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냉각기술 등장…수냉식 및 칩과 마더보드에 물을 뿌리는 방법도 활용

컴퓨터 프로세스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산물인 열(熱)은 데이터 센터의 적이다. 과도하게 발생하는 열은 CPU를 녹이고 서버의 작동을 중단시키며 성능을 떨어뜨리고 결국에는 데이터 센터 자체의 구동을 막는다. 서버들이 빽빽하게 구축되면서 온도는 더욱 높이 올라가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해결책이 물밖에는 없는 것일까?
신생 업체에서부터 HP와 IBM 등 대형 벤더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의 열 발생 지점에 액체를 분출하는 데이터 센터 냉각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일부의 경우 특별하게 처리된 비전도성이며 부식 염려가 없는 물(H2O)이 사용된다. 물이 아닌 독특한 물질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능한 한 효과적으로 열기를 없앤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과거로의 ‘회귀’, 수냉식이 유일한 해답
현재 추세는 과거로의 ‘회귀’이다. 20년 전에는 메인프레임이 워터 자켓(water jacket)에 의해 냉각되었는데, 이는 자동차의 라디에이터처럼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잡아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하지만 IT 전문가들은 대형 에어컨에 의해 온도가 제어되는 현대식 데이터 센터에 또 다른 액체가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방식에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고가의 서버와 정교한 전기 장비 및 소프트웨어가 밀집된 공간을 가능한 한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생각을 바꿔야만 한다. 데이터 센터가 수많은 서버로 채워지고 블레이드 서버가 확산되어 열이 더욱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냉식이 유일한 해답이 되고 있다. IBM의 짐 가건은 “더운 날에 풀장에 뛰어들거나 선풍기를 쐬고 있다면 시원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IBM의 시스템 X 냉각 기술을 총괄하고 있는 부사장인 가건은 내년에 이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컴퓨터 시스템보다는 데이터 센터 내부의 전력 및 냉방 시스템에 비용을 더 많이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와 냉방 비용이 ‘향후 10년간 IT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쿨러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를 구매하거나 기류를 개선시키도록 데이터 센터의 레이아웃을 재구성하는 방법 혹은 냉각 시스템을 컴퓨터에 더욱 가까이 배치시키는 방법 등의 전략이 있다. 또한 새로운 수냉식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서버 주변에 워터 재킷을 설치하는 것에서부터 서버의 전기 장치에 액체를 분사하는 보다 급진적인 방법 등 다양하다.
열관리 기술 전문 업체인 ISR은 최근 스프레이쿨(SprayCool) M-시리즈 다이렉트 칩 쿨링 기술의 상용 버전을 발표했다. M-시리즈 모듈은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부착되어 프로세서를 감싸고 있는 방열판에 액체 입자를 분사해 열을 절반 이하로 줄여준다. 수년 전에 출시되어 정부 기관의 데이터 센터에서 주로 사용되어 온 스프레이쿨 G-시리즈는 서버 마더보드에 비전도성의 액체를 분사한다.
리버트(Liebert)와 HP는 상용 시장을 위한 다이렉츠 칩 쿨링 기술을 개발해왔다. 1년 전, 리버트는 화학 처리된 물을 프로세서 상단에 위치한 판에 분사하는 냉각 방식을 개발한 쿨리지(Cooligy)를 인수했다. 이 판은 칩의 열 발생 지점에 냉각재를 직접 뿌리는 100개 이상의 마이크로채널을 갖고 있다. 이러한 냉각 시스템은 이미 수만 대의 워크스테이션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쿨리지 측의 설명이다.
HP 내부 그룹인 쿨 팀(Cool Team)은 근접 수냉 시스템과 다이렉트 칩 쿨링, 서버의 유기적인 센서 제어와 냉각 시스템에 대한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HP는 최초의 ‘환경적으로 제어되는’ 수냉 플랫폼인 모듈러 쿨링 시스템(Modular Cooling System)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서버 랙에 부착되어 냉각수를 사용해 랙 앞단에 분사하는 방식이다. 효과적인 냉각 시스템을 통해 보다 많은 서버가 랙에 삽입될 수 있어 그 동안 열 발생으로 인해 비워두었던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HP는 프린터 사업부에서 잉크젯 스프레이 헤드를 사용해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냉각수를 뿌리는 다이렉트 칩 쿨링 기술을 수년 전부터 도입해왔다. HP의 쿨 팀을 이끌고 있는 챈드라칸트 파텔은 전통적인 기류나 직접 부착 방식, 칩 레벨 등에서의 냉각 기술 등 현존하는 기술과 새로운 기술이 향후에 서로 결합되어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 수냉식 기술 속속 등장…도입 확산
데이터 센터 관리자들은 열을 처리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만 평방 피트 이상의 공간을 가진 19곳의 컴퓨터실을 대상으로 한 업타임 인스티튜트(Uptime Institute)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6배의 냉방 용량이 필요한데도 잘못 설계된 레이아웃과 기류로 인해 60% 이상의 용량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서버 랙의 10% 이상이 너무나 뜨거운 상태에서 구동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데이터 센터에서의 평균 전력 소비량이 랙당 2.1kW라면, 보다 밀집된 서버 랙의 경우 20~40kW를 소비하게 되어 열 발생 역시 몇 배 이상 높아진다.
조지아 기술 대학(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은 냉각 시스템을 열 발생 지점으로 더 가까이 이동시켜 설비 요금을 연간 16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 대학은 850만 달러에 달하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뒤 공간과 전력 공급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여기에는 IBM의 블레이드센터 시스템을 사용하는 1,000여 서버 클러스터 노드를 비롯해 냉각수를 서버 바로 뒤에 놓아 열을 식혀주는 IBM의 eXchanger가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도입한 IBM의 eXchanger는 1,300 평방 피트에 달하는 센터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해주고 있다. 에어컨의 용량도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기류도 개선되었다. 향후 추가 비용 절감을 위해 칩 레벨에서의 냉각 기술도 도입할 방침이다.
일부 IT 관리자들은 물이 컴퓨터 부품에 고장을 일으키거나 회로에 합선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송수관이 파열되거나 스프레이가 고장날 것을 상상하는 것이다. 데이터 센터 설계 업체인 칼리슨(Callison)의 레오나드 러프는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칼리슨은 스프레이쿨 M-시리즈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다이렉트 팁 쿨링이 매우 효과적이어서 기업들은 컴퓨터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사용되는 전기의 양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으며 데이터 센터의 열 발생 없이 서버 랙을 늘릴 수 있어 프로세스 용량을 285%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칼리슨은 현재 고객사에게 이 시스템을 직접 마케팅하고 있다.
가트너의 분석가인 칼 클라운치는 수냉식이 데이터 센터 관리자들의 ‘거의 비합리적인’ 저항을 받고 있지만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수냉식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들이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경우 수냉식 인프라의 도입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아직은 그러한 장비 도입 계획이 없더라도 냉각에 있어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에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냉각용이 서버용 전력비용보다 많아
지난 2년 동안, 리버트와 아메리칸 파워 컨버션(American Power Conversion) 등과 같은 전력 관리 및 냉각 장비 벤더를 비롯해 HP와 IBM 등은 에어컨 시스템에서부터 서버 랙에 부착하는 냉각재 기반의 시스템 등 다양한 범위의 데이터 센터 냉각 제품을 개발해왔다.
IBM은 전력 소비의 관리를 자동화시키며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하는 시스템으로 에너지원을 이동시키고 과열 가능성이 있는 장비로의 전력을 차단하는 툴인 파워이그제큐티브(PowerExecutive)의 향상판을 비롯해 데이터 센터 내부의 열 관련 문제를 모니터링하고 파워이그제큐티브에 행동 강령을 내리는 열 진단 장비인 Thermal Diagnostics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 센터가 수냉식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넷유 매니지드 호스팅(INetU Managed Hosting)은 최근 4번째 데이터 센터를 개소했다. 1,500평방 피트에 이르는 이 데이터 센터는 바닥을 높이고 증기를 차단하는 벽을 통해 습도를 줄였으며 서버 랙 앞 뒤에 여분의 팬을 설치해 기류를 개선시켰다. 또한 냉각을 위한 전통적인 에어컨 시스템을 이중으로 설치했다. 이 회사의 대표인 데브 챈차니는 단순한 확장을 통해 다른 데이터 센터들이 직면한 문제들 상당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용량이 더 필요할 경우 또 다른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많은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인, 기존의 데이터 센터에 장비를 추가로 도입해야 할 경우, 챈차니는 새로운 냉각 기술을 고려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일한 공간에서 서버 밀도를 높여야 한다면 냉각 모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마도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RPI의 데이터 센터는 일반 가정에서 소비하는 전력량의 약 1,000배에 달하는 2.5메가와트의 전력을 소비할 것이다. 이 중에서 서버에 필요한 것은 약 1메가와트 정도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1.5메가와트는 어디에 사용될까? 바로 냉각 비용이다.
Darrell Dunn

냉각 전술
>> 속도 낮추기
빠르고 뜨거운 프로세서에서 좀더 시원한 듀얼 및 멀티코어 프로세서로 전환해 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 대체하기
데이터 센터의 기류를 개선하기 위해 냉열 통로가 있는 서버로 구성한다.
>> 집중시키기
적합한 곳에 시원한 공기가 집중될 수 있도록 냉각 시스템을 서버 가까이에 위치시킨다.
>> 바닥재 점검하기
바닥재를 확인해 냉기의 흐름이 저해되지 않도록 적절한 타일로 설치되었는지 점검한다.
>> 테이프로 마감하기
냉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열기가 순환되는 것을 저해하는 구멍이나 열려진 곳이 없는지 살펴본다.
>> 습도 유지
데이터 센터에서 공기를 냉각시키도록 물을 최대한 활용한다.
>>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하기
칩 레벨에서의 냉각 방식을 도입한다.

또 다른 ‘열기’를 받고 있는 배터리 화재 문제
컴퓨터 과열은 데이터 센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모바일 환경에서의 과열로 인한 ‘화재’가 화제이다. 소니가 제작해 애플과 델, HP의 노트북에 공급하고 있는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에 떠있는 이미지를 볼 때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해진다. 야후는 최근 산타클라라에서 화염에 휩싸인 노트북 사진을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Flickr)에 올려놓았다.
델은 지난 8월 소니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노트북 410만 대에 대한 리콜 방침을 발표했는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가전 제품 리콜 사태이다. 곧이어 애플 역시 소니 배터리의 교체를 위해 180만 대의 노트북에 대해 리콜하기로 발표했다. HP는 15,700대의 노트북 배터리를 리콜했다(도시바의 경우 Tecra와 Satellite 노트북 배터리의 리콜을 발표했지만 과열 문제가 아닌 충전 문제라고 밝혔다).
이러한 과열 문제가 논란이 되자 버진 항공(Virgin Atlantic Airways)과 대한항공은 배터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항공기에 델과 애플의 노트북을 갖고 탈 수 없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항공국은 지난해 2건을 포함해, 1991년까지 총 60건의 노트북 배터리 과열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노트북 배터리는 데이터 센터 장비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현재의 컴퓨터는 언제나 과열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은 공통된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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