze Right Target)라 불리는 이 솔루션은 고객의 성, 연령, 주소를 기반으로 그 사람의 생애주기, 가구 단위의 소득 추정, 업종별 소비패턴 및 잠재구매력을 판별, 유형화 해주는 판별 알고리즘이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주소’를 기반으로 그 사람의 주거형태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고, 그러한 공간이 제공하는 정보에 개인이 다양한 소스를 통해 쌓아놓은 행동패턴들을 매칭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은 개인정보법에 위배되지 않는 최소 단위의 공간단위(Block) 집계 형태로 관리, 제공될 수 있어 누구나 손쉽게 빅 데이터 기반의 소비항목별 잠재수요 추정, 프로모션 오퍼 등이 가능하게 되었다.

공공 데이터 활용 서비스의 활발한 전개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는 빅 데이터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덕분에 공공기관의 데이터 융합 플랫폼 구축과 그를 활용한 서비스들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2013년 정보화 진흥원에서 선정한 시범사업인 <소상공인을 위한 점포평가 서비스>는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 필자 회사의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민간(카드사, 통신사)과 공공(한국감정원, 중소기업청)의 데이터를 연계 융합하여 창업자들에게 과거와 현재 시장상황에 대한 평가 및 진단을 제공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미래 유망한 업종과 시장에 대한 예측을 가능케 하는 서비스이다.

또한 서울시와 함께 구축한 <서울시 빅데이터 융합 플랫폼>은 서울시가 그간 보유해온 수백여 종의 데이터와 민간 데이터 그리고 그 외 공공기관(기상청, 통계청, 행안부 등) 데이터를 결합하여 분석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 서비스이다. 이를 기반으로 서울시는 데이터 기반의 공공정책 수립이 가능하게 되어, 실수요를 기반으로 한 복지시설 최적지 선정, 공공정책 홍보 적지 선정, 외국인 관광마케팅 지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경찰청에서 제공되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Geo Pros>라는 서비스 역시 공간단위(Block) 별 각종 범죄지수를 생성하여, 우범지역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대표적인 공간정보 기반의 빅 데이터 활용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O2O(Online-to-Offline) 마케팅, 옴니채널(Omni-channel) 마케팅, Geo-fencing 등의 분야들이 빅 데이터 기반의 대표적인 활용 서비스로 소개되고 있다. 이들은 결국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검색하고, 기록하고, 구매하며 남긴 기록들을 바탕으로, 고객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공간을 추정하여 그 공간에서 구매와 원하는 활동이 일어나게끔 유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이 ‘Offline Store’를 통해 오프라인 영역으로 진출하는 행보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공간정보화 기술은 빅 데이터의 가치를 증대
앞으로도 공간을 나타내는 다양한 정보들을 인식하고 실제 공간에 매칭시키는 ‘공간정보화’ 기술은 빅 데이터의 가치(Value)를 증대시키는데 중요한 열쇠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시장의 기대와 바램이 차세대를 이끌어갈 예비 대학생들의 검색 내용에도 반영된 것이 아닐까 풀이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빅 데이터를 사용할 인프라 도입의 시기를 지나, 2015년부터 본격적인 활용 사례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년간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데이터의 양(Volume)에만 초점을 맞추는 빅 데이터가 아닌, 개인의 실생활에 대한 활용도(Benefit)에,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Performance) 향상에,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활동(정책기준제시)에 기여할 가치(Value)를 크게 증대시킬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Big Value Creator’로서 ‘데이터(Data)’의 변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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