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700여대 · 607억원 규모, x86 시장의 17% 차지

AMD 옵테론 프로세서 기반 서버가 약진하고 있다. 2005년 국내 AMD 옵테론 서버는 x86시장에서 전년대비 두 배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세는 공급업체들의 AMD 서버 제품군 강화 전략과 맞물려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텔코리아는 이에 대응해 제품출시 시기를 단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수성에 나서고 있다. 김상욱 기자 ks@rfidjournalkorea.com

컴퓨터월드가 유니와이드, 이슬림코리아, 한국HP, 한국IBM,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2005년 AMD 기반 서버 시장은 8,700여대, 609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2배 정도 성장한 것으로 전체 x86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16.7%로 높아졌다. 2004년만 해도 인텔 서버가 90% 이상을 차지했던 국내 x86서버 시장의 지평이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니치마켓 공략이 성공 열쇠
AMD 기반 서버의 약진은 옵테론 서버의 가격대 성능, 와트당 성능비, 에너지 효율성, 병렬처리향상 등의 장점에 힘입은 것이다. 또 포털, 게임, 닷컴, 공공기관의 산하부서, HPC 등 니치마켓을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블레이드 서버와 클러스터 기반 병렬처리 시스템의 성장이 눈에 띈다. AMD코리아의 2004년 x86 서버 아키텍처별 판매대수 비율은 블레이드 서버 2%, 슈퍼컴퓨터 8%로 모두 10%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는 블레이드 서버 13%, 슈퍼컴퓨터 13%로 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AMD코리아의 김보규 차장은 “AMD가 인텔 프로세서보다 고가로 HPC 시장에 진입할 때만해도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적극적인 벤치마크 테스트로 저전력 플랫폼과 병렬처리 기반 애플리케이션에서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성장세에 가속이 붙었다”고 밝혔다.
AMD 옵테론 서버의 지난해 주요 수요처는 하이닉스, 삼성전자, 윈디 소프트, 다음, 네이버, 야후, 행자부, 대법원 등이다. 특히 한국HP와 한국썬은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물적기반구축사업’에 3400여대의 옵테론 서버를 공급해 화제를 모았다.

국내 서버 벤더 활약 두드러져
AMD 기반 서버 시장에서 국내 벤더들의 활약이 두드러져 눈길을 끌고 있다. 유니와이드와 이슬림테크놀러지는 올 상반기 매출 비율에서 AMD 기반 서버가 인텔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와이드는 작년 x86 서버 전체 판매량 중 38%가 AMD 서버였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그 비중이 60%로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유니와이드는 LG화학 16노드, 버디버디 45노드, 기상청 5노드, 연세대 8노드 등 올 상반기에만 70여개 이상의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특히 유니와이드는 NHN이 도입한 1000여대 서버 중 300여대를 AMD 옵테론 서버로 공급해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슬림코리아 역시 작년 하반기에는 인텔과 AMD 비중이 반반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AMD가 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슬림코리아의 올 상반기 주요 수요처는 다음, 네이트 닷컴 등 포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벤더들, 일제히 AMD 제품군 강화
AMD 옵테론 서버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벤더들의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IBM이 최근 AMD 서버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으며, 한국썬도 15종의 AMD 서버를 내놓았다. 특히 그동안 인텔 프로세서만 고집했던 델이 AMD 프로세서를 장착한 서버를 내놓기로 선언해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인텔과의 관계를 들어 AMD 기반의 서버 사업에 다소 소홀했던 한국후지쯔는 앞으로 AMD 모델을 점차 늘려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가운데 주목을 끄는 업체는 한국썬이다. 한국썬은 앞으로 볼륨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x86 서버 시장에서 옵테론 서버의 저변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썬의 관계자는 “솔라리스 기반의 옵테론 서버를 저가로 공급해 시장을 크게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형 서버 벤더들이 AMD 기반 서버 제품군을 속속 출시하면서 x86 서버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HP는 작년 하반기 매출의 20% 이상을 AMD 기반 서버로 거뒀으며, 특히 블레이드 서버의 경우 AMD 옵테론이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IBM은 현재 5% 정도에서 앞으로 20%대로 AMD 서버의 매출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관건
AMD 옵테론 기반 서버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까지 AMD코리아는 인텔과 리스크 칩이 주도하고 있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HP의 김성수 과장은 “AMD는 특화된 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을 뿐, 기업용 환경에서 부진하다”고 말했다.
AMD코리아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보규 차장은 “오는 10, 11월에 ERP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BMT를 벌여 AMD 옵테론이 성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널리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국내 IT종사자들의 AMD 프로세서에 대한 인식 변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AMD 옵테론 약진에 인텔이 집중 견제에 나섰다. 제품 출시시기를 이례적으로 단축하고, 가격은 하향 책정했다. 인텔은 올 여름 100일 기간 동안에만 세 개의 세분화된 시장에서 총 23종의 새로운 프로세서를 시장에 내놓았다.
인텔코리아가 새롭게 출시한 제품은 6월 듀얼코어 인텔 제온 프로세서 5100(코드명 : 우드크레스트), 7월 아이테니엄2 듀얼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 몬테시토), 8월 인텔 제온 프로세서 7100 시리즈 (코드명 : 툴사)다. 또한 내년 상반기 출시하기로 예정했던 쿼드코어 프로세서(코드명 : 클러버타운)을 올 하반기에 앞당겨 발표할 계획이다.
반면 AMD코리아는 올 8월 DDR2 메모리를 탑재한 ‘리비전F’만을 내놓았을 뿐이다. 그나마 인텔의 신제품이 획기적으로 성능개선을 보인 반면 AMD 리비전F는 눈에 확 띄는 성능개선이 없어 인텔 신제품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15% 성장한 1만여대 이를 듯
올해 AMD 옵테론 서버는 작년대비 15% 성장한 1만여 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는 달리 이 정도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인텔의 집중 견제 때문이다. 인텔코리아는 올해 하반기에 신제품을 앞세워 국내 x86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델인터내셔널의 최주열 차장은 “인텔이 올 중순 발표한 우드크레스트에 대한 시장반응이 서서히 일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인텔 기반 서버의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HP 김성수 차장도 “인텔이 다양한 제품군을 발표하면서 x86시장의 점유율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MD코리아 마케팅 담당 김보규 차장은 “인텔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어렵게 국내 시장 진입에 성공해 범용 프로세서에 AMD도 있다는 사실을 알린 만큼 앞으로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IBM “AMD서버 매출 비중 20%대로 끌어 올린다”
5종의 신제품 출시, 비즈니스 퍼포먼스 컴퓨팅 환경 집중 공략
한국IBM이 최근 5종의 AMD 옵테론 서버를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 HPC노드로 공공과 교육부문을 겨냥한 2소켓 1U서버인 x3455 ▲ ERP/SCM/ CRM/PLM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2소켓 2U서버인 x3655 ▲ 금융권의 리스크 분석, 탐사 시뮬레이션 등을 타깃으로 하는 4소켓 4U서버인 x3755 ▲ 클러스터, HPC, 웹서버를 겨냥한 2소켓 블레이드 서버인 LS21 ▲ 클러스터에서 BI/ERP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4소켓 블레이드 서버인 LS41 등이다.
한국IBM은 이러한 신제품을 앞세워 앞으로 x86 서버 매출의 20% 이상을 AMD 서버로 거둔다는 계획이다. 2005년 한국IBM의 AMD 서버 매출은 불과 450여 대로 전체 x86 실적의 5% 미만에 그쳤다.
한국IBM은 이들 신제품을 앞세워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HPC시장의 중간단계에 속하는 비즈니스 퍼포먼스 컴퓨팅(BPC) 환경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이 영역은 AMD코리아가 좀처럼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란 점에서 향후 그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IBM과 AMD코리아의 BPC 전략이 성공하면 AMD 서버가 x86시장에서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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