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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식의 UX 콜라주] 어떻게 '창의적'으로 일할 것인가? #2파수닷컴 양동식 책임(전략사업본부 ED팀)

[아이티데일리]

대표적인 창의성(Creativity)의 정의 3가지

창의성에 대한 정의는 참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창의성에 대한 3가지 정의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 3가지는 하나의 정의를 선택하면 다른 정의를 배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의 다양한 속성을 설명하기 위한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실제 우리가 공유하고 소통하기 위한 창의성에 대한 간단한 정의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사고의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용 정의’가 있습니다. ‘당면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당 문제의 구조나 부족한 부분 등을 파악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능력이 바로 창의성이다’라는 시각이죠.

이런 시각으로 봤을 때 사건 해결의 달인 명탐정 홈즈나 역사에 길이 남을 가설을 세우고 증명해 낸 연구자들은 정말 창의적인 인간이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낸 사람들이라고 해석이 가능합니다. 우주의 작동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교조적으로 강제되어오던 천동설을 거부하고 지동설이라는 가설을 도출한 코페르니쿠스는 창의성의 ‘연구용 정의’의 모범 답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 전문 영역인 UX 디자인으로 볼 때는 사용자가 당면한 문제점을 명쾌하게 분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설(시나리오)를 수립해서 해결 방안이 반영된 산출물을 토대로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면 창의적인 과정과 결과를 도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두 번째는 그림이나 문장과 같은 예술적인 매개를 통해서 창의성을 보여주는 ‘예술적 정의’입니다. 한 마디로 뛰어난 메타포를 만들어 내는 능력입니다. 7살 유치원생의 사랑 고백에서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하는 순간을 ‘꽃이 피었다’로 은유하는 하는 행위는 창의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봐도 무방할 겁니다. 단순히 완성도 높은 예술 작품이 창의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게 실제 사물과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잘 그린 정물화를 예술품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창의적이라고 하진 않습니다. 예술적이라는 말과 창의적이라는 말은 결코 동의어가 아닙니다.

UX 디자인에서의 예술적인 창의는 얼마나 새롭고 신선한 메타포를 이용하여 감성을 자극하고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로 평가될 수 있을 겁니다. 텍스트와 코드가 난무하던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에 기능을 시각언어로 환원한 GUI를 도입한 매킨토시 UI의 사례 등은 UX 디자인에 예술적 창의가 도입된 역사적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 번째는 위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수행하는 창의적인 반응을 다룬 ‘생존적 정의’입니다. 사람이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생존을 위해 굉장한 창의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비닐 봉투에 물을 담아서 볼록 렌즈를 만들어서 불을 피우거나 설원에서 조난당했을 때 나뭇가지를 엮어서 설신을 만들거나 하는 행위들이 그런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지요.

이 정의에서 규정하는 창의성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사례들을 참고하여 지금 현 상황에 맞는 새로운 형태로 재조합하는 능력’입니다. 완벽히 지구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기 보다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재창조 하는 것을 창의성이라고 규정하는 거죠.

딱히 생명이 좌지우지되는 극한 상황이 아니라도 특정한 목적(비즈니스의 성공, 명예, 생계유지 등등)의 달성을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행위를 창의성의 발현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겠습니다. UX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소위 말하는 서비스 디자인 분야에서 ‘생존적 정의’에 입각한 통찰력이 발휘되는 편입니다.

당신이 천재라면 고민할 필요 없는 문제

창의성의 범위를 너무 넓고 광범위하게 생각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철학적 고뇌에 빠져있는 사람도 있지만 창의성의 기준을 매우 협소하게 정의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각자의 영역과 목표가 명확한 상태라면 그들의 목표와 연관되는 창의성의 속성 역시 단순해지기 마련입니다.

대중에게 감성적인 울림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인 예술가들은 ‘예술적 정의’가 창의성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고 스타트업에서 수익모델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아마 ‘생존적 정의’를 창의성의 기준으로 삼겠지요. 논문 심사하는 교수님은 해피캠퍼스에서 베낀 논문들을 보며 창의성의 ‘연구적 정의’가 실종된 작금의 현실을 개탄할 테고 말이죠.

하지만 창의적으로 일을 한다는 건 하나의 시각, 혹은 하나의 가치를 추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합의한 상태에서 ‘협업’을 하는 경우일 때가 많습니다. 즉 애매모호한 창의성을 추구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창의성의 매우 협소한 정의를 기반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도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1명의 천재가 위에서 말한 3가지 창의성의 정의 및 기준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혼자서 일하면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다산 정약용 선생 같은 천재라면 평범한 범인들과 함께 일하느니 혼자서 결과물을 뚝딱 뚝딱 만들어 내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창의적일 겁니다. 이 분들은 예술적인 소양과 가설을 추론할 수 있는 놀라운 통찰력, 인류가 만들어 낸 수많은 지적 자산을 총망라하는 지식의 범위를 모두 갖춘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사실 그런 천재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만날 수도 없고 설사 그런 천재들이 있다 한들 여유 있게 창작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는 사회도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천재가 되라는 말도 안 되는 충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결국 (돈 되는) 창의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한두 가지 재능이나 능력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여럿 모여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꿔 가면서 (시간에 쫓겨 가며) 협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죠.

너무 광범위해도 문제 하지만 너무 협소해도 문제

일상적인 협업의 상황(창의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창의성의 ‘예술적 정의’를 신봉하는 비주얼 디자이너와 ‘연구적 정의’에 중점을 두는 UX 리서처, 그리고 ‘생존적 정의’를 창의성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비즈니스 컨설턴트가 함께 신규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신선하고 감성적인 메타포를 디자인한 디자이너는 본인이 디자인 한 비주얼 요소가 적용된 서비스가 가장 창의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하겠지만 고객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UX 리서처에게는 의미 없는 삽질로 느껴질 수 있다는 거죠.

물론 고객 행동 패턴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통해 최고의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가설 수립에 성공했다고 자신만만해하는 UX 리서처는 비즈니스 컨설턴트에게는 시장 환경이나 기술 개발 등의 외부적 요소들에 대한 인식 없이 서비스를 만들기 바쁜 근시안 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이들이 추구하는 창의성들은 모두 각자의 기준에서 의미가 있고 창의적인 서비스 개발이라는 목표에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되고 있습니다. 허나 본인들이 생각하는 창의성의 가치만 추구하다가 창의성의 다른 속성 및 가치를 고려하지 않으면(심지어 창의성과 관계없는 속성이라고 생각해 버리면) 서로 자기들만 창의적이라고 프로젝트 내내 싸움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창의적인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협업을 진행하기 전에는 일단 명심하세요.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창의성’의 정의를 일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너무 애매하지도 않고 너무 협소하지도 않아야 합니다. 잘못하면 사무실이 ‘창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탐색하는 철학의 전당이 되거나 혹은 그냥 서로 다 이해한 척 입 다물고 일하다가 엉망진창의 결과물을 만들거나 ‘네가 생각하는 게 창의적이냐? 진짜 창의적인 건 이런 거야!’라고 개싸움을 하다가 업무가 진행 안 되거나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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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http://blog.fasoo.com/220014061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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