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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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식의 UX 콜라주] 우리가 Generalist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파수닷컴 양동식 책임(전략사업본부 ED팀)

[아이티데일리]

서로를 알려 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딜레마

UX 관련 업무를 수행하거나 UX 전담 부서를 관리하다 보면 누구나 봉착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팀워크(업무 프로세스 및 협업)의 문제입니다.

물론 다른 유형의 업무도 마찬가지겠지만 특별히 UX 파트에서 팀워크 이슈가 다른 분야에 비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린이니 애자일이 하는 테스트 주도 개발 프로세스의 도입 덕에 점점 짧아지는 개발 프로젝트 기간과 제한된 리소스.

둘째. 명확하게 역할을 분리해서 컨베이어 벨트에 자신이 담당한 산출물을 순서대로 던져 넣으면 산출물이 뚝딱 나오는 구조와 거리가 먼 업무 특성.

한정된 시간과 리소스에서 조직적으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UX 업무는 ‘조직 단위 업무 수행’과 ‘팀워크’,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개개인의 역량보다 훨씬 중요하고 리스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개별 팀원들이 각자 UI 디자인만 잘하거나 코드만 잘 짠다고 좋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 수 없습니다. 미술관에 걸릴 수준의 아트워크를 하는 디자이너라도 개발 환경, 구현 가능성에 대한 이해나 사용자의 니즈, 수익 모델에 대한 개념이 제로라면 그냥 개발의 편자일 뿐입니다.(괜히 단가만 비싸죠)

마찬가지로 하루 만 줄의 코드를 짜는 개발자라도 자기 코드가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는지 알지 못하고 어디서 스크립트를 복사 붙이기 할지만 고민하다 보면 산출물은 당연히 산으로 가겠죠.

Generalist: 팔방미인 시대의 도래

이러다 보니 점점 업계에서는 한 분야를 극한의 퀄리티로 수행하는 전문 인력 보다는 다양한 업무 속성을 이해하고 어느 정도 대강이라도 할 줄 알거나 이해라도 하고 있는 팔방미인을 훨씬 선호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디자인 툴 한 두 개 잘 다루거나 개발 언어 하나 숙련되어 있다고 먹고 살 수 있는 시대가 더 이상 아니라는 얘기죠.(저 어렸을 적에는 쿼크 익스프레스 할 줄 안다고 하면 출판사에서 뽑아가려고 줄을 서고, 어셈블리 같은 로우 레벨 언어를 마스터하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다 뭐 이런 얘기를 하고 그랬었는데 요즘 그런 얘기하는 사람 아무도 없잖아요?)

사실 방금 말한 것처럼 이것저것 잘하고 빠르게 숙련도를 높이는 팔방미인이 된다는 것을 다르게 말해 보면 디자이너로 치면 센스나 표현력, 혹은 미적 감각 및 창의성 같은 소양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얘기고, 개발자로 치면 알고리즘을 구현하기 위해 문제를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재능이 있으면 사실 전문 영역이나 단위 공정에 크게 구애 받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잘하는 사람이 UI 디자인도 잘하고 백엔드 로직 구현 잘하는 사람이 UI 컨트롤 구현도 잘합니다. 말 잘하는 사람이 글도 잘 쓰고 다이어그램도 잘 그리고 말이죠.(돈 많은 사람이 잘 생기고 착하기도 하고… 승자 독식의 시대입니다. 슬프게도.)

다시 말해서 우리는 1차원적인 디자인/개발/문서 작성 툴 사용 능력이나 기계적인 프로그래밍 문법 암기를 넘어서는 본질적인 ‘창의적 인간’으로서의 능력을 갖추고 활용할 것을 과거에 비해 훨씬 더 강요받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과거에 효율을 이유로 세분화되고 쪼개졌던 전문 영역들이 또 다시 급속도로 합쳐지고 ‘융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Specialist vs Generalist

기계의 시대에서 생각하는 인간의 시대로

산업화 시대에서 이상적인 임노동자(고용인의 시각으로 볼 때)의 모델인 ‘숙련공’은 ‘인간’으로서의 능력보다는 특정한 상황에 최적화된 ‘기계’ 같은 능력을 갖춘 존재입니다. 일하는 개개인이 큰 그림을 보고 협업 구도를 생각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고 사용자를 생각하면서 일하기 시작한 시대는 생각보다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그 이전까지 우리는 그저 기계처럼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고 그에 따라 임금을 받는 임노동자의 시대를 살아 왔었죠.(물론 극소수의 핵심 인력들이 무슨 삼국지의 제갈공명이나 된 듯 전략을 짜고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을 성공시키는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일을 해내기도 했지만 그야말로 극소수니까 드라마나 영화에 나왔겠죠? 우리는 갑남을녀니까 드라마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요.)

IT 업계도 초창기에는 그랬습니다. 대표적인 직군 분류로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있고… 뭐 심하면 서비스 기획자, UI 기획자, 콘텐츠 기획자, 정보구조 설계자, 카피라이터, 마케터, 리서처, UI 디자이너, 제품 외장 디자이너,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DBA, 서버 개발자, 퍼블리셔, 플래시 액션 스크립터, 자바 개발자…

미친 듯이 하위 영역이 쪼개지고 전문화 되었었죠. 게다가 직군이 이렇게 쪼개지니 파편화 된 인력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는 PM이니 PL이니 하는, 매니징 전담 직군도 등장했습니다. 의사소통은 인간(?)의 기본 소양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전담하는 직군이 별도로 세팅된 겁니다.

아무튼 이렇게 세세하게 직군을 나누고 그저 각자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 한두 가지 기술을 마스터해서 남이야 무슨 일을 하든 던져지는 업무를 내가 기계인지 포토샤퍼인지 코딩 머신인지 파워포인트 도장 찍기 달인인지 모를 지경으로 일해 왔습니다. 이 시절에는 이게 효율적이었어요. 최소한 효율적이라고 모두들 생각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이렇게 일하면서 스스로를 각 영역의 ‘전문가’라고 포장하는 사람이 정말 많죠.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스스로 전문가라고 말하는 건 할 줄 아는 게 그것 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거와 마찬가지라는 걸 알아두는 게, 변화하는 현 세대에서의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현 시점에서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전문가는 냉정하게 판단할 때 남들이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확보하지 않은 ‘권위’를 확보한 사람들입니다. 그게 학위든 경력이든 인지도든 뭐든 간에 말이죠.)

기계처럼 만들고 일하면 제품도 사람도 도태되는 시대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극도로 복잡해진 시장 상황과 정보의 독점이 해체되어 대부분 산업의 진입 장벽이 무너진 후 무한 경쟁이 전 산업에 걸쳐 일상화 된 시대에서 소수의 인원과 제한된 리소스로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고객의 니즈를 만족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정도 자본이 확보된 기업이나 자본이 없이 내일 밥 굶을 걱정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이나 과거와 같은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해 숙련공들이 자신의 공정의 산출물을 잘 만들어서 결과물을 만든다’ 식의 개발 프로세스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해가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이런 프로세스가 적합한 영역도 아직 있긴 하겠습니다만 최소한 UX라는 키워드로 엮이는 영역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다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런 시대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어디 가서 무슨 마패 마냥 들이밀면 누구나 인정해 줄 수 있는 전문가 인증 마크를 딸 수 없는 상황이라면(그런 게 있긴 한가요?) 우린 모두 다 ‘제네럴리스트’가 되어야 된다는 겁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1. 툴이나 언어, 일하는 플랫폼에 대한 숙련도가 개인 역량의 척도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최소한 UX 필드에서는…)

2. 중요한 것은 모든 업무 영역을 관통하는 재능(센스, 통찰력, 미적 감각, 분석 능력, 의사소통 능력, 표현력, 학습 능력이든 뭐든)

3. 세분화되었던 업무 영역이 급속도로 통합되고 일원화되어가고 있다. 특정 전문 분야를 고집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생각.

4. 자신의 좁은 영역을 고집하지 말고 넓은 범위에서 자신이 일하는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소양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자.(UI 디자인을 공부하는 개발자, 카피라이팅을 공부하는 디자이너, 퍼블리싱을 공부하는 기획자….etc)

5. 철저한 역할 분담과 선후 관계에 따른 선형적인 개발 프로세스(예를 들어 폭포수 방식)는 점차 그 수명이 다 되어 가고 있다.(최소한 UX 분야에서는) 개인의 역량을 최후의 최후까지 무한 반복적으로 쥐어짜서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내기를 강요하는 새로운 개발 방법론(애자일, 린 등)과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주어진 일만 성실하게 수행하면 큰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과거의 성공했던 특별한 사람 및 조직의 업무 방식이 이제 일상적인 프로세스로 말단 직원에게까지 강제되는 시대가 왔습니다.(월급은 별 차이 없는데 모두가 스티브 잡스가 되어야만 하는… 그런 시대죠…)

우리 살아남아 봅시다. 그리고 가능하면 성공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해당 글은 파수닷컴에서 아이티데일리 게재용으로 제공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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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http://blog.fasoo.com/220076476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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