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의 OCSㆍEMRㆍERP 연계 시스템은 세계적인 벤치마크감”

연세의료원은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정보화 부문에서 매우 앞서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OCS(처방전달시스템)를 개발했으며, 호스트-터미널 구조에서 클라이언트 서버 구조로 IT 환경을 전환했다. 또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의 플랫폼으로 채택한 윈도우를 기반으로 OCS를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오픈한 유비쿼터스 병원시스템은 OCS, EMR, ERP 등 모든 데이터가 연계되는 통합의료정보시스템으로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앞으로 세계적인 벤치마크 대상으로 꼽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병철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 실장을 만나 정보화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배경과 향후 정보화 전략 등을 들어봤다. 박시현 기자 pcsw@rfidjournalkorea.com

병원 정보화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이뤄진다. 하나는 병원 원무 행정용으로 주로 인사, 회계, 보험청구 등이며, 또 다른 하나는 처방전달시스템(OCS)이나 전자의무기록(EMR) 등 환자 진료 시스템이다. 연세의료원은 명실공히 두 분야에서 모두 국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의료기관이다. 대규모 대학병원으로는 처음으로 각 분야별로 구축된 경영정보시스템을 ERP 시스템으로 통합 구축했으며, 이를 OCS, EMR 등과 연계해서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가장 먼저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연세의료원의 이러한 정보화 현장의 중심에는 CIO를 맡고 있는 장병철 의료정보실 실장이 있다. 2004년 연세의료원의 제2대 CIO로 부임한 장 실장은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정보화 최고 책임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흉부외과 전문의로 CIO 맡아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어떻게 IT와 인연을 맺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연세의료원 CIO로 부임하기 까지 과정을 말씀해 주십시오.
1981년부터 애플II의 워드프로세스를 사용하고, 환자의 임상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과정에서 IT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1991년 심장혈관병원을 설립하면서 진료환자들의 DB화 방안으로 OCS를 개발한 것이 현재 의료정보실을 맡게된 동기가 됐다. 당시에 연세의료원의 전산 부서는 IT 인력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교수 몇 분과 TFT를 조직해 연세의료원 전산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했다. OCS의 개발은 바로 이 TFT의 주도로 이뤄진 첫 번째 산물이었다.
OCS를 구축한 이유는 내원 환자들의 임상 자료를 이용해 임상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환자들의 임상자료를 축적하려면 OCS만으로는 안되고, 전자의무기록(EMR)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다가 의료기록위원회 위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의료정보화에 더욱 깊숙이 빠져 제1대 CIO를맡은 선우일남 전 의료정보실장에 이어 제2대 CIO로 2004년에 부임했다.
장병철 실장의 주도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OCS는 의사의 처방을 원무 행정과 약국으로 전달해 환자에게는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행정 측면에서 자동 계산 등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국내 의료 정보화의 효시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에 OCS를 확산하는 산파 역할을 한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연세의료원의 OCS 개발 과정과 그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PC 환경하에 클리퍼라는 개발언어를 이용해 개발됐으며, 1992년 9월 1일 심장혈관병원에서 먼저 도입했다. 처음에 IBM 호스트 터미널 구조에서 운영된 이 OCS는 어려운 입력 방법 등으로 병원 전체에 확산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1995년 윈도우 NT 기반의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으로 다시 개발해 병원 전체에 이어 영동 세브란스 병원으로까지 확대했다. 국내 최초의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의 이 OCS 시스템은 지난해 오픈한 유비쿼터스 환경의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인 ‘u-Severance’의 이전까지 약 10년간 사용됐다.
C/S 환경의 OCS는 세계적인 사례
연세의료원은 이러한 OCS 외에 자랑할 만한 정보화 내용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IBM 호스트 터미널 구조에서 클라이언트 서버 구조로 가장 먼저 전환하고, 그 핵심 플랫폼으로 윈도우를 채택해 이 환경에서 OCS를 개발한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윈도우 환경에서 OCS를 개발 운영한 것은 당시만 해도 세계적인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베스트 프랙티스로 대대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의료기관으로서 가장 먼저 ERP를 구축한 곳도 연세의료원이다. 그동안 병원의 각 분야별로 따로 구축되어 있는 경영정보시스템을 SAP ERP를 기반으로 통합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의료 부문의 OCS, EMR과 연계 구축했다. 요즘 들어 ERP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일부 병원에서 우리에게 문의가 잦은 편이다.
지난해 문을 연 유비쿼터스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인 ‘u-Seve rance’도 연세의료원이 자랑할만한 정보화 내용이다. OCS, EMR, ERP 등이 연계된 이 통합시스템은 각 부문의 유기적인 연결로 병원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궁극적으로 고객만족도를 극대화는 점에서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으나 모든 환자 진료의 데이터는 중앙에서 집중 관리되며, 특히 경영 자료는 ERP와 연계되어 관리된다. 연세의료원에는 약 5000대의 PC가 설치되어 교직원들이 엔드유저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부서별 BSC 뿐만 아니라 목표관리(MBO) 등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u-Severance’ 프로젝트의 좀더 구체적인 내용과 그 의미를 알고 싶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02년에 기획하고, 2004년 7월에 착수해. 2005년 11월 1일에 오픈했다. 18개월동안 월평균 250명의 인력이 개발에 투입됐다. 환자의 진료 내용을 언제, 어디서나 조회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의 시스템 구축이 이 프로젝트의 골자로 OCS, EMR, PACS, ERP, 그리고 무선랜 및 PDA 폰을 이용한 모바일 환경 구축이 핵심 내용을 이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환경으로 구현한 이 시스템은 서버는 인텔 아이테니엄 칩이 탑재된 HP 인테그리티 수퍼돔, DBMS는 MS의 SQL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시스템의 특기할 만한 사항은 PDA폰을 이용한 원격진료가 가능하고, 진료시간에 맞추어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여 고객만족을 도모한 점이다. 또한 스마트카드를 도입해 병원 내원 시 주차에서 부터 접수 및 수납과 처방전 발행 등을 키오스크로 처리해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다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수혈과 특수 항암제 주사의 경우 전자태그(RFID) 시스템을 도입하여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편 환자 정보를 보호하는 여러 장치를 갖추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테면 의료정보시스템의 접근 권한을 설정해 환자치료와 관련해 지정된 교직원 외에는 의료정보에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의료정보를 조회하는 경우 로그를 남겨 누가, 언제 환자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의료정보의 근본적인 보호 방안으로 방화벽, 바이러스 월 등을 설치했으며, 재해복구시스템(Disaster Recovery)도 도입하기도 했다.

OCS, EMR, ERP 등 연계된 통합시스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병원 시스템은 매우 보수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한다. 새로운 시스템에 따른 업무 형태의 변화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명확한 투자대비 효과를 따지는 경영자를 설득하는 작업도 어려움 중의 하나였다. 특히 엄청난 데이터를 마이그레이션하는 작업은 매우 험난한 과정으로 프로젝트의 지연에 다소 영향을 끼쳤다. 연세의료원의 규모는 현재 총 2,100베드이며, 교수는 치과의사 50여명을 포함해 모두 500여명, 외래 환자는 9천여명에 이른다는 점은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의 양이 얼마나 방대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들은 정보화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분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조금 투자가 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기관에 비해 IT 투자는 여전히 많지 않은 편이다. 연세의료원이 IT 투자에 대대적으로 나선 점이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동안 병원에서 IT 투자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수익구조는 진료 행위에 따라 진료수가 책정되어 있는 fee for service라고 할 수 있다. 의료보험은 1970년대부터 높은 병원 문턱을 낮추는 방안으로 시작하였으나, 낮은 수가는 현재까지 병원 경영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경영의 개선 방안으로 비보험환자를 많이 진료하거나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초음파검사, 컴퓨터 촬영 등으로 적자를 보전하기도 했다.
병원 의료정보화가 보험청구 등 원무행정에만 투자가 집중될 수 밖에 없었으며, 투자 대비 효과가 불투명한 EMR 등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료기관이 IT에 투자하려면 분명한 효과가 입증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연세의료원의 IT 예산과 향후 IT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연세의료원의 2006년 전체 예산은 8,800억원으로 이 가운데 IT 예산은 인건비를 포함해 96억원에 이른다. 현재 순수 의료정보실의 인력은 25명이며, 아웃소싱 인력은 35명 정도이다. 올해 주요 IT 추진 계획은 ▲시스템 안정화 및 성능 개선 ▲영동세브란스병원 U-Severance 시스템 도입 ▲임상자료저장소(Clinical Data Repositoty) 구축 ▲임상결정시스템의 구축(clinical decision supporting system) ▲critical pathway ▲재난복구 시스템(disaster recovery system) 구축 등이다.
이 가운데 임상자료저장소는 임상연구를 위하여 임상 자료들의 DW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임상결정시스템은 현재 일부 구현되어 있는 것으로, 처방을 하는 경우 약물의 상호작용이나 중복 처방, 부작용, 특히 소아나 임산부에 대한 부작용 등을 알려주어 약화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critical pathway는 특수한 질병들에 대해 진단과 치료를 표준화하는 시스템으로 일부 사용하고 있는 것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DR은 최채 1시간 30분 이내에는 시스템이 복구되어 완전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올해 9월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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