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서버

IDC 블레이드 도입 부정적, 전력소비량과 과금체계 등 문제 여전

블레이드 서버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블레이드 서버의 최대 잠재 수요처로 꼽히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에서 전력 소비량과 과금체계 등을 들어 블레이드 서버 도입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블레이드 서버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과 수요처 창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상욱 기자 ks@rfidjournalkorea.com

국내 블레이드 서버 시장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통신과 공공 분야의 수요 부진으로 작년과 비슷한 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최대 잠재수요처로 꼽히는 IDC의 움직임이 잠잠하는 등 새로운 수요처가 창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블레이드 서버의 주요 레퍼런스 사이트는 여전히 연구 분야의 HPC나 인터넷 포털 등에 제한되어 있다. 블레이드 서버 업체들은 제 2금융권이나 제조분야 등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DB단의 미션 크리티컬한 용도가 아니라 웹 포털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용으로 소규모 공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블레이드 서버는 IDC의 수익성 보장 못해”
블레이드 서버 업체들은 국내에서 이 시장의 본격 형성이 더딘 이유로 IDC 진입이 힘들다는 점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국내 IDC들의 블레이드 서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기대 만큼의 시장이 확대하는데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근 들어 신축/증설을 진행하며, 새로운 데이터 센터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IDC 조차 블레이드 서버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블레이드 서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설비를 증설해야 하며 이로 인한 공간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출 대부분을 평당 임대료로 충당하는 국내 IDC 업체에게 공간이 줄어드는 일은 수익성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KT IDC는 2008년 중순 준공을 목표로 서울 목동에 대지 면적 2000평, 지상12층, 지하3층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차세대 IDC 신축을 진행 중이다. 새롭게 설립되는 KT IDC는 소비전력을 기존 2만 kw에서 4만 kw로 두 배 증설했지만 블레이드 서버를 전격 도입하기 위해서는 13만 5천kw짜리 대형 변전소를 추가로 센터 안에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만일 데이터 센터 대부분을 블레이드 서버로 채울 경우, 센터 절반 이상이 서버가 아닌 변전소와 냉방시설 등 인프라 시설로 차지하게 된다는 게 KT IDC 측의 주장이다.
올해 냉방과 전력 증설 공사를 완료한 호스트웨이 역시 같은 입장이다. 호스트웨이는 전력과 냉방 공사로 2배의 기반시설을 개선했으나 블레이드 서버 도입을 위해서는 KT IDC 경우처럼 추가 설비 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IDC가 이러한 공간 면에서 손해를 감수한다고 해도 추가 설치비용과 전기 요금 등은 그대로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TCO 절감이 서버 도입의 큰 목적이 상황에서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고 블레이드 서버를 사용하는 고객이 없다는 것이 IDC 업계의 주장이다.
호스트웨이는 고객이 IDC 센터 내 블레이드 서버를 사용하는데 제약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추가 인프라 설비 비용과 단위당 전력소비량으로 계산된 특별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스트웨이의 윤정숙 마케팅 담당자는 “블레이드 도입 비용만 따져도 랙 타입 서버보다 비싸며, 여기에다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IDC가 제시하는 추가비용은 대략 기존 랙 타입 서버가 지불해야할 비용의 열 배 이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IDC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KT IDC 김형섭 차장은 “블레이드 서버는 랙 타입 서버에 비해 평당 최소 열배 이상 전력을 소비한다”며 “기존 우리가 받는 요금보다 열 배 이상으로 더 받는다고 해도 사업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공급업체, “IDC의 의견은 편견” 주장
블레이드 서버 업체들은 이러한 IDC의 의견은 편견이라며 향후 벤치마크 테스트로 증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IBM은 블레이드 서버에 실제 사용되고 있는 전력량과 예상치까지 리포팅할 수 있는 툴을 번들로 제공하고 있다. 블레이드 서버가 전력관리 면에서 데이터 센터에 최적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IBM의 명한신 차장은 “실제 블레이드 서버가 어느 정도 전력을 소비하는지를 보여주고 관리함으로써 블레이드 서버가 가지고 있는 전력 부분의 편견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블레이드 서버 업체들은 앞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플랫폼으로 블레이드 서버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DC나 도입비용 등 몇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면 국내 x86서버 시장에서 블레이드의 점유율을 30%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블레이드 서버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IBM은 국내 x86시장의 선두업체인 한국HP의 블레이드 서버의 성공요인이 x86 시장의 주요 시장인 2웨이 시장의 점유율에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한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IBM은 또한, HP x86 서버 고객을 대상으로 데모제품을 무료에 가까울 정도의 저가로 3개월 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국HP는 한국IBM의 이러한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국HP ESS(엔터프라이즈 서버 및 스토리지) 사업부의 전인호 상무는 “앞으로 HP는 국내 블레이드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한국HP는 특히 차세대 데이터 센터(NGDC)의 플랫폼으로 올해 발표한 블레이드 서버 c-클래스의 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 BEEP(Blade Elite Partner Program)로 9개사의 전문 블레이드 채널을 발굴해 , 블레이드시스템과 관련한 영업/컨설팅/기술지원을 할 수 있는 파트너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블레이드 서버 시장 진출
한편, 삼성전자가 블레이드를 OEM 방식으로 시장 진출할 예정이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한국IBM, NEC 등 블레이드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자의 블레이드 시스템은 늦은 감이 있지만, 자사 계열사의 수요만으로도 블레이드 서버 확산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한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이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당장 컴퓨팅 사업부 매출 올리기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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