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SKT-10월 개통, KT-이달 최종 계획 확정, KTF-차세대 패키지 기술검증 착수

올해는 지난 10여 년간 큰 변화가 없던 통신사업자의 IT 인프라에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지난 92년과 96년 두 치레에 걸쳐 통신사업 구조조정에 의해 대량 양산된 통신 사업자들이 신규사업 진출과 더불어 구축한 레거시 IT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재구축하는 시기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부터 IT인프라 재구축 작업을 추진했던 SK텔레콤이 오는 10월 차세대 시스템인 NGM(Next Generations Markting) 시스템을 개통할 계획으로 있고, 지난 96년 ICIS(통합고객정보시스템) 시스템을 개통한 바 있는 KT가 본격적인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하나로텔레콤과 두루넷은 이미 M&A에 따른 망 통합 작업을 마쳤고, 데이콤과 파워콤도 각각 전산망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KTF도 예외는 아니다. 꾸준히 기존 빌링시스템 WISE의 고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선진 빌링 패키지 도입을 위한 기술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까지 13,000본에 달하는 주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마치고 지난달 말까지 NGM 시스템의 추가적인 통계 프로그램 개발 등을 모두 마쳤다. 앞으로의 일정은 약 18,000여명에 달하는 내부 사용자, 지사, 대리점, 위탁대리점, CP 등을 약 5개월여 동안 교육하고, 총 8차에 걸친 테스트를 마치면 된다.

SK텔레콤, 5개월 동안 18,000여명에 교육
마지막 남은 메인프레임 플랫폼에서 오픈시스템인 유닉스로 바꾼 까닭에 애플리케이션의 사상 체계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사용자 교육에만도 총 5개월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마케팅 및 영업점에 영향을 주지 않는 추석연휴 기간 동안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오는 10월 9일 정식 개통을 계획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전체사용자가 참여하는 종합 테스트만도 총 3회에 걸쳐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SK텔레콤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이제 개통과 함께 평가를 기다려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NGM 추진본부장 박노철(정보기술연구원장) 상무는 “요즘 일상적인 대외 활동 마저도 전혀 못하고 있다. 모든 개인적인 일정은 개통 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마무리 작업에 전력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통신사업자의 IT인프라 시스템은 오픈과 다운사이징 바람을 타고 있다. 이것은 통신서비스의 급격한 컨버전스 영향 때문이다. 기존 음성 중심의 레거시 시스템은 특정 플랫폼에 특정 패키지로도 충분했지만, 통방융합, 유무선 통합 등 컨버전스 시대에는 고정 플랫폼, 고정 패키지로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시장 변화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오픈, 다운사이징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하루에 2억 콜을 처리해야 하는 SK텔레콤의 경우, 오픈, 다운사이징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
안전성만 따진다면 기존 메인프레임이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메인프레임이 갖는 한계 때문에 오픈, 다운사이징 시스템을 선택했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야 할 길이지만 이를 추진하는 CIO는 프로젝트 성패 여부에 따라 운명을 맡겨야 할 처지이다.

상시감리체계 및 전산장애 대응팀 가동
SK텔레콤은 최근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했던 금융권의 전산장애 및 다운, 실패 전력을 밟지 않기 위해 ‘글로벌 버추얼 테스크 포스’를 가동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다운 등의 전산장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 시스템 및 솔루션 공급업체들을 중심으로 상시 대응팀을 만든 것이다. 포로젝트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안전장치를 가지고 가자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HP, 오라클, 히다찌, 티멕스소프트 등 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한 지난해 주계약자를 변경하는 등 진통을 겪었던 만큼 시스템의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단계에서는 베이링포인트가 감리를 담당해서 기존 일상적인 감리, 즉 개발 완료 후 시스템 개발이 “성공이냐, 실패냐” 만을 따졌던 전통적인 감리체계 가지고는 상시적인 품질관리 및 감리의 성과가 무의미하다고 판단, 상시적인 품질관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상시 감리체계를 도입한 것이다.

KT, RTE구현 위한 차세대 시스템 착수
KT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차세대 IT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이달 초에 차세대 IT 전략을 최종 확정하고 본격적인 구축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는 당초 지난해 7월에 미래지향적인 IT혁신을 통한 실시간 기업(RTE) 환경 구현을 위한 ‘KNI(KT Next Generation IT Infrastructure)’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고, 지난해 연말까지 차세대 IT 전략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기로 했었다.
이를 위해 KT는 지난해 7월에 주요 컨설팅 및 SI업체를 대상으로 ‘차세대 영업계 구조설계’를 위한 제안요청서(RFP)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지난해 12월까지 이에 따른 청사진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차세대 영업계 구조설계’ 프로젝트는 KNI 프로젝트를 본격 진행하기에 앞서 추진방향을 도출하기 위한 선행사업으로 KNI를 위한 기본 방향 설정, KNI의 1단계 실행프로젝트인 ‘고객중심의 정보통합’을 위한 설계 등 2개 과제로 이루어졌었다. 여기에는 EAP 수립, 웹서비스 기반의 개방형 시스템, 고객중심의 정보통합, 실시간 빌링, 새 비즈니스 모델 수용, 사용자 인터페이스 단일 통합 모드, RTE, 통합 CRM 등 KNI의 8대 목표가 들어있다.
KT가 차세대 빌링시스템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신규 상품을 적기에 수용할 수 있는 IT기반을 갖춰 분산된 고객 정보를 고객 중심으로 통합하고 다양한 신상품과 복합 상품의 빌링 요구를 수용하는 비즈니스 마케팅 영업기회, 활동관리, CRM 지원을 위한 차세대 영업계 시스템 구축이다. 또 경영계 시스템 부문에서는 전략과 예산, 성과와 원가의 경영 프로세서 연계 강화를 위한 SEM의 고도화와 매출액 추정 정보 제공 주기를 주단위로 단축하기 위한 이익추정시스템의 보강, 공급사 성과의 실시간 파악이 가능한 ERP 고도화 등이 포함되는 실시간 기업환경 구축(RTE)이 목표이다.
KT는 지난해 액센추어를 ‘차세대 영업계 구조설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한 바 있다. KT는 이를 기반으로 올 초부터 프로젝트 구축 사업자를 선정, 실질적인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KT내부의 전산 조직 및 각 임원간 이견으로 최종 계획 확정이 미뤄지다가 지난달 29일 최종 확정하기로 한 목표 시기마저도 넘기고 말았다.

이달 최종 청사진 확정하고 본격 추진
이와 관련해 KT IT조직의 한 임원은 “KT내부의 IT에 대한 생각이 각기 달라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고 “KNI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 조차도 지금으로서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KT는 그러나 이달 초순 경에는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각 영역별로 IT 재구축을 위한 초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주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NGM프로젝트가 누계 3,000억원 정도의 프로젝트라면, KT 차세대 시스템의 경우 적어도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데이콤-파워콤-LGT, 중복투자 방지 노력
하나로텔레콤은 지난해 6월 두루넷을 인수하고, 약 9개월여에 걸쳐 통합작업을 마무리했다. 당초 지난달 말까지 완전 개통을 목표로 했었다. 하나로와 두루넷의 통합 작업에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통합 작업을 맡았던 SK C&C가 진행했으며, 하나로텔레콤의 IT아웃소싱 업체인 포스데이타와 메타넷이 공동 참여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올해 두루넷과의 통합시스템 안정화와 마케팅과 영업 지원을 위한 시스템 정비, 성과관리 위주의 인사시스템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올 예산은 약 200억원으로 여타 통신 사업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00년 키난시스템으로 빌링시스템 ‘텔코스’를 구축한 데이콤은 이미 6~7년 정도 사용했기 때문에 비즈니스 변화에 맞는 신규 시스템으로의 변화가 불가피 하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향후 법인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는 파워콤과의 유기적인 조율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데이콤은 파워콤과 IT 투자부문에 대한 중복을 막기위해 관계자간 미팅을 정례화하고 있으며, LG텔레콤까지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KTF도 차세대 시스템 구축은 시기 문제
KTF는 암닥스 기반의 빌링시스템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가입자 수용 능력이 뛰어나고, W-CDMA, DMB, WiBro 등 신규 서비스를 수용하는데 인프라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빅뱅방식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작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기존 빌링시스템 WISE에 W-CDMA를 추가하는 등 고도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향후 빌링시스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선진 빌링 패키지에 대한 기술 검증 작업을 착수하기로 했다. 고객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빌링 인프라 기술 검증 작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KTF는 올해 IT에 약 1,01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관련업계는 KTF가 당장은 빌링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을 포함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는 나서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통신사업의 환경이 급변했고, 신규서비스가 계속 추가된 관계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은 시기 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부터 착수한 선진 빌링패키지 기술 검증 작업이 그 일환이라는 시각이다.
어떻든 올 통신업계는 그동안 구축 작업을 끝내고 오픈해야 하는 SK텔레콤을 비롯해 새롭게 구축작업에 나서야 하는 사업자 등으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주요 화두가 될 것임은 명확해 보인다.
박종환 기자 telepark@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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