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사업자들이 매출 증대 방안으로 ‘주목’

 

[컴퓨터월드] 시장조사기관 인포네틱스 리서치는 최근 리포트에서 “2014년은 SDN과 NFV가 실험실에서 현장으로 나온 원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네트워크 시장의 화두인 SDN, NFV는 지난 3~4년간 ‘뜨거운 공론’의 시간을 거쳐 현재는 개념이 제법 안정화됐다.

특히 NFV는 현재 시장에서 ‘개념증명’이 아닌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네트워크 인프라의 투자비용을 줄이고, 네트워크 서비스 공급의 즉시성과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NFV의 이점은 통신사업자,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라는 ‘굵직한 고객’이 NFV에 주목하게 된 배경이다. 이 ‘주요 고객’들은 NFV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포네틱스 리서치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올해 NFV의 기반을 닦는데 주력, 2015년 NFV를 본격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점에서 NFV가 과연 무엇이며, NFV와 관련돼 어떤 움직임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짚어본다.

SDN의 유즈케이스, NFV

NFV가 무엇인지 설명하기에 앞서 SDN의 의미, 그리고 SDN과 NFV가 어떻게 다른지를 짚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SDN과 NFV는 같이 이야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기본 개념 역시 유사하다. SDN과 NFV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질문은 업계의 단골 메뉴다. 결론부터 말하면, NFV는 SDN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SDN(Software Defined Network,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이란 네트워크 장비의 콘트롤부(部), 데이터부(部)를 나누어 SW 중심으로 네트워크 인프라 구조를 재정의하겠다는 패러다임이다. NFV(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는 네트워크 기능을 장비가 아닌 서버 OS 등에 올려 활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두 개념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개방적으로 바꾼다는 데서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그간 네트워크 장비는 콘트롤부(SW), 데이터부(HW)가 서로 종속돼 있는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폐쇄적이었다. 쉽게 설명하면, A사의 OS가 B사의 장비에 깔리지 않도록 막혀 있었던 것. 이러한 벽을 풀어내고, 네트워크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실현해보자는 것이 SDN, NFV다.

류기훈 오픈플로우코리아 대표는 NFV와 SDN의 관계에 대해 “일반적으로 코어망을 어떻게 가상화시킬지를 NFV라 얘기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엔터프라이즈 NFV나 데이터센터 NFV도 있을 수 있다 생각한다. 어플라이언스를 두는 게 아니라 특정 박스에 게이트웨이든 L4든 SW적으로 탑재된다면 NFV라 부를 수 있다”라며 “정확한 상관관계는 NFV가 SDN의 가장 중요한 유즈케이스(use case)라는 것”이라 말했다.

NFV, 대형 사업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다

SDN이 엔터프라이즈, SMB, 데이터센터, 캐리어 등의 영역을 한정하지 않고 네트워크 인프라 전체를 아울러 네트워크의 구조를 재편하는 패러다임을 말한다면, NFV는 흔히 통신사업자나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CSP)를 대상으로 이야기된다.

이는 NFV가 SDN보다 국소적인 개념이라는 데서 이해할 수 있다. NFV는 전용 어플라이언스 장비가 아닌 범용 장비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성하고, 네트워크 기능·서비스는 장비에 종속되지 않은 SW로 빼내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SDN이 전체 네트워크를 프로그래밍 가능한 환경에서 컨트롤하는 ‘방향성’이라고 한다면, NFV는 사용자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네트워크 기능을 직접 설치해 사용하겠다는 ‘하나의 방법’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런데 이 NFV라는 ‘방법’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통신사업자, CSP다. 이러한 대형 사업자들은 고객에게 다양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기존 폐쇄적인 방식에 따라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하면 선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NFV 방식은 선투자비용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앨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김민기 브로케이드 시스템 엔지니어는 “아마존은 NFV를 도입함으로써 선투자비용 없이 고객에게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브로케이드가 아마존에 제공한 NFV 솔루션들은 실제 사용량에 맞춰 비용을 지불받는 정책을 취한다”라며 “이처럼 NFV는 CSP의 선투자비용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다”고 말했다.

▲ NFV 개념도 (출처: 브로케이드)

NFV, 더 빠른 수익 창출 실현

NFV의 강점은 비용 절감뿐만이 아니다. NFV는 통신사업자 및 CSP들이 더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데 더 큰 강점이 있다.

이는 NFV가 신규 서비스의 론칭까지 걸리는 시간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기존 네트워크 구조에서, 사업자들은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개별 장비를 들여야 했다. HW 단에서부터 구축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를 론칭까지는 수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소모된다. 반면 NFV는 서버에 신규 서비스를 실현하는 SW를 설치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주 혹은 수일 내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맷 콜론 브로케이드 CTO는 “NFV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 구현을 쉽고 값싸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사업자는 NFV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NFV는 사업자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고성능의 HW 사양을 갖춘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네트워크 장비들은 그간 사용자로 하여금 공급업체에 종속되도록 했다. 따라서 그간 사업자들은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한정된 기능(SW), 한정된 장비 역량(HW)에 맞추어 비즈니스를 구현했다. 반면 NFV를 활용하는 사업자의 경우 범용 장비를 활용함으로써 같은 가격에 더 높은 사양을 갖춘 장비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김민기 브로케이드 시스템 엔지니어는 “NFV를 활용함으로써, 사업자들은 전용 장비가 갖고 있던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사양의 박스를 쓸 수 있게 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NFV 연구개발 ‘한창’

NFV는 네트워크 공급업체가 아닌 사용자들이 먼저 요구하고 진화를 촉진한 기술이다. 김상용 알카텔-루슨트 상무는 “NFV는 여타 ICT 기술과 달리 공급업체보다 사용자가 먼저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김수경 알카텔-루슨트 부장은 “신규 서비스의 효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무조건 HW와 같이 도입해야 하는 기존 방식은 서비스 효과가 예측보다 떨어지게 될 경우 비용 낭비를 초래한다”며 NFV가 사용자들에게 사업자의 네트워크를 진화시킬 뿐 아니라 기존의 한계점을 보완할 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장점이 많은 NFV가 왜 바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지 않은 것일까. 이는 NFV가 ‘오픈’을 지향함으로써 NFV를 활용하는 사업자 내 네트워크 인력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어플라이언스 방식의 네트워크 장비들이 장비 자체를 관리할 수 있는 ‘엔지니어’를 필요로 했다면, SDN·NFV는 오픈소스로 네트워크의 기능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개발자’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사업자들은 NFV의 도입에 앞서 NFV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 많은 통신사업자, CSP들이 NFV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2014년 내 마무리짓고 2015년 실제 NFV를 활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인포네틱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사업자 중 CAPAX(유형자산투자)의 51%를 차지하는 사업자 중 93%가 자사의 네트워크의 일정 부분에 NFV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통신 HW, SW 지출을 줄여 매출 증가를 꾀하고자 NFV의 도입에 착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전 세계 사업자의 97%, 93%가 SDN, NFV를 구축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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