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장 월드컵 마케팅 넘쳐…
그러나 효과는 의문
뜨거웠던 2006월드컵 열기도 식었다. 마치 온 나라가 하나가 된 듯 뭉친 붉은 물결 너머에는 산업군을 가릴 것 없이 마케팅 전략이 한창이었다. IT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른바 잘나간다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고객인지도 향상을 위해 이벤트, 행사, 프로모션으로 푸르른 5월과 6월을 장식했다.
한국 HP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 골을 넣을 때마다 500만원씩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하는 '파빌리온과 함께 하는 태극전사 응원' 행사를 마련했다. 월드컵 속에도 소외된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의견 중 1위로 뽑힌 기획이다. 한국HP 홍보담당 최동섭 대리는 "브랜드 인지면에서 성공여부는 모르겠다"며 "늦게 시작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뜻 깊은 행사였다"고 밝혔다. 비록 16강 진출에 좌절해 3골만을 기록, 1500만원에 그쳤지만 모여진 금액은 새생명지원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다.
한국후지쯔 역시 웹사이트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팀의 16강행 G조 리그전 결과를 미리 맞추는 '후지쯔 라이프북과 함께 하는 골든골 대축제' 행사를 진행, 기아 뉴스포티지 승용차와 42인치 PDP TV 등 푸짐한 경품들을 증정하며 더불어 5월10일부터 지난 달 말까지 라이프북 행사제품군을 구매하는 고객 전원에게 '아이리버 N11' 또는 지상파DMB수신기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했다.
스토리지 업계도 가만히 앉아 있지는 않았다. 한국EMC는 스토리지 'EMC CX3' 시리즈 출시를 기념한 '월드컵 4강 기원 더블4 행운 이벤트'를 개최했다.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퀴즈 이벤트 정답자중 100명을 추첨, 영화 '포세이돈'과 '대한민국 대 토고' 경기에 초청했다. 관람자 전원에게 4강 기원 기념품과 추첨을 통해 게임기, MP3, 국가대표 축구팀 유니폼 등을 제공했다.
이러한 외국계벤더들의 노력이 월드컵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군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안타까운 건 단발적인 마케팅으로 지속적 현지화 노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MS 스티브 발머사장의 붉은 악마 모습에 한편으로는 국내 산업발전의 뿌듯함이 느껴지면서 한편으로 국내 시장전략일 뿐이라는 그늘로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상>

ITSM 도입하면 선진기업?
올해 IT 아웃소싱 시장의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ITIL(IT Infrastructure Library) 기반의 ITSM을 꼽을 것이다. IT서비스업체들은 ITSM 구축으로 고객이 전보다 좋은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고객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ITIL은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 아니라, IT 투자에 대한 비용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는 도구일 뿐이다. 오히려 ITIL 도입으로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인프라 도입은 물론 기업의 규모에 따라서 ITIL 프로세스 전문가를 추가적으로 배치해야 할 필요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ITSM 도입에 따른 인력 재배치(당연히 운영 인력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기대에서)와 관련해서 고객들은 벤더와 컨설팅 업체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ITSM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고객 중심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문화를 바꿔주는 솔루션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대답을 속 시원히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은 프로세스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업 자신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미 ITIL의 도입이 20년이나 앞서 있는 영국이나 미국 등의 기업들은 당연히 ITIL의 역사가 있는 국가인 만큼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축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라는 것이다. 더욱이 ITSM 구축이 성공해서 잘 운영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도 '꼭 그렇지는 않다'라고 알려지고 있다.
ITIL 창립 멤버인 관계자 역시 "ITIL의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 투입 인력과 비용을 과감하게 투자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프로세스의 전반적인 통찰력을 갖고 리스크의 분석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ITSM을 도입한 기업을 한국의 시각은 선진기업이라고 생각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구축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ITIL의 표준안이 국내 IT 환경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영어권 중심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어 국제 표준을 따라가는 정도 밖에는 안 된다는 것. 비영어권 국가들이 짧은 시간에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영어권의 프로세스는 반영되는 않고 있는 현실이다. 영어권 국가들이 자신들의 여건에 맞는 프로세스를 OGC(ITIL 저작권과 자격시험 공식기구)에 개진하는 것과 비견할 만한 대목이다. 때문에 비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표준기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우리도 itSMF KOREA 협회를 통해 먼저 OGC 등의 국제기구에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ITIL/ITSM의 도입은 분명 고객에게 서비스의 품질과 양에 대한 보다 객관화 된 근거를 제시해 줄 것이다. IT 운영 서비스의 표준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분명 유용하다.
그러나 ITSM을 구축하기 이전에 과연 우리 기업에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여러 가지 여건을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쟁사가 도입했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구축하고 보자는 식의 투자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주>

인텔의 제품주기 단축, 채널들만 고달프다
인텔의 제품 출시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다. 각 서버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서버벤더들이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비해 채널사들은 빨라진 제품 출시 사이클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시장상황을 보지 않고 AMD 등 경쟁사 견제를 위한 발표로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인텔 프로세서 만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처럼 지나치게 경쟁사를 의식한 짧은 제품 라이프 사이클은 시장 수요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그 재고부담은 고스란히 채널사에 떠넘겨 지고 있다. 저가 출혈경쟁 및 협력사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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