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초반부터 우리에게 다가온 웰빙은 기존의 브랜드 서열을 재정립하고 있다. 1996년 브랜드 가치 세계 1위이던 말보로는 흡연이 건강이 좋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코카콜라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었고, 2000년 초부터 깨끗한 물을 강조한 하이트 맥주가 OB맥주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또한 블랙푸드가 몸에 좋다고 검은콩, 먹물 새우깡 등 블랙식품들이 소비자의 먹거리로 주목받았다.

웰빙, 브랜드 서열 재정립
그 후 2003년부터 블랙푸드는 웰빙이란 단어로 환생하여 한국에서 코카콜라의 시장 확장을 힘들게 하였으며, 이는 결국 제로 칼로리를 만들게 했다. 40년간 드링크 시장을 이끌어 온 박카스는 카페인이 있다는 경쟁사의 공격적인 광고로 인하여 그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몸의 독소를 없애준다는 녹차시장은 작년에 무려 40% 이상 초고속성장을 해 보성녹차, 건미차, 지리산 녹차, 하루녹차 등 다양한 브랜드의 춘추전국 시장을 만들었다. 탄산음료 시장이 작년 대비 10% 감소한 것을 보면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원래 한국인은 몸에 좋다면 토룡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너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밖에 없다.
한편 웰빙은 편하게 입는 대표적인 의류인 EXR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었으며,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가족농장, 펜션, 지자체 브랜드(정선, 보성 등), 족욕기, 반신욕 등과 같은 다양한 범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웰빙은 시야보호를 위하여 대형TV를 낳게 하였으며, 집에서도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하고 싶어하는 웰빙족들에게 홈 씨어터를 찾게 만들었다. 건강을 위하여 김치만을 따로 저장하는 김치 냉장고, 볼일 본 후에 뒤끝을 깨끗이 하는 비데, 좋은 공기를 바라는 공기청정기, 건강에 좋은 알칼리물이 나오는 연수기와 정수기가 우리 생활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범위의 경제(웰빙의 범위에 속한 산업은 모두 혜택을 받음)라는 바퀴에 맞물려 더 급속히 번질 것이다. 그렇다면 자사의 브랜드가 기존 카테고리에서 1위에 속할 경우에 어떻게 대처를 하여야 하는가가 숙제가 아닐 수 없다.
말보르는 터프한 이미지를 심어서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속성을 건드리지 않았다. 이는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담배가 건강에 당연히 해로운데도 이를 해롭지 않다고 포장하는 것보다는 '터프하게 보이고 싶으면 말보로를 피우라'는 식으로 브랜드 자산을 해치지 않고, '터프'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코카콜라는 제로 칼로리를 만들었다. 이는 코카콜라에 어느 정도의 칼로리가 있음을 수긍하고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코카콜라가 지탱한 것은 칼로리나 카페인의 단점보다 즐거움(BI)이란 장점이 더 컸기 때문이다.

먹물 새우깡의 실패 이유
기존 코카콜라의 매출이 90% 이상이라면 신규 제품이 제로 칼로리를 인정함으로 기존의 시장을 자기 잠식할 수 있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인 브랜드 38 연구소(Brand38.com)의 정기적인 소비자 조사로 볼 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코카콜라를 먹으면서, 어느 정도의 카페인과 칼로리가 들어있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로 칼로리 출시는 그 동안 고객들이 좋지 않은 것을 음용했던 것을 코카콜라 측에서 인정한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향후의 상황이 더 어렵게 전개될 수 있다고 하겠다.
블랙푸드가 검은콩 우유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어 새우깡에서는 오징어의 먹물을 이용해 먹물 새우깡을 만들었다. 하지만 스넥의 자존심인 농심에서 결국 1년 만에 생산을 중단하였고, 이제는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왜 실패하였을까? 이유는 인식의 함정에 걸린 것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과거의 투명 봉지에서 형성된 '미색= 새우깡'을 생각했지 새우깡의 다른 색은 그들의 머리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타이어 = 검은색', '소주 = 흰색', '비타민 = 노란색'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고객의 머리 속에 각인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웰빙이 좋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색을 거부하고 갑자기 검은색이 변경될 경우 반감을 가지게 된다. 이런 경우는 왜 검은색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계몽광고와 검은색 새우깡의 혜택이 어떤 것이 있는 가를 철저히 알려야 한다. 자일리톨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6개월 만에 실패한 후 충치예방으로 포지셔닝한 후 성공한 것은 좋은 벤치마킹 사례다. 처음에는 기능적인 후라보노 껌과 큰 차이가 없이 값만 500원이어서 실패했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먹물 새우깡이 성공하면 기존 새우깡이 감소되는 것 또한 농심에서는 알아야 할 것이다.

박카스 VS 비타500
박카스는 왜 카페인이 없는 박카스를 만들어서 그 동안 지탱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려 드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것도 카페인 없는 박카스의 값은 기존 박카스의 4배, 그러면서 광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중간고사 후 교수님께 박카스를 드리는 TV광고를 보낼까?
과연 광고처럼 동아제약에서는 마음이 태평한 것일까? 지금 이와 같은 어려운 상황은 박카스가 크기의 함정에 걸려든 것이다.
김미화는 작은 키의 단점을 "작은 고추가 매워요", "저희 엄마도 157cm 입니다."라는 식으로 단점이 약점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켰다.
박카스는 이러한 전략을 택했어야 했다. 비타500에서 카페인이 없다는 것을 치고 나올 때, 박카스에서는 "녹차나 커피 모든 음료에는 카페인은 있지만 건강에는 해롭지 않습니다. 오히려 방부제가 더 치명적입니다."라고 받아 쳤어야 했다. 초창기에는 비타500에 방부제가 들어있었으니 이런 광고로 박카스의 브랜드 자산을 보호해야 했다.
이제 광동제약에서 방부제도 없는 비타500을 만들었으니 박카스는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 여러분이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신제품이 출시돼 대표 브랜드 자리에 오른 것도 중요하지만, 등극한 후에 그 자리를 수성하는 것도 더 없이 중요할 것이다. 이제 자사의 브랜드가 카테고리의 대표 브랜드로 부각시키고 싶다면, 어떤 부분에서 웰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찾아내고 그것이 어떤 혜택이 있다는 것을 가장 효율적인 매체를 선택하여 목표 고객에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이러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성공하다면, 귀사의 매출은 지금보다 50% 이상의 성장은 보장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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