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론보다 각론을 신경 써야!
흔히들 국내 IT 시장을 두고 새로운 IT 트렌드 수용이 빠르다고 평가한다. 좋게 말하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역동적인 시장인 것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벤더들의 감언이설(?)에 쉽게 현혹되는 귀가 얇은 시장이라 하겠다. 그렇다 보니 국내 IT시장에서는 새로운 IT 트렌드가 부각되면 이를 둘러싼 관심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고 뜨겁게 형성된다. 좋은 모습이다. 문제는 항상 총론만 난무하고 각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최근에는 부각되고 있는 ITA/ EA 역시 이러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전 세계적으로 ITA/ EA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는 시조격인 미국을 제외하고 일본, 한국 등 일부 국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이 법제화한지 10여년 정도 됐고 일본이 3년 정도, 한국은 지난달 법제화됐다.
이 역시 총론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좋은 방안을 담고 있다. 법제화 이전 실행주체 및 방법론을 두고 많은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그 역시 총론의 큰 범주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는 내용들이다. 실제 추진 역량이나 방안에 대한 논의는 턱없이 부족했다. 실제 ITA/EA 법안의 발효로 1년 내에 관련 결과물을 산출해 내야 하는 공공기관 전산 담당자들은 불만과 암담함이 교차하고 있다고 한다.
좋은 산출물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기존 데이터를 충실히 입력해야 가능하다. 그러한 입력을 수작업으로 진행해서는 좋은 결과물도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현 국내에 EA 산출물을 관리하는 EAMS 툴 중에 기존 한글, MS워드와 같은 파일들을 자동으로 변화해주는 국산 툴은 전무하고 일부 고가의 외산 제품에서 구현되고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ITA/ EA에 나서야 하는 대다수의 공공 기관들이 고가의 외산 툴을 도입할만한 여유는 없을테니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할 판이다.
'10여년전 모든 데이터를 엑셀로 입력하라고 해서 일일이 입력했고, 몇 년 전에는 NEIS에 입력하라고 해서 했는데, 이번에는 또 입력하라는 것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올 만도 하다.
일부 EA 컨설팅 업체에서는 이러한 시장의 문제를 감지하고 외국 제품과의 제휴를 통한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워낙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사실상 국내 영업을 포기하고 있던 외산 업체는 저변을 넓힐 절호의 기회로 보고 가격 인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인 비전과 로드맵도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실행지침 역시 성패를 좌우하는 키를 쥐고 있다. 특히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좌우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이라면 더욱 면밀한 접근과 세부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욱>

GS 인증 제품 외면하는 공공기관
최근 들어 GS 인증을 받으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인증을 받으면 정부공공 기관의 입찰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GS인증 테스트기관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요즘 인증 획득을 받으려고 업체들의 쇄도로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인증 테스트 기관인 TTA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인증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GS 인증을 신청했다. 하지만, 언제쯤 테스트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처음 TTA에 신청했을 때, TTA측에서는 6월에 테스트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정작 6월이 되니 9월에나 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고 계속 말을 바뀌고 있다고.
어렵사리 인증을 받았지만 정작 영업 현장에서는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해 인증서 한 장만 달랑 건졌을 뿐이라는 자조섞인 얘기도 들린다. 어느 보안업체 관계자는 "GS인증을 획득 후 공공기관에 입찰하였지만, 결론은 외산 업체의 제품으로 낙찰됐다"며, "GS인증 우선 구매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공공기관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에서 GS 인증 제품을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품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공공 기관 측의 대답이다. GS인증을 받은 제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GS 인증의 효력이 약화됐고, 외국에서 인증받은 외산 제품이 더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체에서는 이런 현실을 들어 국산 소프트웨어의 육성책으로 마련된 GS 인증제도가 과연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는 인증제도에 대한 무용론 조차 제기되고 있을 정도이다. '국산 소프트웨어 육성책'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공공기관에서 GS 인증 제품을 계속 도외시하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는 정말 암울해질 것이다.<진>

삼성SDS, 솔루션 사업 성공할까
삼성SDS의 솔루션 사업의 성공 여부를 관련 업계에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전문업체에서 하면 딱 맞는 일을 삼성SDS와 같은 대형 기업이 하기에는 의사결정 기간이 길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그래도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에서 정말 쓸만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도 의미있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삼성SDS에서 중역을 지냈던 한 분은 "임원은 2년 임기 안에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웃될 수도 있다"며 소프트웨어 패키지처럼 장기적인 지원이 불가피한 사업에 얼마나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얘기한다. 사실 삼성SDS는 김홍기 사장 시절에 솔루션 사업에 대한 투자와 열정이 넘쳤지만, 수익성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사업 내용이 대폭 축소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삼성SDS가 앞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솔루션 사업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IT 서비스 업체인 IBM의 2001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실적이 각각 306억달러, 129억달러에서 2005년에는 243억달러, 158억달러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사실을 거론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얘기인 셈이다. 삼성SDS가 당장 1~2년 동안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경영진의 뚝심으로 솔루션 사업을 지속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생각인가? <주>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