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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금융권 IT 아웃소싱은 가능한가?남기찬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남기찬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knam@sogang.ac.kr

2005년은 우리나라 IT아웃소싱에 큰 의미 있는 한 해로 평가 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금년도 IT 아웃소싱의 총 계약 건수가 과거와 비교할 때 그 빈도가 낮았기에 국내 아웃소싱 시장이 구조적으로 한계점에 왔다는 회의적인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금융권을 중심으로 논의되어온 몇 개의 큰 계약들이 가시화됨에 따라서 난공불락이라 여겨지던 금융권 IT 아웃소싱이 이제야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나면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IT아웃소싱 시장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희망적도 갖게 되었다.

금융권 IT 아웃소싱은 난공불락?

최근 이와 관련하여 가장 큰 사건으로 보도된 것이 외환은행과 IBM간에 논의된 아웃소싱 사례이다. 처음에는 이것이 극비 협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를 포함하여 다른 금융권 IT아웃소싱에서도 국내 아웃소싱 사업자들이 배제되는 것에 대하여 국내 아웃소싱 사업자들은 말 그대로 '국내용'이 아니냐는 자조적인 의견도 있었다. 대부분의 아웃소싱이 그러하듯이 아웃소싱 자체에 대한 우려 및 걱정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본 계약을 통하여 국내의 IT 산업도 이제 아웃소싱 중심의 서비스 체계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희망이었다.

이후 외환은행은 금융감독원에 IBM과의 계약에 대한 검토 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금융감독원은 아웃소싱 불가 판정을 내림에 따라 향후 진행과정은 두고 보아야 할 형편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금융감독원의 불가 판정 이유는 데이터센터를 은행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직접 관리하여야만 보안성과 안정성이 보장되는데 본 계약은 이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전산시스템을 헐값에 매각하려 했다는 의문, 그리고 이를 통하여 향후 외환은행의 매각에 유리한 고지를 정하려 했다는 의혹, 인천 송도에 주전산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의 적합성도 문제로 제기 되었으나 이런 의문 내지 의혹에 대한 진위여부는 알 수 없는 일이며, 이런 의문들이 금융감독원의 불가 판정에 영향을 끼친 것인지도 아닌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웃소싱 분야를 계속 연구하여 온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사건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내 IT 아웃소싱 시장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렇고, 그리고 좀 더 크게 해석하면 향후 국내 IT 및 SI 산업의 국제 경쟁력에서도 큰 영향을 끼칠 사건이기에 그렇다. 이런 취지에서 IT 아웃소싱도 반드시 필요한 국가의 기간 산업이기에 본 사건에 대하여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논의하여 보고자 한다.

IT아웃소싱의 필요성 내지 장점과 단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에 이것을 새로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과 관련되어 몇 가지 사항을 집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아웃소싱을 할 때 핵심(core) 업무는 인소싱하고 비핵심(non-core) 업무는 아웃소싱을 하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아웃소싱을 통하여 핵심역량 혹은 본업에 집중을 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금융업에 있어서 IT업무가 핵심인가 비핵심인가? 이에 대한 답변은 같은 은행 내에서도 부서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물론 아웃소싱을 할 때 범위를 판단하기 위한 근거는 필요하지만 정서적으로 볼 때 국내 기업, 특히 금융권에서는 핵심업무라고 보는 측이 지배적인 반면, 계약 문화가 발전된 외국에서는 그렇게 지배적이지는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외국의 경우 금융업에 있어서 아웃소싱의 타당성 여부를 논의하는 단계는 이미 지나갔다. 즉, 아웃소싱은 필요에 의하여 할 수 있는 것이며 이것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보안 및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관리 및 감독 기법과 지침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

두번째, IT업무도 다시 여러 개의 핵심과 비핵심 업무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핵심영역에 속하는 부분은 기획 및 관리 업무가 이에 속하고 반면에 비핵심업무로 간주되는 부분은 단순 반복적인 일들이다. 이렇게 볼 때 최근의 추세로 보면 데이터센터 운영 업무는 업무의 지속성도 아주 중요하지만 단순 반복적인 측면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비핵심업무로 간주되는 추세이다. 그리고 데이터센터 아웃소싱은 물리적 안정성 및 확장성 측면에서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통하여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아웃소싱 할 때 업무의 성격에 따라서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이에 따라서 발생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 방법이다.

세번째, 금융업종에서 IT 아웃소싱은 새로운 경영 기법인가? 외국의 경우 IT아웃소싱이 시작된 것은 제조업종 분야이고 이것이 점차로 공공 및 금융 부분으로 확산되었고 현재 전업종에서 IT아웃소싱은 사용되는 경영기법이다. 최근의 추세는 글로벌 딜리버리 모델을 갖고 자국내에서만 아웃소싱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있는 IT 인프라와 인력을 활용하여 최적의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외국, 금융업 아웃소싱 타당성 논의 이미 끝나

국내 시장이 외국과 다른점은 아웃소싱의 논의가 IMF를 기점으로 금융권에서 먼저 논의됨에 따라 아직 IT아웃소싱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거나 추진할 만큼 아웃소싱에 대한 기업 문화가 우호적이지 않기에 잘 알고는 있으나 여전히 도입하기 어려운 경영 기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최근 외환은행의 아웃소싱이 언론지상에 보도된 데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하고 자산 매각을 포함하고 단계적으로 인력 이관을 포함한 업무 확대가 맞다면 그 형태 자체는 외국에서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계약 형태라고 보아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인력이관과 관련하여 해당 직원들의 반발은 예상되는 현상으로 보아야 하겠지만 금융산업에 IT아웃소싱이 도입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리고 금융감독원에서 우려하는 보안성 부분에 대하여 외환은행과 IBM측이 얼마나 많은 준비와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어떻게 위험 요인을 감소시키느냐에 대하여는 논의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의 금번 '불가 판정'은 론스타라는 회사를 배제하더라도 과거 출간된 자료나 사례를 볼 때 일관성이 있는 의사결정으로 볼 수 있다. 2003년 12월에 보도된 'IT 및 전자금융부문의 아웃소싱에 대한 감독강화방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웃소싱에 대하여 6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2년이 지난 자료이지만 여기에서 나타난 중요한 사실은 금융감독원이 감독기관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는 점이기도 하지만 다른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아웃소싱에 대하여 지나치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아웃소싱 사업자의 도산과 파업을 거론하고 있으나 금융권을 대상으로 IT아웃소싱을 할 수 있는 회사들은 자본력이 갖추어진 대기업이기에 도산의 확률은 극히 낮으며, 특히 파업 부분에 있어서 아웃소싱서비스 회사들은 노조 자체가 없기에 금융권 전산실 보다 파업의 확률이 더 낮다는 것은 IT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어쩌면 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국내 대형 아웃소싱 사업자들이 재벌그룹에 속하는 계열사이기에 금융권의 데이터를 이들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다.

아웃소싱에 보수적인 시각 재고되어야

금융감독원에 제시한 단점에 대하여 일일이 논의를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전반적으로 볼 때 제시된 단점은 타당성이 있는 의견이며 만약 거론된 문제점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아웃소싱은 실질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웃소싱의 성공요인은 이런 단점을 잘 보완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그런 능력이 없는 기업은 아웃소싱을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금융감독기관의 역할은 아웃소싱의 능력이 없는 기업을 판별하는 것에도 있지만 하고자 하는 기업으로 하여금 장점을 살려 최대한 성과가 나도록 하는 것에도 있지 않을까?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아웃소싱에 대하여 문제점만을 지적한다는 것에는 형평성 측면에서 부적절하지 않은가?

SI 중심의 IT산업을 살펴보면 전세계적인 추세는 아웃소싱 중심의 서비스 체계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만일 국내 SI 기반의 IT산업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고자 한다면 전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나가야 한다. 이미 다국적 IT회사들은 글로벌서비스 체계를 갖고 있다. 국내 기업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대형 SI 업체들간의 통합도 고려되어야 할 지 모른다. 국내 SI 회사들은 '국내용'으로 성장을 여기서 멈추고 말 것인가? 우리 IT산업은 얼마나 offshore 아웃소싱에 대하여 준비를 하고 있는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더 강조되어야 하며 더 늦기 전에 정책적인 의사결정을 통하여 SI기반의 IT산업이 아웃소싱 중심의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는 금번 금융감독원이 론스타라는 회사로 인하여 '불가 판정'을 내렸다면 오히려 환영을 하고 싶다. 만일 가격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어서, 이면계약의 가능성이 있어서 불가판정을 받았다면 당연히 옳은 의사 결정이다. 그러나 아웃소싱에 대한 보수적인 혹은 부정적인 시각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라면 이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주전산센터의 아웃소싱을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인가? 같은 논리라면 이미 국내에 존재하는 유사한 사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 좋은가? 데이터센터를 내가 보유해야 안정성이 높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내 건물에 상당수의 외부인이 와서 업무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분 아웃소싱이면 안전하고 내 장소에서 하면 보안성이 더 높다는 근거는 없다. 다른 장소에서 기계를 빌려 쓰더라도 그것을 관리하는 방식에 따라서 보안성과 안전성은 얼마든지 보장될 수 있다.
외환은행과 IBM의 계약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만일 계약의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제재를 받는 것이 옳다. 그러나 만일 그것이 아니라면 아웃소싱의 단점을 부각시켜 제재를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IT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기 보다는 어떻게 올바르게 도입 하는가를 지도하여 장기적인 측면에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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